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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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올빼미가 아니다

세상에는 참 화려한 새들이 많습니다. 그런 새들은 각각 떼어 놓고 보아도 눈이 돌아갈 정도로 화려합니다만, 여럿이 모여 있으면 더더욱 깊어지는 화려함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이죠. 사실은 그동안 남몰래 모아 왔던 컬러풀한 새 사진들이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잔뜩 쌓였기 때문에,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그중 몇 장을 뽑아서 컬러풀하게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위의 네 짤입니다. 이 사진들은 아름답고 신비롭고 놀랍고 희귀하다는 등, 온갖 수식어를 잔뜩 달고 인터넷 세상 여기저기에 퍼져 있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진들의 화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새들은 사진을 찍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희귀한 올빼미들이라, 겨우겨우 이렇게 낮은 화질의 사진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사실 이 휘황찬란한 깃털들은 전부 합성된 것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이 새들이 원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하나씩 찬찬히 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arl Reinink on Flickr

첫 번째 올빼미는 동그랗게 뜬 연두색 눈이 인상적인 새입니다. 그에 더불어 새빨간 부리와 파란 깃털이라는, 빛의 삼원색적인 과감한 조합이 매력적이죠. 초록반짝눈빨강부리파랑올빼미의 이 세계에서의 모습은 차분한 갈색의 애기금눈올빼미(northern saw-whet owl)입니다. 이 사진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2009년 무렵 촬영된 사진이라고 하네요. 원본 사진의 커다랗게 뜬 동그란 노란 눈도 정말 인상적이긴 합니다만, 묘하게 합성 사진 쪽의 눈빛이 더 강렬해 보이는데요. 그래서 자세히 살펴봤더니, 합성된 사진 쪽의 눈에는 하이라이트가 그려 넣어져 있군요.


Joachim S. Müller on Flickr

두 번째 올빼미는 오늘의 새들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알록달록한데요. 이 알록달록한 깃털들은 장식을 위한것이라기보다는 경고를 위한 것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칙칙한 녹색은 왠지 독이 있거나 상했을 것 같고, 어쨌거나 절대로 먹으면 안 될 것 같지요. 이 새의 참된 본디의 형체는 갈색올빼미(brown wood owl)입니다. 이름처럼 온몸이 갈색이긴 합니다만, 담갈색부터 암갈색까지 다양한 갈색의 깃털 때문에 합성을 하지 않은 원본도 충분히 알록달록해 보이는군요. 이 사진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2008년에 촬영된 사진이라고 합니다.


© Glenn Bartley

세 번째 올빼미는 아주 신비로운 보라색 깃털을 가지고 있는 새입니다. 또한 눈 위의 하얀 깃털은 마치 긴 눈썹같이 보이는데요. 신선 같은 눈썹 때문에, 이 새는 어떤 질문에도 답을 줄 수 있을 만큼 오랜 세월을 살아온 지혜로운 숲속의 현자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현자의 이름은 관머리올빼미(crested owl)로, 붉은 눈가가 매력적인 갈색 올빼미인데요. 흰 눈썹같이 보이는 긴 깃털은 사실 귀깃으로, 상황에 따라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합니다. 이 사진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위에서부터 세 번째에 위치하는 2009년의 사진인데요. 원출처 내의 첫 번째 사진은 올빼미가 곤충을 물고 있는 사진이니, 곤충과의 갑작스러운 만남을 즐기지 않으시는 분께서는 주의 바랍니다. 하지만 이 곤충은 나뭇잎으로 의태하는 종류의 곤충이기 때문에, 사실 제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았다면 그냥 나뭇잎이라 생각하고 넘어가셔서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기분도 조금 드는군요.


© Brian Santos

네 번째 올빼미의 합성 사진은 사실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보라색이 군데군데 박혀 있는 붉은 깃털에 청록색 눈이 강렬하며, 두 번째는 부분 부분 자주색인 깃털과 올리브색 눈이 매력적이죠. 이 새들의 정체는 루손큰소쩍새(Philippine scops owl)입니다. 사진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2009년에 촬영되었죠. 두 가지 버전의 합성 사진 중 붉은 깃털을 가진 사진은 이상하게도 마다가스카르가면올빼미(madagascar red owl)로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마다가스카르가면올빼미의 영명에 red가 들어가기 때문일 것이며, 루손큰소쩍새와 마다가스카르가면올빼미는 서로 전혀 다른 새입니다.


이쪽이 진짜 마다가스카르가면올빼미입니다. / © Mikael Bauer (CC BY)

오늘은 알록달록한 올빼미들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의 사진들은 전부 2008~2009년에 찍힌 사진인데요. 혹시 2000년대 후반에는 올빼미들을 다채롭게 합성하는 것이 유행이었고, 저만 그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요. 올빼미는 다양한 신비로운 것들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늘의 짤들처럼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색으로 합성된 사진들이 유독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도 소개하지 않은 휘황찬란한 올빼미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조만간 오늘처럼 한 번 더 모아서 소개해 보도록 하며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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