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잠입_33일_차.jpg

완벽한 위장

어제인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15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기가 권고되고 있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은 누군가에겐 아주 쉽다 못해 바라 마지않는 일이지만 누군가에겐 어려운 일일 텐데요.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뭔가 컨셉을 잡아서 그대로 행동하면 스스로가 조금 어이없으면서도 재밌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잠입 중인 비밀요원 같은 컨셉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싶군요. 그런 뜻에서 오늘은 잠입 중인 새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위의 짤입니다. 본격적인 소개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은 이 짤 안에 잠입 중인 녀석을 찾아보도록 하겠는데요. 비밀요원을 발견하신 것 같다면, 스크롤을 내려 정답을 확인해 보도록 합시다.
















('▽') ('▽') ('▽') ('▽') ('▽')
















여기 있었습니다.

잠입 요원을 무사히 찾았으니, 이제 안심하고 이 짤에 관한 얘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잠입한 지 33일 차, 완벽한 위장에 성공한 듯하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오곤 하는데요. 그 외에도 간혹 '도와주세요 과일 더미에서 새를 잃어버렸어요' 같은 제목과 함께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친구는 어떻게 여기에 잠입한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또한 과일과 새가 섞여 있을 때는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과일 전경입니다. / © Rinaldi Munir출처는 못 찾았지만 얼굴은 좀 크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 새는 포토샵을 사용하여 과일 사이에 잠입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과일 사진에 새 사진을 합성했다는 것이지요. 평소라면 이쯤에서 짤의 원출처를 알아보았겠습니다만, 배경으로 사용된 과일 사진의 원출처는 찾았는데 정작 새 사진의 원출처를 찾지 못했습니다. 과일 더미에서 새를 잃어버린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나중에라도 원출처를 찾으면 추가하겠습니다만, 삼대 정도 덕을 쌓으면 찾을 수 있을까 싶은데요. 제 윗대까지는 덕이 쌓여 있으리라 믿으며, 일단은 제가 뭐라도 쌓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쉬운 대로 일단 과일 얘기를 해 보자면, 이 사진은 2011년 12월에 업로드된 것이며 원출처는 여기입니다. Gedong Gincu라는 망고이며, 인도네시아의 인드라마유(Indramayu)산이라고 하네요.


왼쪽부터 분홍머리, 벚꽃머리, 장미머리, 복숭머리, 그리고 망고머리입니다. / © Gordon Karre (CC BY-NC)

오늘의 망고 잠입 요원은 분홍머리모란앵무입니다. 모란앵무라고만 말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모란앵무는 모란앵무속에 속하는 새들을 전부 묶어 부르는 호칭이니 조금 더 정확하고 길게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분홍머리모란앵무는 벚꽃모란앵무 또는 고사쿠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는 '작은 벚꽃 앵무'라는 의미의 일본 이름인 코자쿠라잉꼬(小桜インコ, コザクラインコ)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니 이 포스트에선 분홍머리모란앵무란 이름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분홍머리모란앵무의 영명은 rosy-faced lovebird 또는 peach-faced lovebird로, 장미랑 복숭아가 들어가서 아주 분홍분홍한 이름이죠.


세세하게 분류하자면 끝이 없지만, 넓게 보면 이 셋은 전부 망고입니다. / loei88 on Flickr

모든 이름이 분홍색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새는 한없이 망고에 가까운 주황색을 띠고 있는데요. 새 사진의 원본을 찾지 못한 이상, 짤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색을 조절하여 분홍색을 주황색으로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 새가 원래 주황 머리의 분홍머리모란앵무라는 것일텐데요. 모란앵무는 색상의 변이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저마다 다양하게 알록달록한 것이 특징적인 새입니다. 색이 다양하고 반려조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종으로 분류하기보다는 깃털 색에 따라 다른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분홍머리모란앵무의 경우 원래의 분홍 얼굴은 레페(레드페이스, red face), 오늘의 짤 같은 주황 얼굴은 오페(오렌지 페이스, orange face)라 부르곤 하는데요. 그 외에도 색에 따른 다양하고 세세한 분류들이 있습니다만,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더 잘 정리된 자료들도 많고 하니 여기서는 이쯤까지만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차이점을 찾으신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망고 위의 망고입니다.

녹색 몸과 붉은 얼굴이 망고와 닮았기 때문인지, 국적을 불문하고 반려 분홍머리모란앵무의 이름을 망고라 지은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설령 이름을 망고로 짓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반려조가 사실상 망고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가시는 것 같습니다. 굳이 구분을 해보자면 부리의 존재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쉽지 않을까 싶은데, 그것도 그렇게 쉬운 방법은 아니죠. 위의 두 짤은 망고를 닮은 것으로 유명한 분홍머리모란앵무이기 때문에 이 포스트에서 같이 소개해 보려 하는데요. 원출처는 각각 여기여기입니다. 왼쪽의 반쯤 익은 감귤은 Sammy라는 이름의 암컷이고, 반려인간과의 생활은 이제 5년째라고 하는데요. 또한 오른쪽의 망고 라이더는 이름은 알 수 없었지만, 수컷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란앵무가 왜 'love'bird라 불리는지에 관해서는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 Charles J Sharp on Wikimedia commons

오늘은 망고를 닮은 새들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정도로 닮았으면 이젠 슬슬 분홍머리모란앵무를 망고앵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은 느낌도 드는데요. 물론 망고를 분홍머리모란열매라 부르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반려인간과 함께 사는 모란앵무가 워낙 많기 때문인지, 모란앵무와 관련된 새 짤방은 무궁무진한데요. 언젠가 망고를 닮지 않은 모란앵무들도 잔뜩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내내 망고에 관한 얘기가 나왔으니, 과일과 관련된 다른 포스트 링크 밑에 첨부하며 오늘의 포스트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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