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트가 강릉시로부터 지원받아 작성된 것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으로 강릉은 새를 보기에 손꼽히게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 강릉 경포호수에 다녀왔는데요. 갈매기나 왜가리는 물론이고 도요새나 가마우지, 운이 좋으면 물총새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그중 민물가마우지는 원래 한국의 겨울철새였지만 점점 텃새화 되고 있는 종 중 하나인데요. 이번 경포호수 방문에서 이 친구들을 만난 것이 반가워 오늘은 민물가마우지를 소개하는 포스트를 작성해보려 합니다.

 

민물가마우지의 사진입니다. / Sham Edmond on Flickr
민물가마우지의 사진입니다. / Sham Edmond on Flickr

민물가마우지는 위 사진처럼 검은색의 멋진 물새입니다. 이 검은 깃털 때문에 민물가마우지는 검은 가마우지(black cormorant)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학명인 Phalacrocorax carbo의 carbo는 목탄, 또는 검은색을 의미하지요. 심지어 한국 이름인 가마우지에도 검다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도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민물가마우지는 검은 새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 민물가마우지들은 엄청나게 화려한 새이기도 하죠.


번식기의 민물가마우지입니다. / Cloudtail the Snow Leopard on Flickr
번식기의 민물가마우지입니다. / Cloudtail the Snow Leopard on Flickr

그럼 이제 민물가마우지의 다채로운 부분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가마우지와 마찬가지로, 민물가마우지의 부리 옆엔 선명한 오렌지색의 피부가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검은 깃털과 대비되는 청록색의 눈은 굉장히 아름답죠. 거기에 더해 번식기를 맞은 민물가마우지의 머리와 옆구리엔 하얀 깃털이 자라나는데, 그게 참 매력적입니다.


꽤 어린 가마우지가 사냥에 성공했군요. / Rob Zweers on Flickr
꽤 어린 가마우지가 사냥에 성공했군요. / Rob Zweers on Flickr

이 멋진 물새들은 사냥법마저 멋진데요. 민물가마우지들은 물속으로 들어가 사냥감을 찾는 잠수의 전문가들입니다. 어찌 보면 물속의 먹이를 잡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사냥법은 잠수가 아닌가 싶네요.


가라앉고 있는 게 아닙니다. / Katja Schulz on Flickr
가라앉고 있는 게 아닙니다. / Katja Schulz on Flickr

잠수의 전문가란 이명에 걸맞게, 민물가마우지는 평소에 헤엄을 칠 때에도 다른 새에 비해 몸이 많이 잠겨있습니다. 이것은 가마우지의 골밀도가 다른 새에 비해 높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민물가마우지는 더 수월하게 잠수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몸이 완전히 물에 잠긴 채, 목만 수면 위로 나와 있는 민물가마우지도 볼 수 있는데요. 이럴 때의 이 친구들은 꼭 잠망경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잠수 중인 민물가마우지의 멋진 사진입니다. / muzina_shanghai on Flickr
잠수 중인 민물가마우지의 멋진 사진입니다. / muzina_shanghai on Flickr

대부분의 물새들은 물속의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부리를 물에 담그거나 다이빙을 합니다. 몸이 물속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일은 드문 다른 새들과 달리, 민물가마우지는 몸이 완전히 물속에 잠기도록 잠수합니다. 민물가마우지는 일반적으로 20초에서 30초간 잠수하며, 물론 그것보다 더 오래 물속에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민물가마우지의 잠수를 물 밖에서 보면 위 영상과 같습니다. 사냥 중에도 엉덩이가 보이는 오리와 달리 완전히 물속으로 들어가서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죠. 한번 물속에 들어가면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날지 알 수 없어, 민물가마우지의 사냥은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냥하는 오리의 엉덩이를 보는 것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프리 허그♡ / Nemodus photos on Flickr
프리 허그♡ / Nemodus photos on Flickr

물 위에 잘 떠야 하는 다른 물새들과 반대로, 가마우지는 물속에 잘 가라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물새치곤 드물게, 가마우지의 깃털은 고성능의 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그런 깃털을 물속에 한참 담그고 있기까지 하였으니, 사냥을 하는 민물가마우지는 굉장히 축축하겠죠. 그래서 사냥을 마친 민물가마우지는 위 사진처럼 날개를 펴고 햇볕에 물기를 말립니다.


날개를 말리는 민물가마우지는 / Rachid H on Flickr
날개를 말리는 민물가마우지는 / Rachid H on Flickr
굉장히 귀엽고 웃기기 때문에 / Sham Edmond on Flickr
굉장히 귀엽고 웃기기 때문에 / Sham Edmond on Flickr
간만에 사진 몇 장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 Marinyu Anyu on Flickr
간만에 사진 몇 장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 Marinyu Anyu on Flickr

이 사진들엔 각각 날개를 말리는 민물가마우지가 한 마리씩밖에 보이지 않지만, 여러 마리가 모여서 함께 날개를 말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니 한 번쯤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민물가마우지는 단체 생활을 하는 새라, 여럿이서 날개를 말릴 자리를 두고 다투는 것을 보기도 어렵진 않습니다.


가운데의 가마우지가 조금 선주인 것 같이 나온 사진입니다. / Nicolas de Camaret on Flickr
가운데의 가마우지가 조금 선주인 것 같이 나온 사진입니다. / Nicolas de Camaret on Flickr

가마우지의 사냥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가마우지에 대한 인간의 노동기생(kleptoparasitism) 행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목을 올가미로 묶고, 가마우지가 사냥에 성공하면 목에 담겨 있는 생선을 챙기는 방식이지요. 가마우지의 목을 묶을 때는 큰 물고기는 삼키지 못해도 작은 물고기는 삼킬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남긴다고 합니다. 작은 물고기는 최저임금 같은 것일까요. 이건 여담입니다만 중국에선 주로 민물가마우지를, 일본에선 주로 바다가마우지를 고용한다고 하네요.


민물가마우지가 열리는 나무입니다. / Patrick Entraygues on Flickr
민물가마우지가 열리는 나무입니다. / Patrick Entraygues on Flickr

오늘은 멋진 잠수 전문가 민물가마우지에 관해 소개해보았습니다. 사실 민물가마우지뿐만 아니라 가마우지류의 새들은 전부 훌륭한 잠수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요. 다른 가마우지들은 나중에 잠수하는 새를 주제로 한 포스트에서 다른 새들과 함께 전반적으로 다뤄보려 합니다. 민물가마우지떼가 나무에 아롱다롱 매달려있는 사진 남기며, 이번 포스트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 Tony Morris on Flickr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 Tony Morris on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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