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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동블뢰

Cordon-bleu, 브러쉬, 힐, 스텝

새의 삶에서 구애란, 때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 같이 보일 정도로 굉장히 중요한 행위입니다. 그리고 춤은 그런 새들의 구애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요. 오늘은 멋진 춤을 추는 새인, 두 종의 꼬르동블뢰에 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종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청휘조 또는 붉은뺨꼬르동블뢰 (Red-cheeked cordon-bleu)
  • 청모자꼬르동블뢰 (Blue-capped cordon-bleu)


청모자꼬르동블뢰의 수컷은 이름처럼 파란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 Pamoja Safaris on Flickr

꼬르동블뢰는 터키석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파란색의 작은 새입니다. 일부일처제의 이 새들은 자신의 파트너만을 위한 멋진 춤을 추죠. 그런데, 이 꼬르동블뢰가 춤을 춘다는 사실은 굉장히 최근에서야 알려졌습니다. 꼬르동블뢰의 춤에 관한 논문이 처음 발표된 것이 작년 11월이니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것이지요.


붉은뺨꼬르동블뢰의 수컷은 이름처럼 매력적인 붉은 뺨을 가지고 있습니다. / JJ Harrison on Wikimedia Commons

그렇다면 이 새들의 멋진 구애의 춤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먼저 꼬르동블뢰들이 유독 희귀하거나 경계심이 강해 관찰하기 어려운 새라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꼬르동블뢰들은 애완조로도 자주 키워지는 새이니 이 가설은 폐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애완조로 키워질 정도로 인간과 가까운 새들의 춤을 아무도 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새장이라는 좁은 무대는 자신들의 춤을 선보이기에 적절치 않은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꼬르동블뢰는 새장 속에서도 춤을 춥니다. 다만 인간이 그들의 춤을 볼 수 없을 뿐이지요.


꼬르동블뢰의 춤은 입에 둥지를 지을 재료를 문 채 노래를 부르며 몇 번 뛰어오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 영상처럼 고속카메라로 찍어보면 사실 이 새는 멋진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꼬르동블뢰의 춤을 도식화해보면 이렇습니다. / Figure adapted from Ota et al. (2015).

꼬르동블뢰의 구애는 크게 춤과 노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춤은 뛰어오르는 동작인 보빙(bobbing)과 발로 스텝을 밟아 소리를 내는 동작인 스테핑(stepping)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꼬르동블뢰는 한 번 보빙할 때 평균 3.17번의 스테핑을 하며, 한 번의 스테핑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0.02초에서 0.04초입니다. 육안으로 볼 수 있을 리가 없을 고속의 스텝이죠.

꼬르동블뢰의 보빙 템포는 대체로 일정하지만, 특정 상황엔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보빙 템포가 달라지는 첫 번째 변수는 파트너의 유무입니다. 파트너와 같은 가지에 앉아 있을 때 꼬르동블뢰의 보빙은 빨라지고, 스테핑은 많아집니다. 두 번째 변수는 보빙과 동시에 노래를 하는지의 여부입니다. 꼬르동블뢰는 노래를 할 때 보빙이 빨라지고, 대신 스테핑은 줄어듭니다. 스테핑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선 노래와 춤을 동시에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라는 설과, 노래의 리듬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설이 있는데요. 오히려 보빙은 빨라지는 것으로 볼 때, 신체적 한계 때문이라기보단 스테핑 소리와 노래가 서로 방해하지 않고 리듬이 맞도록 스테핑을 줄이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한 쌍의 청모자꼬르동블뢰입니다. / Ornitologia Lodato on Flickr

수컷만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대부분의 새들과 달리 이 꼬르동블뢰는 암수가 모두 구애 행동을 합니다. 사실 꼬르동블뢰와 같은 일부일처의 새들이 암수가 함께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노래참새(song sparrow)는 마치 한 마리가 부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멋진 듀엣을 부르고, 알바트로스나 뿔논병아리는 앞선 포스트에서 볼 수 있었듯이 굉장히 멋진 듀엣댄스를 추죠.

하지만 일부일처의 새 중에서도 이렇게 양성이 노래와 춤을 모두 함께 하는 것이 관찰된 것은 꼬르동블뢰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특히나 노래를 부르는, 즉 음성적 소리를 생성하는 새가 구애를 위해 비음성적 소리를 같이 생성한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발견이었죠. 꼬르동블뢰는 노래와 춤, 입에 문 둥지재 등의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여 구애하고, 서로를 청각, 시각, 촉각을 통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둥지를 지으러 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랑의 작대기일까요. / Peter Steward on Flickr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새들의 생태에 관해 아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데이터의 축적 및 기술의 발달 등을 통해, 인간은 아직 모르던 새의 삶을 조금씩 더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꼬르동블뢰의 멋진 탭댄스와 같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새들의 이야기에 관해 알아갈 수 있길 바라며, 이번 포스트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Ota, Nao, Manfred Gahr, and Masayo Soma. "Tap dancing birds: the multimodal mutual courtship display of males and females in a socially monogamous songbird." Scientific reports 5 (2015): 16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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