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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리

Osprey, 꾹!

안녕하세요. 슬슬 포스트 도입부의 아무말 레파토리가 떨어져 가는 날개와 부리의 새을입니다. 오늘도 날씨나 날짜 얘기로 포스트를 시작할까 하였지만 벌써 1월이 반이나 지나갔다는 사실을 굳이 상기시켜드리고 싶진 않더군요. 그런 뜻에서 오늘은 다른 서론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생긴 물수리입니다. / Mr.TinDC on Flickr
잘생긴 물수리입니다. / Mr.TinDC on Flickr

위 사진의 멋진 새가 바로 오늘 소개할 새인 물수리입니다. 물수리는 좁고 긴 날개와 짧은 꽁지깃이 특징적인 새인데요. 머리를 제외한 몸의 등 쪽은 갈색, 배 쪽은 흰색인 반전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노란 눈이 매력적인 이 새는 몸길이가 약 60cm로, 이것은 매속의 새 중 가장 큰 새인 백송골과 비슷한 정도라고 하네요.


물가에 둥지를 튼 물수리입니다. / Alan Harper on Flickr
물가에 둥지를 튼 물수리입니다. / Alan Harper on Flickr

물수리라는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새는 물 가까이에 서식하는 새인데요. 지구상에서 물은 그렇게 희소한 자원이 아닌 덕에 우리는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물수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섬에 터전을 잡은 물수리 역시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물수리는 일반적으로 나무 위에 둥지를 짓지만, 천적이 없는 섬의 물수리들은 마땅한 나무가 없을 경우 땅에 둥지를 짓기도 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일만 년쯤 후엔 날개가 퇴화한 섬물수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남몰래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수리는 어응(魚鷹), 또는 fish hawk라고 불릴 정도로 생선 섭취량이 많은 새입니다. 식단의 99%가 생선으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물수리에게 물고기 사냥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물수리는 바깥발가락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독특한 발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냥을 할 때는 두 발가락은 앞을, 두 발가락은 뒤를 향하게 하여 생선을 강하게 움켜잡습니다. 그리고 발바닥의 뾰족한 돌기들은 미늘 역할을 하여 미끄러운 생선을 놓치지 않고 들고 있을 수 있게 해주죠. 이때 물고기는 머리가 앞을 향하게 들려있는데, 이것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로 복슬복슬합니다. / Andy Morffew on Flickr
정말로 복슬복슬합니다. / Andy Morffew on Flickr

물고기가 수중에 살고 있는 한, 물고기 사냥에서 사냥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방수 대책일 텐데요. 개폐가 가능한 콧구멍과, 빽빽하고 기름기 있는 깃털 덕에, 물속으로 뛰어든 물수리는 으엎픞픞프픞프읖ㅍ픞ㅍ픞하는 일 없이 우아하게 물고기를 낚아채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이 멋진 새들의 사냥 성공률은 굉장히 높은 편으로, 네 번의 시도 중 최소 한 번은 성공한다고 하는군요.


어린 물수리는 눈이 주황색입니다. 등에는 줄무늬가 있어서 다람쥐를 조금 닮았습니다. / Finiky on Flickr
어린 물수리는 눈이 주황색입니다. 등에는 줄무늬가 있어서 다람쥐를 조금 닮았습니다. / Finiky on Flickr

이렇게 훌륭한 사냥꾼이 되기 위해, 물수리들은 새끼들이 독립하기 전부터 사냥 연습을 시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죽은 먹이를 가져다주다가, 반쯤 죽은 먹이를 거쳐 살아있는 먹이를 가져다주며 새끼들이 사냥에 익숙해지게 하는 거죠. 고양이와 친해지면 쥐를 물어다 주는 것처럼, 물수리와 친해지면 매일 아침 현관 앞에서 물고기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꾹저구탕엔 감자밥이 같이 나옵니다.꾹저구탕엔 감자밥이 같이 나옵니다.
꾹저구탕엔 감자밥이 같이 나옵니다.

재밌는 것이, 강릉 연곡에는 물수리의 이름이 들어가는 음식이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해보자면 물수리의 이름이 들어가는 물고기의 이름이 들어가는 음식이 있지요. 바로 꾹저구탕입니다. 송강 정철이 강릉 연곡지역을 순방했을 때 민물고기탕을 대접받았는데, 그 맛이 굉장히 좋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슨 고기로 만든 탕이냐 묻자 주민들은 저구(雎鳩:물수리)가 꾹 집어먹은 고기라고 답했고, 송강은 이 물고기를 꾹저구라 명명했다고 하는군요. 느닷없이 천적의 이름이 들어가는 이름을 갖게 된 꾹저구의 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취재를 빌미로 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식도락 여행을 다녀와 본 결과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물수리는 꽤 괜찮은 입맛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수미상관적으로 잘생긴 물수리입니다. / Mary Keim on Flickr
수미상관적으로 잘생긴 물수리입니다. / Mary Keim on Flickr

오늘은 훌륭한 물고기 사냥꾼인 물수리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트를 작성하며 오타로 인해 물수리가 무루릿이라는 귀여운 어감의 단어가 되어버리는 사건이 몇 번 발생했었는데요. 물수리가 징경이라는 이명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 / BiteYourBum.Com Photography on Flickr
안녕! / BiteYourBum.Com Photography on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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