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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보송 솜털

지난 토요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이었습니다.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의 정신을 높이자는 훌륭한 취지의 날인 동시에, 대체공휴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많은 기쁨을 준 날이기도 하지요. 월요일인 동시에 어린이날의 대체공휴일인 오늘은 아주 건강한 어린 새에 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냐눈 강햬!!!!!!냐눈 강햬!!!!!!
냐눈 강햬!!!!!!

오늘 소개할 것은 날개와 부리를 쩍 벌리고 있는 보송보송한 아가새의 사진이 사용된 밈입니다. 이 새는 몹시 화가 난 것 같으며,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는 듯한데요. 이 과시는 그저 허세뿐은 아닐 것이라 추정되는 것이, 만약 제가 이 친구와 싸워야 한다면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어마어마한 보송보송함과 귀여움은 상대를 패배와 파멸로 이끌고, 패배자는 영원히 이 아기새의 보송함을 회상하며 미지근한 기쁨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밥쥬떼여!!!!!!!!!!!!!! / 内藤絵美,
밥쥬떼여!!!!!!!!!!!!!! / 内藤絵美, "コアジサシ子育て真っ最中…東京の下水処理施設の屋上で", 毎日新聞, 2009年7月28日.

오늘의 밈의 원본은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2009년 7월 28일자 기사에 실린 사진인데요. 이 기사는 도쿄도 오오타 구(東京都 大田区)의 하수처리시설 옥상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는 쇠제비갈매기에 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쇠제비갈매기 새끼는 날개를 잔뜩 벌리고 부모가 물어다 준 작은 물고기를 받아먹었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이 귀염둥이는 강함보다는 배고픔을 어필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왼쪽이 겨울깃의 쇠제비갈매기, 오른쪽은 크기 비교를 위해 준비한 제비갈매기입니다. / Victor Fazio on Flickr
왼쪽이 겨울깃의 쇠제비갈매기, 오른쪽은 크기 비교를 위해 준비한 제비갈매기입니다. / Victor Fazio on Flickr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오늘 소개한 밈의 새는 쇠제비갈매기입니다. 쇠제비갈매기는 쇠로 이루어진 제비갈매기가 아니라 작은 제비갈매기란 의미인데요. 제비갈매기의 몸길이가 약 35cm, 쇠제비갈매기의 몸길이는 약 24cm로, 다른 제비갈매기과의 새들과 비교해봤을 때 쇠제비갈매기는 굉장히 작은 제비갈매기입니다. 쇠제비갈매기의 영명은 little tern이며 이 역시 쇠제비갈매기의 작음을 잘 나타내는 이름인데요. 쇠제비갈매기와 비슷하게 작은 제비갈매기인 미국쇠제비갈매기의 영명은 least tern으로, little tern과 혼동하기 쉬운 이름이니 주의하도록 합시다.


한창 바쁘신 와중에 촬영된 사진을 사용하여 두 분께 조금 송구합니다만, 흰 이마가 너무 잘 보이는 사진입니다. / Changhua Coast Conservation Action on Flickr
한창 바쁘신 와중에 촬영된 사진을 사용하여 두 분께 조금 송구합니다만, 흰 이마가 너무 잘 보이는 사진입니다. / Changhua Coast Conservation Action on Flickr

쇠제비갈매기의 학명인 Sternula albifrons에서 albifrons는 라틴어로 희다는 의미의 albus(albi-)와 이마를 의미하는 frons가 합쳐져 흰 이마를 뜻하는데요. 이와 같은 정보로부터 예상할 수 있듯이, 쇠제비갈매기의 이마는 굉장히 하얗습니다. 여름깃의 쇠제비갈매기는 위 사진과 같이 검은 머리와 대비되는 뚜렷한 흰 이마를 가지고 있는데요. 겨울의 쇠제비갈매기는 이마의 흰 부분이 더 넓어져서 정수리에까지 이르며, 검은 깃털과 흰 깃털의 경계도 흐려집니다. 여름에는 샛노랗던 부리가 겨울에는 검게 변하는 것을 보면, 흰 깃털에게 자리를 뺏겨 갈 곳을 잃은 머리의 검은색이 부리로 가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그럴 리 없겠지요.


↘ / TommyHAGA on Flickr
↘ / TommyHAGA on Flickr

오늘의 사진이 일본 신문에 실렸던 사진이기도 하니, 쇠제비갈매기가 일본에서는 어떤 새인지도 짧게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제비갈매기의 일명은 아지사시(鯵刺, アジサシ)로, 직역해보면 정어리를 찌른다는 묘한 이름인데요. 이는 사냥할 때 물속으로 다이빙하여 물고기를 잡는 제비갈매기의 습성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쇠제비갈매기의 일명은 코아지사시(小鯵刺, コアジサシ)로, 한국 이름과 마찬가지로 작은 제비갈매기라는 뜻이지요. 쇠제비갈매기는 일본의 꽤 흔한 여름새였는데, 최근에는 번식지 감소 등으로 개체수가 많이 줄어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다 커도 밥 먹을 때 날개를 벌리는 건 그대로입니다. / ⓒ Katerina Tvardikova
다 커도 밥 먹을 때 날개를 벌리는 건 그대로입니다. / ⓒ Katerina Tvardikova

오늘은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리고 강한 새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옳고 아름답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나도록 하기 위한 날이라고 하니, 인간 어린이들을 비롯한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하고 씩씩하게 자라났으면 합니다. 혹시 이미 어린이가 아니게 되었더라도, 지금부터라도 분발해보면 조금 더 자라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 주도 또 다른 보송보송한 새에 관한 글로 돌아오기로 하며, 이번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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