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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왜 여기에

우리는 살아가며 다양한 독특함들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 독특함을 구성하는 요소 자체부터 독특할 때도 있지만, 익숙한 요소들의 예상치 못한 조합이 더 낯선 느낌을 주기도 하죠. 익숙한 것들의 낯선 조합은 신선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만, 도대체 어쩌다가 이 요소들이 같이 있게 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런 뜻에서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어느 독특한 조합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이 사진입니다. 얼핏 보기엔 평범하게 예쁘고 화사한 화조도 같은데, 왠지 모를 낯선 느낌이 드는 사진이기도 하죠.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은 이 사진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 속의 꽃은 매화입니다. 붉은색을 띠고 있으니 홍매화라고 더 빨갛게 부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매화나무에 앉은 새는 잉꼬라고도 불리는 사랑앵무(budgerigar)입니다. 사랑앵무는 흔히 납막(蠟膜)이라 부르는 부리 위의 피부 색으로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데요. 수컷은 파란색, 암컷은 옅은 갈색을 띤다고 하니 오늘의 사랑앵무는 분명 수컷이겠군요.


야생의 사랑들이 나무에 열려 있습니다. / © Nicola Baines (CC BY-NC)

매화와 사랑앵무는 주변에서 꽤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꽃과 새인데, 왜 둘이 같이 있으니 묘하게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일까요. 지금에야 세계 곳곳에서 매화와 사랑앵무를 찾아볼 수 있지만, 매화는 원래 중국이 원산지이며 동아시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입니다. 반면 사랑앵무는 원래 호주에 서식하는 친구들이니, 야생에선 서로 만날 수 없는 조합이죠. 그렇다면 오늘의 사진은 과연 어떻게 촬영된 것일까요. 어쩌면 동아시아의 어느 집에 살고 있던 사랑앵무가 집을 나가서 야생 매화와 조우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반대로 호주의 어떤 집에 살고 있던 매화나무가 집을 나가 야생의 사랑앵무와 랑데부를 하였을 수도 있죠. 물론 이 매화와 사랑앵무가 같은 인간의 집에 살고 있는 반려앵무와 반려나무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원본 사진이 와야 할 부분입니다만, 똑같은 사진을 두 번 올리긴 좀 그래서 새 부분에 집중해 보았습니다. / ちちくろ on フォト蔵

이 사진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2010년 2월에 일본에서 촬영된 사진인데요. 원출처의 설명에 따르면 '머리에 사랑앵무를 얹은 아저씨가 사랑앵무를 매화 가지에 얹고 사진을 찍길래, 본인도 그것을 촬영하였다'라고 합니다. 사진이 촬영된 곳이 실외로 보이는 데다가, 사랑앵무에게 아무 안전장치가 없는 것 때문에 당연히 사진 속의 사랑앵무는 미아가 된 반려조 아니면 야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놀랍게도 보호자가 있긴 있었던 모양입니다.


역동적으로 산책을 즐기고 있는 회색앵무입니다. 붉은 꽁지와 붉은 하네스가 잘 어울리는군요. / shanlung on Flickr

오늘의 사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반려조와 외출을 할 때 하네스(몸줄) 또는 이동장을 이용하여 반려조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아무리 반려조나 보호자가 똑똑하다 하더라도, 세상이란 무슨 돌발 사태가 발생할지 알 수 없는 곳이니까요. 반려조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수 킬로미터를 날아가 버릴 수도 있고, 설령 잃어버리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몸이나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분께서 미래를 예측하실 수 있다거나, 반려조와 함께 어디까지나 갈 수 있는 비행 능력을 갖고 계시다면 맨몸 산책을 가신다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본인의 능력에 자신이 있으시더라도, 사고의 가능성은 미연에 방지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사랑이 가득한 사랑앵무가 가득한 사진입니다. / peterichman on Flickr

오늘은 다소 독특한 조합의 비밀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의 사진은 붉은 꽃과 노란 새가 어우러진 정말 예쁜 사진이었습니다만, 사진이 예쁜 만큼 더더욱 소개를 망설였는데요. 하지만 그런 만큼 할 얘기도 많은 사진이고,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엔 단지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반려조를 위험에 빠뜨리실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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