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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코로바고니둥절

오리둥절 2

다가오는 3월 23일은 이 블로그가 개설된 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기념비적인 첫 포스트가 카카포에 관한 포스트(이하 카카포스트)였던 고로 또 다른 카카포스트를 작성할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정신 차려보니 벌써 카카포스는 세 개나 작성하였더군요. 그런 뜻에서 오늘은 블로그 개설 초반에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포스트의 후속편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후속편을 작성할 포스트는 바로 오리둥절입니다. 홍학을 따라 하는 오리로 화제가 되었었지만, 사실 오리는 홍학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오리조차 아니었다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이었죠. 지난번의 포스트에서는 오리로 알려졌던 저 새가 코스코로바고니(coscoroba swan)라는 것까지를 알아보았으니, 이번 포스트에서는 저 코스코로바고니와 홍학 떼에 얽힌 사연을 더 심층적으로 풀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굉장히 고니다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스코로바고니입니다. / DickDaniels (http://carolinabirds.org/)
굉장히 고니다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스코로바고니입니다. / DickDaniels (http://carolinabirds.org/)

코스코로바고니와 홍학의 관계에 관해 알아보기 전에, 우선 각각의 새에 관해 알아보는 과정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리둥절 짤의 주역인 코스코로바고니는 남아메리카 남부지역에 서식하는 물새인데요. 코스코로바라는 이름은 이 새의 울음소리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코스코로바고니는 포르투갈어로 카포로로카(capororoca)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것 역시 울음소리에서 본뜬 이름이 아닐까 싶네요.


당신은 방금 코스코로바고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 Mark Pellegrini on Wikimedia commons
당신은 방금 코스코로바고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 Mark Pellegrini on Wikimedia commons

비록 이름에 고니가 들어가긴 하지만, 코스코로바고니는 고니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코스코로바고니는 몸의 크기도 다른 고니에 비해 훨씬 작으며, 등에 새끼를 태우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부리나 발의 생김새는 고니보다는 오리나 거위를 더 닮았지요. 오죽하면 코스코로바고니의 일본 명칭은 카모하쿠쵸(鴨白鳥, カモハクチョウ), 직역해보면 오리고니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새의 긴 목과 흰 깃털은 고니와 굉장히 닮았죠. 최근 코스코로바고니와 케이프배런기러기(cape barren goose)가 자매군이라는 이론이 제시되고 있긴 합니다만, 아직은 분류학적으로도 고니와 오리와 거위 언저리의 어딘가쯤을 맡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 칠레플라밍고와 수많은 잔상들입니다. / Neil Turner on Flickr
한 칠레플라밍고와 수많은 잔상들입니다. / Neil Turner on Flickr

이어서, 오리둥절짤에서 코스코로바고니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해준 홍학에 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리둥절짤에 등장한 홍학들은 모두 칠레플라밍고(chilean flamingo)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칠레플라밍고는 칠레를 포함한 남아메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새입니다. 플라밍고에 관한 포스트는 나중에 다시 작성할 예정이기 때문에, 칠레플라밍고에 관한 설명은 이 포스트에선 간단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제는 향수가 느껴지기까지 하는 세 장의 짤입니다 / beccapizza on reddit, dashosalt on imgur, pixel-freak on reddit이제는 향수가 느껴지기까지 하는 세 장의 짤입니다 / beccapizza on reddit, dashosalt on imgur, pixel-freak on reddit이제는 향수가 느껴지기까지 하는 세 장의 짤입니다 / beccapizza on reddit, dashosalt on imgur, pixel-freak on reddit
이제는 향수가 느껴지기까지 하는 세 장의 짤입니다 / beccapizza on reddit, dashosalt on imgur, pixel-freak on reddit

각각의 새에 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다시 우리의 짤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위에서 우리는 코스코로바고니와 칠레플라밍고가 둘 다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새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위의 세 짤은 배경이 굉장히 유사해 보이죠. 그렇다면 저 장소는 남아메리카 어딘가의 칠레플라밍고 서식지인 것일까요.


칠레플라밍고 앞을 유유히 떠가는 코스코로바고니입니다. / Andy Nystrom on Flickr
칠레플라밍고 앞을 유유히 떠가는 코스코로바고니입니다. / Andy Nystrom on Flickr

사실 이 사진들은 미국 시애틀의 우드랜드파크 동물원(Woodland Park Zoo)에서 찍힌 것입니다. 우드랜드파크 동물원에서 칠레플라밍고들은 코스코로바고니, 그리고 남방푸두(southern pudu)라는 작은 사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죠. 우드랜드파크 동물원이란 이름이 왠지 익숙하게 들리는 분도 계실 텐데요. 올해 3월 첫 포스트의 황갈색개구리입쏙독새가 태어난 곳도 바로 이 우드랜드파크 동물원이었습니다. 제게 시간과 예산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직접 답사를 다녀왔겠지만, 인터넷의 발달 덕에 답사 없이도 우드랜드파크 동물원의 칠레플라밍고와 코스코로바고니 사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뜻에서 이 밑으론 잠시 사진 감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칠레플라밍고와 함께 살아가는 코스코로바고니들은 / Matthew Anderson on Flickr
칠레플라밍고와 함께 살아가는 코스코로바고니들은 / Matthew Anderson on Flickr
물 마시는 칠레플라밍고들을 굽어살피거나 / Joel Davis-Aldridge on Flickr
물 마시는 칠레플라밍고들을 굽어살피거나 / Joel Davis-Aldridge on Flickr
함께 식사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 Cherrie Mio Rhodes on Flickr
함께 식사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 Cherrie Mio Rhodes on Flickr
다 같이 한 다리를 들고 목을 말거나 / Whitney H on Flickr
다 같이 한 다리를 들고 목을 말거나 / Whitney H on Flickr
은근슬쩍 칠레플라밍고인 척을 하기도 합니다. / Pomax on Flickr
은근슬쩍 칠레플라밍고인 척을 하기도 합니다. / Pomax on Flickr

1년 동안 웃기고 이상한 새들에 관한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1주년 포스트다운 얘기로 이번 포스트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웃기고 이상한 새 얘기를 물어오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세상은 넓고 새는 많고 모든 새는 웃기니 앞으로 몇 세기는 더 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혼자서도 한 발을 들고 있는 코스코로바고니로 마칩니다. / erikkellison on Flickr
혼자서도 한 발을 들고 있는 코스코로바고니로 마칩니다. / erikkellison on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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