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참새의_양면성.jpg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빵빵해질 수도 홀쭉해질 수도 있습니다

매주 여러분께 조류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전할 때도 전하지 않을 때도 있는 조류 미스터리 블로그 날개와 부리입니다.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이질적인 두 존재가 함께 찍힌 사진의 비밀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는데요. 이런 미스터리를 여러분과 함께 풀어 갈 생각을 하니 두근거리는군요.


왼쪽의 참새가 사실은 삼각김밥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해 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이 짤입니다. 얼핏 보기엔 참새 두 마리가 찍힌 평범한 사진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 포스트를 통해, 참새는 추우면 부풀고 더우면 매끈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 속의 참새 한 마리는 부풀어 있으며, 다른 한 마리는 아주 매끈하죠. 그렇다면 이 사진은 서로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참새 두 마리를 합성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아주 우연히, 저 두 참새의 사이로 찬 공기과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경계가 형성되어 있을 수도 있죠. 어쩌면 저 둘 중 하나는 참새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 사실은 참새가 아닌 무언가일지도 모릅니다.


庭花, 連峰の風便(https://teika.at.webry.info/200710/article_5.html)

위 사진이 오늘의 짤의 원본입니다. 화질이 저하되어있는 캡쳐짤에서라면, 두 참새의 복슬한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은 눈의 착각이라고 우겨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더 크고 선명하게 보아도 여전히 한 새는 복슬하고 한 새는 매끈한 것을 보니, 이 두 참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져 갈 뿐이죠. 이 사진은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인 2007년 촬영된 것이며, 원출처는 여기입니다. 또한 오늘의 새는 참새라고 이미 몇 번이나 얘기하긴 했지만, 다시 한번 정식으로 소개해 보겠는데요. 오늘의 짤 속 새는 유라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참새목 참새과 참새속의 새인 참새(Eurasian tree sparrow)입니다.


언짢게 부풀어 있는 것을 보니 이 친구도 맥이 풀린 모양입니다. / Freedom II Andres on Flickr

오늘의 새와 통성명을 무사히 마쳤으니, 이제 오늘의 사진을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2007년 10월 10일 촬영되었으며, 더 자세히 알아보면 오후 2시 반 무렵 일본 도야마현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10월이라면 지금 많은 분들께서 피부로 느끼고 계신 것처럼, 일교차가 아주 큰 시기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찍힌 지역의 당시 날씨를 찾아보니,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이 각각 11.8도와 22도로 일교차가 10도가 넘는 날이었죠. 이 정도로 일교차가 큰 시기면 인간계에서도 코트와 반팔이 공존하는 현상이 종종 관측되곤 하니, 복슬한 참새와 매끈한 참새가 공존한다고 해도 그렇게 이상할 것은 없겠습니다. 대단한 비밀이 있는 것 같이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결국은 일교차가 큰 날 각 참새의 활동량이나 컨디션 차이 때문이었을 뿐이었다고 결론을 내리자니 좀 맥이 풀리는군요.


따뜻함을 위해 참새로서의 모습은 잠시 포기하고, 완전한 구로 변모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 Яков Любченко (CC BY-NC)

그러니 여러분이 맥이 빠질 틈이 없도록, 참새가 겨울이 되면 부푸는 이유에 관해서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시작하면서부터 몇 번이나 참새가 부푼다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새가 부푸는 것은 반죽이 부푸는 것과는 다른 원리인데요. 만약 참새가 반죽이었다면 따뜻할수록 더 잘 부풀었을 것입니다. 새들은 기온이 내려가면 깃털을 부풀려, 깃털 사이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체온을 보존하는데요. 그래서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면, 최대한 깃털 사이의 공기층을 없애기 위해 매끈 홀쭉해지는 것이죠. 새가 깃털 사이에 공기층을 만드는 것은, 두꺼운 옷을 한 벌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것이 더 따뜻한 것과 비슷한 원리인데요. 하지만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크레이프 케이크는 같은 두께의 치즈 케이크보다 특별히 더 따뜻하진 않으니 주의 바랍니다.


부풀참새와 빵빵참새, 복슬참새, 동글참새와 보송참새, 그리고 따끈참새입니다. / hedera.baltica on Flickr

오늘은 빵빵홀쭉한 참새들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난번에 춥고 빵빵한 참새에 관한 포스트를 작성했던 것도 작년 10월이었는데요. 아무래도 10월쯤 되면 날이 추워지면서, 아침저녁으로 깃털을 잔뜩 부풀린 참새들을 보기 쉬워져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린 비록 부풀릴 털은 별로 없지만 옷은 입을 수 있으니, 빵빵하고 따뜻한 옷으로 건강과 대외적 평판을 지키도록 합시다. 더 쌀쌀해질 다음주에 건강하게 다시 만나기로 하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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