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에 꽃이 있는 이 비둘기 짤은 합성인지, 누군가가 칠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종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많은 짤 중 하나입니다. 꼭 이 짤 뿐만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짤들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일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이 꽃둘기에 관해 얘기하기에 앞서, 다른 여러 비둘기 사진들을 살펴보며 인터넷의 발달과 정보의 홍수, 범람하는 데이터 안에서 휩쓸리며 살아가는 현대인, 그리고 비둘기에 관해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밑으로 총 열네 장의 비둘기 사진이 있습니다. 과연 이 중 어떤 것이 진짜 비둘기이며, 어떤 비둘기가 염색되었을까요. 혹시 합성된 비둘기는 없을까요. 이 새들이 진짜 비둘기는 맞는 걸까요.


Nathan Rupert, Josh More on FlickrNathan Rupert, Josh More on Flickr
Nathan Rupert, Josh More on Flickr
Aviceda on Wikimedia commons, Jojo nicdao on FlickrAviceda on Wikimedia commons, Jojo nicdao on Flickr
Aviceda on Wikimedia commons, Jojo nicdao on Flickr
Muhammad Ahmed, Nathan Rupert on FlickrMuhammad Ahmed, Nathan Rupert on Flickr
Muhammad Ahmed, Nathan Rupert on Flickr
ⓒ dicotylowl, ⓒ Craig Zaduck / Photo Transformⓒ dicotylowl, ⓒ Craig Zaduck / Photo Transform
ⓒ dicotylowl, ⓒ Craig Zaduck / Photo Transform
Dave Curtis, Heather Paul on FlickrDave Curtis, Heather Paul on Flickr
Dave Curtis, Heather Paul on Flickr
BRJ INC. on Flickr, ⓒ PATRICK MURPHYBRJ INC. on Flickr, ⓒ PATRICK MURPHY
BRJ INC. on Flickr, ⓒ PATRICK MURPHY
Daran Kandasamy, Kevin on FlickrDaran Kandasamy, Kevin on Flickr
Daran Kandasamy, Kevin on Flickr


그럼 이제 이 사진들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순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Matt Howry on Flickr
Matt Howry on Flickr
Nathan Rupert on Flickr
Nathan Rupert on Flickr

첫 번째 비둘기들은 순서대로 옷깃황제비둘기(collared imperial pigeon), 녹색황제비둘기(green imperial pigeon)였습니다. 이름처럼 각각 검은 띠와 녹색 날개를 가지고 있는 이 두 비둘기는 황제라는 이름처럼 비둘기 중에선 몸집이 큰 새들입니다.


Darwin Initiative on Flickr
Darwin Initiative on Flickr
Eric Gropp on Flickr
Eric Gropp on Flickr

두 번째 줄의 비둘기들 역시 실존하는 종입니다. 이 비둘기들은 순서대로 오렌지과일비둘기(orange fruit dove), 노랑가슴과일비둘기(yellow-breasted fruit dove)로 과일비둘기의 일종인데요. 몸 색도 과일처럼 알록달록하게 선명한 이 과일비둘기들은 과일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과일비둘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Muhammad Ahmed on FlickrMuhammad Ahmed on Flickr
Muhammad Ahmed on Flickr
Ltshears on Wikimedia commons, Kevin on FlickrLtshears on Wikimedia commons, Kevin on Flickr
Ltshears on Wikimedia commons, Kevin on Flickr

드디어 색칠된 비둘기가 나왔습니다. 세 번째 줄의 왼쪽 비둘기는 깃털이 염료로 염색된 애완비둘기였습니다. 다음 비둘기는 분홍머리과일비둘기(pink-headed fruit dove)로, 이름처럼 분홍색 머리를 가진 과일비둘기의 일종입니다.


정말 놀랍게도 네 번째 줄의 두 사진은 전부 합성된 사진으로, 원본의 비둘기는 한국에서도 친숙한 바위비둘기였습니다. 각각 보라눈무지개비둘기(violet-eyed rainbow bidulgi)와 파인애플과일비둘기(ananas fruit bidulgi)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이 결과는 놀랍군요.


George Chapman, Perry Quan on FlickrGeorge Chapman, Perry Quan on Flickr
George Chapman, Perry Quan on Flickr
Katrina J Houdek, CJ Oliver on FlickrKatrina J Houdek, CJ Oliver on Flickr
Katrina J Houdek, CJ Oliver on Flickr

그리고 계속해서 과일비둘기입니다. 금테를 두른 것 같은 녹색 날개의 비둘기는 웜푸과일비둘기(wompoo fruit dove), 블러셔를 바른 것 같은 분홍색의 멱이 매력적인 비둘기는 잠부과일비둘기(jambu fruit dove)입니다. 아까부터 과일비둘기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요. 사실 웹상에서 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비둘기는 염색과 합성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과일비둘기의 수컷입니다. 암수가 거의 유사한 바위비둘기와 달리 과일비둘기는 암컷이 수컷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 녹색 깃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OZinOH on Flickr
OZinOH on Flickr
ⓒ PATRICK MURPHY
ⓒ PATRICK MURPHY

여섯 번째 줄의 왼쪽 비둘기는 굉장히 색칠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원래 저런 색의 깃털을 가진 비둘기인데요. 수퍼브과일비둘기(superb fruit dove)는 수퍼브한 이름과 달리 꽤 작은 비둘기입니다. 그 옆의 샛노란 비둘기는 놀랍게도 살아있는 비둘기가 아니라 예술작품입니다. 이 컬러풀한 비둘기들은 Patrick Murphy의 'Belonging'이란 작품의 일부로, 2012년 리버풀 비엔날레의 주제였던 '예상치 못한 손님(Unexpected Guest)'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이 작품에 관한 더 자세한 설명과 사진들은 이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photochem_PA on Flickr
photochem_PA on Flickr
Melvin Yap on Flickr
Melvin Yap on Flickr

드디어 비둘기 퀴즈의 마지막 줄입니다. 반짝이는 녹색 날개가 매력적인 이 비둘기의 이름은 에메랄드비둘기(common emerald dove)입니다. 이 새는 두 짤의 머리 색이 다른데요. 머리가 하얀 것이 수컷, 갈색인 것이 암컷입니다. 그리고 파스텔 톤의 깃털이 특징적인 마지막 비둘기의 이름은 연분홍목녹색비둘기(pink-necked green pigeon)입니다. 굉장히 직관적인 이름이죠.


그럼 다시 꽃둘기 얘기로 돌아가 봅니다.
그럼 다시 꽃둘기 얘기로 돌아가 봅니다.

화려한 비둘기 짤잔치에 정신이 팔린 바람에 굉장히 멀리 돌아오긴 했지만 이제 다시 오늘의 본 주제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이 꽃둘기의 정체는 누군가에 의해 채색된 비둘기입니다. 이 사진의 원출처는 이 링크로, 2010년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중 찍은 사진이라고 하는군요.


Patrick on Flickr
Patrick on Flickr

머리까지 나온 다른 사진들을 보니 확실히 주위의 비둘기와 같은 바위비둘기가 채색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왜 이 비둘기에게 꽃을 그린 것일까요.


Patrick on Flickr
Patrick on Flickr

 스페인에는 일종의 비둘기 경주라고 할 수 있는 Palomos Deportivos라는 것이 있는데, 그때 참가자들은 자신의 비둘기를 다른 비둘기와 구분할 수 있게 비둘기의 깃털을 무해한 염료로 칠합니다. 스페인에서 깃털이 채색된 비둘기를 본다면 아마 그 경주의 영향이 아닐까 싶네요. 이 비둘기 경주가 참 독특한, 굉장히 마초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관해선 나중에 포스트를 따로 하나 작성할 예정입니다.


Melanie's Blog (http://melnemac.blogspot.kr/2010/04/barcelona.html)
Melanie's Blog (http://melnemac.blogspot.kr/2010/04/barcelona.html)

재밌는 것이, 비슷한 시기에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갔던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도 이 비둘기의 사진이 올라와 있더군요. 알록달록한 비둘기 사진을 잔뜩 포스팅한 것에 만족하며 오늘 포스트도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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