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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시

부리부리부리부리부리부리부리

지난 2월 16일은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었습니다. 혼자 평화롭고 조용한 설날을 지내신 분들도 계실 거고, 지난 추석 이후로 보지 않았던 친척을 오래간만에 만나신 분들도 계시겠죠. 그런 뜻에서 오늘은 오래간만의 만남과 어울리는 짤을 하나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두 새가 격렬히 부리를 맞부딪치고 있는 이 움짤입니다. 제목에는 '히사시', 내용에는 이 움짤과 '부리부리부리부리'라는 문구가 들어간 유머글로 이 짤을 접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는 일본어로 오랜만임을 뜻하는 히사시부리(久しぶり, ひさしぶり)와 새의 부리를 중의적으로 사용한 유머입니다. 유머는 원래 설명하면 재미없어지지만, 그러자고 만든 블로그니 어쩔 수 없지요.


이 영상이 바로 오늘의 짤방의 원본인데요. 2012년 6월 갈라파고스 제도의 에스파뇰라섬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3분 내내 부리를 맞부딪치는 두 마리의 새를 보여줍니다. 다닥닥닥다라닥닥 부리 부딪치는 소리와 묘하게 힘 빠지는 새 울음소리까지, 시각적으로도 청각적으로도 정말 매력적이다 못해 완벽한 영상이지요.


갈라트로스알바파고스를 오타 없이 한 번에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 Andy Teucher on Flickr
갈라트로스알바파고스를 오타 없이 한 번에 쓰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 Andy Teucher on Flickr

멋지게 부리를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준 오늘의 주인공은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Galapagos albatross)입니다. 이름의 유래는 오늘의 짤방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한 갈라파고스 제도이지요.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는 파도무늬알바트로스(waved albatross)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 이름은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의 파도 같은 깃털 무늬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여어- 히사시부리! / mrccos on Flickr
여어- 히사시부리! / mrccos on Flickr

솔직히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를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깃털의 파도 무늬보다는 샛노란 부리와 푸르스름한 발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렇다면 이 새들은 어릴 때부터 이렇게 노랗고 길쭉한 부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어린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는 보송하고 커다란 귀염둥이 솜공이며, 이는 알바트로스 새끼로 태어났다면 전부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입니다. 성체와 달리 검은색인 부리와 발은 성장하며 점차 색이 빠져, 이 솜공도 곧 한 마리의 훌륭한 노랑부리파란발파도무늬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로 거듭나게 되겠지요.


안녕하세요, 제가 돌아왔습니다. / mrccos on Flickr
안녕하세요, 제가 돌아왔습니다. / mrccos on Flickr

오늘의 짤의 주인공이 어떤 새인지를 알았으니, 이어서 이 친구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를 알아봅시다. 이 짤이 히사시부리라는 제목으로 퍼져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저 새들도 오랜만에 만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는데요. 놀랍게도 저 새들은 진짜로 오랜만에 만나 히사시부리한 상황입니다.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는 평소에는 바다에서 지내다가 3월 중순, 번식기가 되어야만 자신이 태어난 번식지로 돌아오는데요. 번식지로 돌아온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것은 다음 해의 1월로, 새끼들이 독립하여 바다로 떠난 이후입니다. 그러니 얼추 1히사시부리부리부리=2개월쯤으로 보면 되겠네요.


"반가워!!!!!!!!!!!!!!!!!!!!!!!!!" "나도!!!!!!!!!!!!!!!!!!!!!!!!!!" (으...) / Charles Davies on Flickr

그렇다면 오랜만에 만난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들이 부리를 맞부딪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두 마리의 알바트로스가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알바트로스들이 그렇듯이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도 죽음이 둘 사이를 갈라놓기 전까진 한 상대와 짝을 이루는 새인데요. 번식기에 만난 알바트로스들은 이 엄청난 구애의 의식을 치르며 서로 짝을 이루거나, 이미 짝을 이룬 경우라면 관계를 재확인합니다. 그해에 처음 짝을 이룬 신혼 알바트로스나, 지난해에 번식에 실패한 알바트로스들은 다른 알바트로스 부부들보다 더 길고 복잡한 구애의 춤을 춘다고 하네요.


안녕? / Wildlife Travel on Flickr
안녕? / Wildlife Travel on Flickr

오늘은 간만에 만난 노랑부리 새가 등장하는 움짤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갈라바트스알파고로스는 측면을 보고 생각했던 정면과 실제 정면 사이에 괴리감이 큰 것으로 유명한 새이기도 한데요. 그런 뜻에서 어떤 갈라파고스알바트로스의 정면 짤 마지막으로 남기며 오늘의 포스트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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