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처럼, 이번 달은 시작부터 꽃샘추위와 미세먼지의 환장의 콜라보로 많은 이들을 지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에 내린 모처럼의 봄비는 우리의 메마르고 상처받은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었는데요. 그런 뜻에서 오늘은 비와 꽤나 어울릴지도 모르는 새들에 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산새 삼대장의 그림입니다.우산새 삼대장의 그림입니다.우산새 삼대장의 그림입니다.
우산새 삼대장의 그림입니다.

오늘 소개할 새는 우산새속(Cephalopterus)에 속하는 세 종의 새로, 위 그림에서 왼쪽부터 순서대로

  • 긴볏우산새(Long-wattled umbrellabird)
  • 아마존우산새(Amazonian umbrellabird)
  • 민목우산새(Bare-necked umbrellabird)

입니다. 우산새라는 명칭은 머리 위의 커다란 깃이 우산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하네요.


왼쪽이 긴볏우산새입니다. / Kullen GmbH & Co. KG, www.kullen.de, www.kullen.de, https://www.youtube.com/watch?v=ZnsjkQQ13Qs왼쪽이 긴볏우산새입니다. / Kullen GmbH & Co. KG, www.kullen.de, www.kullen.de, https://www.youtube.com/watch?v=ZnsjkQQ13Qs
왼쪽이 긴볏우산새입니다. / Kullen GmbH & Co. KG, www.kullen.de, www.kullen.de, https://www.youtube.com/watch?v=ZnsjkQQ13Qs

이 새는 헤어스타일만으로도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만, 사실 우산새를 처음 봤을 때 머리깃보다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목 아래로 길게 늘어져 있는 볏이 아닐까 합니다. 이 볏은 어린 새나 성체 암컷에겐 없거나 매우 작으며, 위 사진과 같이 큰 볏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성체 수컷뿐인데요. 그렇다면 수컷 우산새는 왜 이와 같이 커다란 볏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선은 시각적 정보를 통해, 암컷이나 어린 새를 위해 병을 닦아주는 솔이라는 가설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수컷 우산새의 긴 볏은 암컷에게 구애를 하기 위해 쓰입니다. 커다란 볏은 수컷 우산새의 울음소리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볏을 부풀리는 행위 자체도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저 볏을 사용하여 텀블러의 물때를 제거해준다면 그것 역시 암컷의 호감을 이끌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생각해보니 우산새들은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는군요.


굉장히 치명적인 우산새들입니다. 조금 버섯 같군요. / Hectonichus, MauricioCalderon on Wikimedia commons굉장히 치명적인 우산새들입니다. 조금 버섯 같군요. / Hectonichus, MauricioCalderon on Wikimedia commons
굉장히 치명적인 우산새들입니다. 조금 버섯 같군요. / Hectonichus, MauricioCalderon on Wikimedia commons

우산새는 카카포느시와 마찬가지로 렉을 만들어 구애하는 새이기도 한데요. 수컷들은 저마다의 영역 안에서 목볏을 부풀리며 booooooooh 하고 암컷을 부릅니다. 그렇게 해서 암컷이 렉에 찾아왔다면 우산새 수컷은 1차 시험에 통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암컷은 수컷의 공격성이나 영역을 지키는 능력 등을 살펴본 후 그 수컷과의 교미 여부를 정한다고 하는군요.


수컷을 선택하여 교미를 마친 암컷은 나무 위에 둥지를 짓는데요. 수컷이 렉을 만들어 구애하는 새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우산새 역시 암컷 혼자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어 새끼를 키웁니다. 일반적으로 우산새는 하나의 알을 낳는데요. 위 영상의 화질은 조금 구지지만 둥지 가운데에서 먹이를 받아먹는 보송보송하고 꼬물거리는 아가새를 한 마리 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긴볏우산새, 긴볏우산새입니다. / Francesco Veronesi on Flickr, H. Zell on Wikimedia commons왼쪽부터 긴볏우산새, 긴볏우산새입니다. / Francesco Veronesi on Flickr, H. Zell on Wikimedia commons
왼쪽부터 긴볏우산새, 긴볏우산새입니다. / Francesco Veronesi on Flickr, H. Zell on Wikimedia commons

몸길이가 40cm 남짓인 긴볏우산새 수컷의 목볏은 몸길이에 육박하는 35cm까지 늘어난다고 하는데요. 커다란 볏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번식기의 수컷에게는 자신감의 원천이겠습니다만 비번식기의 일상생활에는 다소 불편해보입니다. 다소 좆 같죠. 다행히도 우산새는 자신의 볏 길이를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할 때 이 거대한 볏은 항상 오므라들어 있다고 하는군요.


Booooooooooooooooooooooooh. / Figure adapted from Jahn, Olaf et al. (1999).
Booooooooooooooooooooooooh. / Figure adapted from Jahn, Olaf et al. (1999).

위의 이미지는 긴볏우산새의 행동에 따른 머리깃의 모양과 볏의 길이를 설명하는 그림인데요. 학술적인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첨부해보았습니다. (e)가 긴볏우산새의 수컷이 구애하기 위해 boooooooooh 우는 부분이니, 관심이 가는 우산새 또는 썸브렐라버드가 생긴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머리깃이 잘 됐군요. / MauricioCalderon on Wikimedia commons
머리깃이 잘 됐군요. / MauricioCalderon on Wikimedia commons

오늘은 머리에도 턱밑에도 대단한 것을 달고 있는 새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처음 이 새에 관해 알게 된 후 충격에 빠져 그날 밤 8시간이나 잤던 기억이 나는군요. 저의 충격이 얼마나 고스란히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이 포스트를 보신 여러분들은 숙면 취하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Jahn, Olaf, Edwin E. Vargas Grefa, and Karl-L. Schuchmann. "The life history of the Long-wattled Umbrellabird Cephalopterus penduliger in the Andean foothills of north-west Ecuador: leks, behaviour, ecology and conservation." Bird Conservation International 9.01 (1999): 8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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