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세상에서_제일_못생긴_새.jpg

둥근 몸통에 그렇지 못한 얼굴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이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라서, 모두들 저마다의 양면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어찌어찌 살아가고들 계실 텐데요. 그중에선 자신의 양면성을 능숙하게 숨기는 분들도 계실 것이며, 오히려 반대로 자신의 양면성을 대놓고 드러내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아주 대단한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는 한 새에 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위의 작은 새입니다. 이 사진에는 '구글에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새]를 검색했을 때' 또는 '세상에서 제일 무섭게 생긴 새'와 같은 제목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이상한 새들에 비해 특별히 더 못생기거나 무서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은 동그랗고 빵빵한 배와, 그 배만큼 커다란 부리의 언밸런스함이 매력적인데요. 강렬한 눈빛과 앙다문 어금니도 그 못지않게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러고 보면 새에게는 어금니가 없는데, 어떻게 이 새는 어금니를 앙다물 수 있는 것일까요. 그건 이 사진이 합성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이 사진이 무엇을 언제 왜 합성한 것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Photo by Chuck Szmurlo

우선은 오늘의 사진에서 머리를 맡고 있는 새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머리의 원본이 된 것은 위의 캘리포니아콘도르(California condor)이며, 원출처는 여기인데요. 오늘의 사진은 눈과 치아 부분에 추가적인 합성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본과는 꽤 다른 느낌이 납니다. 눈은 악어 종류의 사진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고, 치아는 금색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크라운 시술을 받은 인간의 치아가 아닐까 싶은데요. 안타깝게도 이 부분들의 원본 사진은 찾지 못하였으며, 혹시 아는 사람의 눈이나 치아 같다면 망설이지 말고 제보 부탁드립니다.


© Fidoamico Onlus

그리고 다음으로 알아볼 것은 오늘의 짤의 몸통과 배경을 담당하는 사진입니다. 즉, 머리를 제외한 전부를 맡고 있다는 뜻이죠. 입가가 노란 것을 보아하니 아직 어린 새인데, 어린 새는 어른 새에 비해 종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이 새의 갈색 머리와 검어질락 말락한 뺨은 왠지 엄청나게 낯익은데요. 이 새가 바로 참새(Eurasian tree sparrow)라는 것을 알고 나면, 이 기묘할 정도의 친밀감도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면 이어서, 저 어린 새가 어쩌다가 인간의 손 위에 올라가게 된 것인지 신경 쓰이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이 사진의 원출처는 이탈리아의 한 유기견 보호소의 블로그입니다. 사진이 실린 포스트는 고인을 추모하는 내용이며, 고인은 생전에 헌신적으로 동물을 도왔다고 하는데요. 둥지에서 떨어진 새를 도운 적도 있다는 내용으로 볼 때, 아마 이 새도 고인의 도움을 받았던 동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몸이 잘 있는지 확인 중인 캘리포니아콘도르입니다. / primatewrangler on Flickr

오늘 사진의 구성 요소들을 알아보았으니, 이어서 누가 무엇을 위해 이런 사진을 만들었는지에 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사진 합성 사이트인 worth1000에서 2009년 4월 주최한, 가상의 동물을 만드는 대회에 출품된 사진인데요. 출품 당시 제목은 'Little Bird'였으며, 83개의 출품작 중 4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대회를 주최한 사이트가 없어져서 대회 현장을 직접은 볼 수 없고, 여기에서 이 사진이 해당 대회에 출품되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잘 여문 참새 한 마리가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 Sergey Pisarevskiy on Flickr

오늘은 동그란 배의 대빵 부리 새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런 합성 사진들은 만들어진 지 몇 년만 지나면, 실존하는 해외의 희귀한 동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루머를 유포하는 측은 좀 더 신중하였으면 합니다만, 세상엔 워낙 독특하고 개성적인 비율의 새들이 많으니 이런 소문이 퍼지는 것이 전혀 이해 가지 않는 바는 아닙니다. 저도 지금까지 소개했던 새들 중 몇몇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후 세상 여기저기에 풀어놓은 것이라고 해도 믿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다음주엔 또 어떤 기묘한 새에 관해 소개할지 고민하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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