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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꼬리딱새

scissor-tailed flycatcher, ✂-----------

올해의 9월 13일은 민족 대명절 추석이었습니다. 추석은 한가위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여기서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를 뜻하여 가을 한가운데의 큰 날을 의미한다고 하죠. 그래서 오늘의 포스트는 한가위 특집으로, 가위(✂)와 관련된 새를 소개하려 합니다. 마침 지난 13일은 13일의 금요일이기도 했으니, 왠지 이런 날붙이와 관련된 얘기가 잘 어울리는 날이기도 했죠. 이름에 가위가 들어간 새는 몇 종이 있는데, 오늘은 그 여러 가위 중 한 가위를 골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사진은 아주 정적인 걸로 골랐습니다만, 이 밑으론 많이 역동적입니다. / © mikeintyler

오늘 소개할 가위는 가위꼬리딱새입니다. 눈 주위에 무늬가 없기 때문에, 하얀 머리에 점을 찍어 놓은 것 같은 밍숭맹숭한 얼굴이 매력적인 새이죠. 얼핏 심심해 보일 수 있는 하얀 몸은 어두운 회색 날개와 대비를 이루며, 옆구리의 은근한 분홍빛 역시 이 새의 중요한 매력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몸길이가 최대 40cm에까지 이른다는 얘기를 들으면 엄청 큰 새일 것 같지만,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몸통의 두 배는 될 듯한 긴 꽁지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커다란 새는 아닌데요. 가위꼬리딱새는 암수가 모두 긴 꽁지깃을 가지고 있으며, 수컷의 꽁지깃이 암컷의 꽁지깃보다 더 길다고 합니다.


멋진 사진이 많아 고르기 어려웠습니다. / Ken Slade on Flickr

이 새의 이름에 가위가 들어가는 것은 길게 두 갈래로 갈라진 꽁지깃이 가위같이 보이기 때문인데요. 두 갈래로 갈라진 것을 비유하는 보편적인 표현으로는 제비 꼬리가 있기 때문에, 가위꼬리딱새는 제비꼬리딱새라 불리기도 합니다. 가위꼬리딱새의 학명인 Tyrannus forficatus에서, forficatus는 라틴어로 가위를 뜻하는 forfex가 유래인데요. 가위꼬리딱새와 마찬가지로 긴 두 갈래의 꽁지깃을 가지고 있는 새인 아메리카제비꼬리솔개(swallow-tailed kite)의 학명 Elanoides forficatus에서도 가위의 의미를 가진 forficatus를 찾아볼 수 있죠.


가위꼬리딱새 주위의 꽃은 오클라호마주의 상징 꽃인 천인국(Gaillardia pulchella)입니다.비슷한 자세의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 Eric Ellingson on Flickr

가위꼬리딱새는 미국에 서식하며, 그중에서도 텍사스주(Texas)나 오클라호마주(Oklahoma) 등 중남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위꼬리딱새는 텍사스극락조(Texas bird-of-paradise)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재밌는 것이, 텍사스가 들어가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가위꼬리딱새는 텍사스주가 아닌 오클라호마주의 상징새입니다. 이 때문에 오클라호마주의 기념 주화에서도 가위꼬리딱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꽁지깃의 깃털들이 조금씩 엇갈려 있는 모습이 핑킹가위 같기도 합니다.


흰머리수리(bald eagle)도쫓아내고 / © Greg Lasley
카라카라(caracara) 두 마리도 / © Philip Woods못 이길 건 없습니다. / © Nicholas Cowey

영역 의식이 아주 강한 새인 가위꼬리딱새는 암수가 모두 침입자를 공격해 쫓아내는데요. 이 용감하고 공격적인 새들은 상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참새만 한 아주 작은 상대부터, 이름만 들어도 큰 새들인 수리나 큰까마귀, 올빼미까지 말이죠. 심지어 몸길이가 60~80cm에 이르는 거대한 새인 터키콘도르(turkey vulture)를 쫓아내는 것이 목격된 적도 있다고 하니, 몸길이가 170cm 정도 되는 사람이라도 함부로 덤비지 말도록 합시다.


꽁지깃 길이로 볼 때 왼쪽부터 성체 암컷, 애기, 성체 수컷으로 추정됩니다. 가운데 가위꼬리딱새에게서 가위 꼬리는 볼 수 없지만, 부리에 물고 있는 먹이는 볼 수 있죠. / Ronnie Pitman on Flickr

가위꼬리딱새의 주식은 곤충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메뚜기, 귀뚜라미, 딱정벌레류를 즐겨 먹는데요. 보통 높은 곳에서 기다리다가, 먹이를 발견하면 날아가서 낚아채는 방법으로 사냥하곤 합니다. 그리고 곤충이 부족한 겨울에는 열매를 섭취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죠. 이때 가위꼬리딱새가 꽁지깃을 가위처럼 사용해서 곤충을 사냥하거나 열매를 딴다면 정말 흥미로울 텐데요. 유감스럽게도 가위꼬리딱새 역시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부리를 사용합니다. 꽁지깃은 어디까지나 가위를 닮았을 뿐 깃털이고, 모서리가 날카롭지도 않으니까 말이죠.


이 염색체는 꼬리 쪽에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Dan Mooney on Flickr

오늘은 가위 같은 꼬리를 가진 새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새를 소개하며 가위와 새 중 어느 쪽이 더 주가 되어야 할지 조금 고민했는데요. 만약 가위가 본체였다면 이 친구의 이름은 가위꼬리딱새가 아니라 딱새몸가위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 새인 것으로 간주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이면 명절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일주일이 시작되는데, 이런저런 명절 증후군 증상으로 힘드신 분들 이번 주도 힘내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 봐도 힘이 나는, 한껏 동그래진 새 사진으로 포스트 마칩니다. / © Kent M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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