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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_내놔.jpg

일찍 일어났거든?

얼마 전까진 아침이 되어도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겠더니, 이젠 또 갑자기 날이 따뜻해져서 춘곤증으로 하루 25시간도 잘 수 있을 것 같은 시기가 왔습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영 잠이 덜 깬 것 같은 새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찍 일어났지만 벌레 같은 건 없었어.......오늘의 짤의 원본 사진입니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는 부지런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격언이며, 수많은 야행성 사람들이 싫어하는 격언이기도 할 텐데요. 오늘 소개할 것은 일찍 일어났지만 벌레는 구경도 할 수 없었던, 이 세상의 차가움을 너무 어린 나이에 깨달아 버린 어린 새입니다. 솜털이 부스스한 생김새 때문인지 이 새는 아주 졸리고 배고픈 동시에 화가 난 것같이 보이는데요. 이 사진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글쓴이의 남자 형제가 촬영했다고 합니다.


오늘의 짤만큼 기분이 나쁜 것 같진 않지만, 심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Charles Homler d/b/a Focus On Wildlife

오늘 소개할 새는 북부흉내지빠귀(northern mockingbird)입니다. 오늘의 사진이 촬영된 것은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Dallas, Texas)라는 도시인데, 북부흉내지빠귀는 텍사스주의 상징새라고 하는군요. 평소라면 이 새의 성조 모습을 먼저 살펴보겠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갓 둥지에서 나온 어린 친구이니 아가일 때의 모습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린 북부흉내지빠귀는 대부분의 어린 새가 그렇듯이 군데군데 솜털이 남아있고, 입가도 샛노란 색을 띱니다. 가슴에는 갈색 반점이 콕콕 박혀 있는 것이 특징적이며, 눈은 어두운 회색을 띠고 있죠.


오늘의 짤에 맞게 단호한 표정으로 골라 보았습니다. / Aaron Maizlish on Flickr

어른이 된 북부흉내지빠귀는 몸길이 21~27cm 정도이며, 어릴 때 잘 보이지 않았던 꽁지깃은 거의 몸통만큼 길게 자라있습니다. 북부흉내지빠귀 암수의 외모는 거의 동일한데요. 솜털이 전부 빠지며 머리와 등은 매끈한 회색을 띠게 되었고, 반점은 사춘기의 아릿함과 함께 떠나갔는지 가슴과 배가 뽀얗게 변했습니다. 어릴 때 밝은 색이던 부리는 검게 변했는데, 대신 어두운 색이던 눈이 밝은 오렌지색이 된 것을 보면 부리와 눈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알껍질은 민트초코로 구성되어 있을 거라 추정됩니다. / Rich Mooney on Flickr

북부흉내지빠귀의 번식기는 봄~초여름 무렵 시작됩니다. 수컷은 둥지를 여러 개 짓고, 암컷은 그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내부 공사를 마친 후 알을 낳는데요. 한 번에 낳는 알은 평균적으로 네 개인데, 여섯 개까지 낳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오늘의 주인공에겐 많으면 다섯의 똑같이 생긴 형제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알은 암컷이 혼자 품는데, 부화까지는 2주 정도가 걸립니다. 그리고 그 후 둥지를 떠나기 전까지 부모에게 2주 정도의 보살핌을 받는데요. 오늘의 사진은 2014년 4월 말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니, 오늘의 주인공의 부화 시기는 4월 중순쯤이었겠습니다.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모습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Sandy/Chuck Harris on Flickr

북부흉내지빠귀는 곤충, 벌레, 열매, 씨앗 등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는 잡식 조류인데요. 무엇이든 잘 먹긴 합니다만 주식이 무엇인지는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영양소가 많이 필요한 번식기와 성장기엔 곤충이나 벌레가 주식이지만, 비번식기인 가을과 겨울의 식단은 대부분 열매와 같은 식물성 먹이로 구성되죠. 오늘의 새는 일찍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벌레는 잡지 못했지만, 거미나 열매 같은 다른 먹이를 통해 기쁨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북부흉내지빠귀는 암수가 둘 다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는 새이며, 오늘의 주인공은 둥지를 나오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마 곧 엄마아빠가 뭐라도 맛난 걸 물어다 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벌레 있으면 주고 가. / Renee Grayson on Flickr

오늘은 일찍 일어난 북부흉내지빠귀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흉내지빠귀는 이름의 '흉내' 부분이 알려주듯, 다른 새나 동물의 울음소리를 따라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은 짤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느라 그 부분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뜻에서 다음주에는 흉내지빠귀의 '흉내'에 관한 부분을 주로 소개하는 포스트를 작성하기로 하며,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부록 사진은 가운데 부분에 벌레가 포함되어 있으니 보실 때 주의 바랍니다.


드디어 벌레를 잡은 아가 북방흉내지빠귀입니다. / Melvin Yap on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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