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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_자체가_귀여움.jpg

인형 같은 새

새로운 포스트를 작성할 때면 글을 시작하기 전에 그 주제를 선택한 이유를 얘기하곤 합니다. 보통은 포스트가 업로드되는 시기 전후의 기념일이나 날씨와 관련된 주제를 선택하는데요. 작고 귀여운 것은 언제 얘기해도 좋은 주제이기 때문에,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작고 귀여운 것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존재 자체가 짱덕(또는 씹덕) 귀여움이라는 새.jpg'라는 제목의 글을 보신 분들이 계실 텐데요. 이 글은 다양한 벌새 사진과 함께 벌새들의 생태와 귀여움에 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글엔 작은 스파이가 하나 끼어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 친구에 관해 소개하는 포스트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본 중 가장 작은 스파이일 것입니다. / Photo : Sandra Minotti

위 이미지가 앞에서 얘기한 글에서 발견된 스파이, 쿠바토디(또는 쿠바난쟁이새, Cuban tody)의 사진입니다. 몸길이가 10~11cm 정도로 아주 작으며, 반짝이는 녹색 깃털과 분홍색 옆구리가 매력적인 새이지요. 벌새류는 작고 화려한 것으로 유명한데, 쿠바토디 역시 작고 화려하기 때문에 벌새류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요. 토디는 파랑새목에 속하며, 벌새는 칼새목에 속하기 때문에 이 둘은 목 단계부터 아주 다른 새입니다. 계통적으로 따져 보면 토디는 벌새보다는 파랑새나 물총새에 더 가까운데요. 이 새들의 공통점이라면 몸에 비해 머리가 다소 큰 새들이라는 것이겠습니다.


보송보송한 분홍 옆구리가 꼭 엉겅퀴 꽃 같습니다. / © Wayne Fidler

쿠바토디는 아주 화려한 새이기 때문에, 한 단락을 전부 할애해서 그 외모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토디과에는 쿠바토디를 포함하여 총 다섯 종의 토디가 속해 있으며, 이 다섯 토디는 모두 화려하고 반짝이는깃털을 가지고 있는데요. 쿠바토디는 학명(Todus multicolor)에 다채롭다는 뜻이 들어 있을 정도로, 토디과 안에서도 가장 화려한 새입니다. 쿠바토디의 외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머리와 등의 광택이 있는 녹색 깃털과, 턱밑의 선명한 붉은 깃털일 텐데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화려한 이 새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부리 위엔 노란 깃털이 자라 있으며, 귀와 뺨 부분에선 옅은 파란색, 옆구리에선 분홍색의 보송보송한 깃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쿠바토디는 부리까지 두 가지 색으로, 윗부리와 아랫부리가 각각 검은색과 붉은색을 띠죠.


부리 달린 완두콩처럼 생겼습니다. / © Wayne Fidler

오늘의 화려한 스파이가 벌새 사이에 숨어 있었던 만큼, 벌새와 토디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며 쿠바토디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토디과의 새들은 몸길이가 10~11.5cm 정도로 꽤 균일한 반면, 벌새과의 새들은 몸길이가 5cm밖에 안되는 종부터 23cm에 이르는 종까지 있을 정도로 토디에 비해 크기가 훨씬다양합니다. 또한 쿠바토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쿠바에 서식하며, 토디과의 다른 토디들도 카리브 제도 안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새인데요. 벌새는 토디에 비해 서식지가 훨씬 넓으며, 카리브 제도를 포함한 아메리카에 전역에 서식하기 때문에 북반구와 남반구 둘 다에서 볼 수 있죠.


바하마벌새 암컷입니다. / © Paul Lewis붉은목벌새 수컷입니다. / © fiddleman콩벌새 암컷입니다. / © Paul Tavares쿠바쇠에메랄드벌새의 수컷이며 네 장의 벌새 사진 중 부리에 꽃가루가 가장 조금 묻어 있습니다. / © josh_vandermeulen

오늘의 주인공이 쿠바에만 서식하는 토디이니, 쿠바에는 어떤 벌새들이 서식하는지도 한번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할 텐데요. 쿠바에서 볼 수 있는 벌새는 바하마벌새(Bahama woodstar), 붉은목벌새(ruby-throated hummingbird), 콩벌새(bee hummingbird), 쿠바쇠에메랄드벌새(Cuban emerald)의 네 종이라고 합니다. 이 중 콩벌새는 평균 몸길이가 수컷 5.5cm, 암컷 6.1cm로 가장 작은 벌새인 동시에 현존 조류 중 가장 작은 새라고 하네요. 이건 정말 여담입니다만 예전에 구글에서 콩벌새의 이미지를 검색해 보려 했다가 콩벌레로 자동 수정되는 바람에 아주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을 위해 콩벌새는 영명이나 학명으로 검색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부리를 크게 벌린 쿠바토디입니다. / Ekaterina Chernetsova (Papchinskaya) on Flickr

이 작은 새들의 또 다른 큰 차이 중 하나는 서로 식성이 아주 다르다는 것입니다. 벌새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꽃의 꿀을 즐겨 먹는 새입니다. 깊은 꽃 속의 꿀을 먹기 위해 머리에 비해 아주 긴 부리와 혀를 가지고 있으며, 정지 비행에도 아주 능숙하죠. 반면 토디의 주식은 곤충류이며, 작은 거미나 도마뱀을 먹기도 합니다. 벌새도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를 위해 작은 벌레를 섭취하기도 하지만, 인간이 가끔 죽순을 먹는다고 팬더와 식성이 같다고는 하지 않으니까요.


아주 초록색인 뒷모습입니다. / © Wayne Fidler

오늘은 벌새 사이에 숨어있던 작은 스파이 쿠바토디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벌새와 토디를 같이 얘기하느라 토디에 관해 간단하게만 설명했는데요. 아직도 얘기할 내용은 많이 남아있으니 나중에 토디에 관한 단독 포스트도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들 마음에 작고 보송보송한 귀염둥이 하나씩 품고 가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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