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엄마가_골라준_옷.jpg

잘생겼네~

하루에 사계절이 다 있는 것 같은 환절기입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이 다르기 때문에 뭘 어떻게 입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시기이지요. 그래서 전 코트와 패딩을 옷장에 여섯 번쯤 집어넣었다 다시 꺼낸 후 옷장 정리를 포기한 상태입니다. 도무지 뭘 입어야 할지 알 수 없는 계절이니만큼, 오늘은 계절에 상관없이 멋진 옷을 입은 새에 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아주 깜찍한 연보랏빛 셔츠를 입은 뽀얀 올빼미입니다. 짤에는 '엄마가 당신에게 새 옷을 골라주고 멋있다고 얘기할 때'라는 문구가 붙어 있죠. 이 짤이 유행한 것은 올빼미가 몸에 비해 크고 벙벙하고 붱붱한 옷을 입게 된 상황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일 텐데요. '엄마가 골라준 옷'이라는 내용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고 향수에 젖는 사람도 꽤나 많았던 모양입니다. 짤의 문구는 다소 떨떠름해 보이지만, 이 문구는 올빼미가 아닌 다른 사람이 붙였을 확률이 높은데요. 당사자인 올빼미는 불만이 없을 수도 있으니 원출처를 찾아 정황을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얼굴이 사과 같습니다. / @fideltytoalba on instagram

오늘의 짤의 원출처는 여기이며, 업로드된 날짜는 2015년 5월 7일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입니다. 오늘의 문구에 깔려 있는 불만족스러움과 달리 사진 속의 올빼미는 딱히 불만이라고는 없는 표정인데요. 이와 더불어 원출처에는 이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미소와 사랑을 준다는 내용의 글이 덧붙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올빼미는 이 옷이 꽤나 만족스러운 모양이지요.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야생 올빼미라면 이런 사진은 찍히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fideltytoalba on instagram

이 사진만으로도 우리는 이 올빼미에 관해 많은 사실을 추측해낼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올빼미는 하트 모양의 얼굴로 볼 때 가면올빼미이며, 뽀얀 배를 보아 수컷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옷을 입고 있는 데다가, 개인 인스타 계정까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야생 올빼미가 아닐 확률이 크죠. 하지만 우리는 결코 사건의 한 면만을 통해 단언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사진 조사는 이상으로 마치고 이 올빼미의 인스타그램을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솜털 시절부터 보라색이 잘 어울리는 올빼미였나 봅니다. / @fideltytoalba on instagram

오늘의 주인공의 이름은 피델(Fidel)이며, 러시아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수컷 가면올빼미입니다. 부화 시기는 2015년 3월 초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오늘의 사진은 그로부터 두 달 후에 찍힌 것이니 막 솜털이 빠지고 깃털이 자라난 시점이었겠군요. 오늘의 짤은 이 올빼미가 입고 있는 옷을 '엄마가 골라준 옷'이라 얘기했는데요. 피델은 인간 여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 옷은 보호자가 골라주었을 확률이 높을 테니 엄마가 골라준 옷이라는 표현도 그렇게까지 틀린 말은 아니겠습니다.


@fideltytoalba on instagram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에서 피델은 자신이 모델 일도 겸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인스타를 살펴보면 다른 사람들과 찍은 사진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스타에서 오늘의 짤과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다른 사진도 하나 찾을 수 있었는데요. 2015년 9월에 올라온 이 사진은 옷을 입고 있다기보다는 옷에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참 행복해 보입니다. 이 계정에 마지막으로 사진이 올라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두 달 전인 2월인데, 사진 업로드는 조금 뜸했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은 멋진 셔츠를 입은 가면올빼미 피델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보라색 셔츠를 입고 있는 피델의 표정이 좋은 것을 보니, 올봄엔 보라색 셔츠를 사 입고 행복해지는 것은 어떨지 고민이 됩니다. 이 밑으로 다른 가면올빼미들에 관한 포스트 링크 남기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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