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수동공격적_매.jpg

(웃는 얼굴)(언짢은 내용)

벌써 올해의 1/6이 지나가며, 봄과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학생 분들과 교사 분들께는 방학이 끝나간다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겠는데요. 어차피 다가오는 것을 멈출 수 없다면 우는 것보단 웃으면서 맞이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웃는 새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과할 정도로 미소를 짓고 있는 새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과장된 웃는 얼굴과 대비되는, 완곡한 형태로 상대를 비난하는 문구와 함께 '수동공격적인 매 :>(Passive Aggressive Falcon :>)'라는 제목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위 사진의 문구도 '난 당신이 마음에 듭니다. 당신은 내가 젊고 멍청하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고맙습니다. 우린 당신의 독특한 관점이 아주 신선하고 도전적이라 생각합니다.'와 같이 얼핏 칭찬 같지만 생각해 볼수록 언짢은 내용들이죠.


ㅇvㅇ / photo by Kathy Donnell

오늘의 짤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매가 가늘어진 것이 놀라울 정도로 사람의 웃는 얼굴과 유사한데요. 그건 오늘의 짤이 위의 원본을 웃는 얼굴처럼 보이도록 합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짤의 원본 사진은 Kathy Donnell이 찍은 사진이라고 하며, 촬영 시기는 2011년 이전인 것 같은데 이보다 더 자세한 정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사진의 최초 출처에 대해 더 잘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눈 밑의 검은 무늬는 눈물 자국이 아닙니다.  / Kristi on Flickr

오늘 짤의 새는 매입니다. 몸길이는 34~58cm 정도로 편차가 꽤 큰데, 이는 매가 대부분의 맹금과 같이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큰 새이기 때문인데요. 평균적으로 암컷이 수컷에 비해 10cm 정도 더 크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암수의 깃털 무늬는 서로 비슷하여, 뽀얀 배에는 검은 무늬가 점점이 박혀 있으며 등쪽은 푸르스름한 검정색을 띠고 있죠. 매의 다른 호칭 중 하나인 해동청(海東靑)은 이와 같이 푸르스름한 깃털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아직 솜털이 꺼칠한 어린 매의 모습입니다. / © uilitta

태어난 지 1년이 안된 매는 보라매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해동청이 파래서 붙은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보라매는 보라색이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보라매라는 이름은 사실 몽골어가 유래로, 어린 매를 뜻하던 중세 몽골어 보로(boro)가 변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간혹 보로가 몽골어로 보라색을 뜻하며, 어린 매의 가슴이 보라색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매 사진을 보면 보라색을 찾아볼 수 없죠. 보라매 외에도 매와 관련된 용어 중에는 몽골어가 유래인 단어가 많은데요. 매의 다른 이름 중 하나인 송골매 역시 몽골어 숑홀(songhol)이 유래라고 합니다.


시치미를 떼고 있는 매입니다. / Tony's Takes on Flickr

해동청, 수지니, 산지니, 보라매 등 매를 칭하는 용어는 굉장히 많은데요. 이를 통해 우리는 매가 한국인과 아주 가까운 새였을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한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은 매를 길들여 사냥을 하곤 했는데요. 우리가 현재까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시치미를 떼다'라는 표현도 매사냥에서 온 것입니다. 시치미는 매의 꽁지깃에 달던 이름표 같은 것으로, 매의 꽁지에서 시치미를 떼고 우긴다면 누가 매 주인인지를 알 수 없겠지요.


당신이 작은 새인데 머리 위로 이런 것이 보였다면,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닐 것입니다. / Andreina Schoeberlein on Flickr

오늘의 짤이 수동공격적인 것과 달리, 매는 매사냥에도 이용했을 정도로 공격적인 새입니다. 매는 시력이 아주 좋은데, 눈이 밝고 날카로운 사람을 매에 빗댄 매눈이란 표현이 있을 정도이죠. 또한 오늘의 짤이 정면사진인데도 양쪽 눈이 잘 보이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눈이 얼굴 앞쪽에 달려 있습니다. 이 덕분에 매는 아주 높은 상공을 날면서도 먹이를 찾을 수 있는데요. 먹이를 발견한 매는 급강하하여 발로 낚아채는데, 이때의 순간 속도는 시속 300km를 넘기도 합니다. 뾰족하게 굽어진 부리가 먹이 섭취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굳이 따로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죠.


태어난 지 이틀 된 보송보송한 새끼 매들로 글 마칩니다. / Photo: 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

오늘은 아주아주 많이 웃고 있는 매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웃는 낯엔 침 못 뱉는다는 얘기도 있지만, 오늘의 짤처럼 웃는 얼굴로 남을 언짢게 했다가는 침만 맞는 걸로는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웃고 살되 다른 사람의 마음도 배려해줄 줄 아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으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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