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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씹어 먹으셨다

날씨를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밖으로 나가서 몸으로 직접 느끼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역병과 자연재해로 밖에 나가기가 쉽지 않고, 일기예보만 보아서는 소나기와 같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비하기가 어렵죠. 그래서 요즘은 해당 지역의 실시간 cctv 영상을 보고 날씨를 파악하는 팁이 돌곤 하는데요. 이렇게 글을 시작했으니 날씨나 cctv와 관련된 애기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인간계에 나타난 수수께끼의 거대 새에 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인간계에 드물게 그 모습을 드러내곤 하는, 공포의 대빵 부리 거대 새입니다. 위 사진만 보아도 차 한 대는 한 발로 가볍게 채어 가고도 남을 정도의, 인간의 인지 범위를 초월할락말락할 정도로 아주 거대한 새이죠. 고작 한 마리로도 이렇게나 위협적인데, 만약 저런 새가 여러 마리 존재한다면 인류의 존망이 장차 어찌 될지 모를 일입니다. 사실 위 사진의 새는 거대 새가 아니라 cctv에 찍힌 새이며, 화면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기 때문에 저렇게 커 보였을 뿐인데요. 이렇게 아무도 믿지 않을 거짓말을 할 때면, 혹시 단 한 분이라도 아주 잠시라도 속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몸도 크고 부리도 큰 토코투칸입니다. / © Paul Steeves (CC BY-NC)

그럼 이어서 오늘의 대빵 부리 새와 통성명을 해 보도록 하겠는데요. 이 화려한 주황 부리 새의 이름은 토코투칸(toco toucan)입니다. 토코투칸은 투칸 중에서는 가장 큰 새인데요. 그렇다고는 해도 제가 위 단락에서 사기를 쳤던 수준까지는 아니고, 몸길이 60cm 정도의 적당히 큰 새입니다. 토코투칸의 부리 길이는 15~20cm 정도로 거의 몸길이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는데요. 만약 부리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몸에 부리가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부리에 몸이 달려 있다고 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은 큰 부리 때문에 투칸은 왕부리새나 큰부리새라고 불리기도 하죠. 토코투칸은 얼핏 보면 마치 새파란 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사실 투칸은 검은 눈을 가지고 있으며, 눈가에 드러난 파란 피부가 마치 홍채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카메라를 찾고 있는 토코투칸입니다. / © Peter Chen 2.0 (CC BY-SA)

오늘은 세상의 수많은 토코투칸들 중에서도, 교통 cctv에 찍힌 친구들을 소개해 보도록 할 텐데요. 토코투칸들이 특별히 카메라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컬러풀한 자신의 부리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cctv 토코투칸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상들을 전부 소개하자면 블로그 이름을 큰부리와 왕부리로 바꿔야 할 것 같기 때문에,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기사화도 될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유명한 셋 정도만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것은 cctv 토코투칸 영상 중에서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 위의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 근처 고속도로에 설치된 cctv에 찍힌 것인데요.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맛보려 하는 듯한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영상에 표시된 날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투칸이 촬영된 것은 2013년 12월 25일인데요. 마침 날짜가 크리스마스인지라 투칸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영상 편지를 남긴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것 역시 토코투칸 영상입니다. 카메라는 고정되어 있고 새들이 고개를 쑥 내밀며 등장하는 대부분의 cctv 영상과 달리, 카메라가 서서히 내려가며 투칸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적인데요. 부리로 시작되는 은근한 등장부터 깜찍한 점프로 퇴장하는 부분까지 빼놓을 것 없이 아주 귀여운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2017년 10월 28일, 브라질 방송국 TV TEM의 교통 카메라에 찍힌 것이라고 하는데요. 영상이 찍힌 곳은 상파울루 북부의 도시인 상조제두히우프레투(São José do Rio Preto)였다고 하니, 첫 번째 영상이 찍힌 곳과 꽤나 가까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것은 놀랍게도 토코투칸 영상입니다. 이 영상도 상파울루 근처의 고속도로 cctv에 찍힌 것이라고 하는데요. 토코투칸들 사이에선 상파울루 근처의 카메라가 괜찮다고 소문이라도 난 것일까 싶습니다. 세 번째 영상의 주인공은 위의 두 영상과 다르게 카메라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깃털 정리에 전념하고 있는데요. 이 영상은 2019년 5월 11일에 촬영된 것으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시간 순서대로 영상을 소개하였습니다. 최근의 영상으로 올수록 화질은 점점 선명해지고 토코투칸들은 점점 카메라에 관심이 없어지는 것이 느껴지는데요. 투칸들도 요즘 투칸일수록 영상 매체에 더 익숙해서 카메라를 크게 의식하지 않게 되기라도 한 것일까요.


오늘은 cctv에 대빵만 하게 포착되며 많은 귀여움을 받았던 토코투칸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야생 조류를 관찰하는 버드캠에서도 카메라에 관심을 보이는 새들을 볼 수 있지만, 교통 카메라에 등장하는 새들의 경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드물게 등장한다는 희소성이 사람의 마음을 더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소개한 토코투칸들과 마찬가지로, 카메라에 포착되었던 다른 새 링크 남기며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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