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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가_야행성인_이유.jpg

직사광선에 녹습니다

날이 많이 더워졌습니다. 때때로 습도까지 높습니다. 문밖을 나서면 이대로 녹아내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시기입니다. 아스팔트가 먼저 녹을지 내가 먼저 녹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아도 딱히 나무라는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6월입니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도 익어가고 사람도 익어가는 계절이 되겠습니다. 저희가 이런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동안, 더 이상 불안감을 가질 수도 없이 이미 녹아버린 친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가엽게도 햇빛에 녹아버리고 만 어느 올빼미에 관한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 사진이 처음 올라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4년 5월 20일입니다. 올빼미는 직사광선을 쬐면 녹아내린다는 유명한 속설은 레딧 유저인 Sparred4Life가 올린 위와 같은 사진으로 시작되었죠.  이 사진의 출처를 알게 되었으니, 도대체 어떤 원리로 이 올빼미가 녹아내리게 되었는지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이 줄무늬올빼미, 오른쪽이 점박이올빼미라고 배의 무늬가 말해줍니다. / Steven Kersting, Mount Rainier National Park on Flickr왼쪽이 줄무늬올빼미, 오른쪽이 점박이올빼미라고 배의 무늬가 말해줍니다. / Steven Kersting, Mount Rainier National Park on Flickr
왼쪽이 줄무늬올빼미, 오른쪽이 점박이올빼미라고 배의 무늬가 말해줍니다. / Steven Kersting, Mount Rainier National Park on Flickr

이 올빼미가 이렇게 녹아버린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뜻에서 우선은 이 새의 출생의 비밀에 관해 알아볼 텐데요. 이 올빼미는 줄무늬올빼미(barred owl)와 점박이올빼미(또는 반점올빼미, spotted owl)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올빼미입니다. 이 혼혈 올빼미는 부모의 종명을 반씩 따와 sparred owl, 또는 botted owl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한국어로는 줄박이올빼미나 점무늬올빼미, 또는 줄점올빼미 정도로 부를 수 있겠군요. 본 포스트에서는 이 중 줄점올빼미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막 녹기 시작한 점박이올빼미와, 이미 반 이상 녹아버린 줄무늬올빼미입니다. / Dominic Sherony, Calypso Orchid on Flickr막 녹기 시작한 점박이올빼미와, 이미 반 이상 녹아버린 줄무늬올빼미입니다. / Dominic Sherony, Calypso Orchid on Flickr
막 녹기 시작한 점박이올빼미와, 이미 반 이상 녹아버린 줄무늬올빼미입니다. / Dominic Sherony, Calypso Orchid on Flickr

오늘의 짤의 올빼미가 줄점올빼미라는 정보를 토대로 그 부모에 관해 좀 더 조사해본 결과, 점박이올빼미와 줄무늬올빼미도 굉장히 잘 녹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는 줄점올빼미가 녹는 현상이 이종간의 금지된 교배와 불안정한 유전자로 인한 육신의 붕괴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긴 그럴 리가 없죠.


어느 어린 줄점올빼미입니다. / Aaron Dollar on Flickr
어느 어린 줄점올빼미입니다. / Aaron Dollar on Flickr

점박이올빼미와 줄무늬올빼미는 유전적으로 굉장히 가깝기 때문에 혼혈이 태어날 수 있으며, 그 혼혈인 줄점올빼미 역시 생식 능력을 가지고 있어 양쪽 모두와 번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점박이올빼미와 줄무늬올빼미의 영역이 겹칠 경우 문제가 생깁니다. 줄무늬올빼미는 점박이올빼미에 비해 몸집이 크고 성격도 더 호전적으로, 점박이올빼미에게 공격성을 드러내는 일이 잦습니다. 이 때문에 점박이올빼미는 줄무늬올빼미에게 영역을 뺏기거나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죠. 심지어 점박이올빼미는 멸종 위기 조류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두 올빼미의 서식지를 분리하는 노력도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 불안정한 유전자에 관한 얘기는 거짓말이었습니다만, 금지된 교배 얘기는 다소 진실을 포함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유전자와 금지된 교배의 진실을 잠시 알아보았으니,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이 귀여운 줄점올빼미에 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Sparred4Life에 따르면 오늘의 짤은 사진이 올라온 2014년 당시 8살이 넘은 암컷 줄점올빼미로, 매우 건강하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이 줄점올빼미는 단지 굉장히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죠. 새들은 대부분 깃털과 깃털, 그리고 깃털 정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처럼 약간 녹는 정도로는 생명에 위협이 가진 않을 것입니다.


웃지 마 정들어.......
웃지 마 정들어.......

오늘은 기분 좋은 햇살에 녹아버린 어느 행복한 올빼미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햇빛이 달갑지만은 않은 계절이지만 충분한 햇살 섭취로 비타민D 결핍 예방하여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는 여름 되시길 바라며, 이번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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