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넷째 주 목요일은 미국의 추수감사절입니다. 올해는 11월 24일, 바로 지난주 목요일이었죠. 그런 뜻에서 오늘은 추수감사절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새에 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론즈 빛 깃털이 멋진 칠면조입니다. / matt knoth on Flickr
브론즈 빛 깃털이 멋진 칠면조입니다. / matt knoth on Flickr

오늘 소개할 새는 바로 멋있고 맛있는 새 칠면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새란 얘기도 듣습니다만, 그래도 참 멋지다는 것은 분명한 새이죠. 칠면조의 맛있음에 관해선 이미 잘 소개해주고 있는 음식 블로그들이 많으니, 본 블로그에서는 칠면조의 멋있는 부분만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커다란 새의 다양한 부분 중 제일 먼저 살펴볼 멋있는 요소는 바로 이름인데요. 굉장히 매력적이게도, 칠면조는 머리의 노출된 피부색을 붉은색이나 파란색 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모습이 마치 여러 얼굴을 가진 것 같다 하여 칠면조(七面鳥)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빨간 칠면조 줄까, 파란 칠면조 줄까? / JAMES MAUGHN on Flickr
빨간 칠면조 줄까, 파란 칠면조 줄까? / JAMES MAUGHN on Flickr

그렇다면 칠면조의 영명인 turkey의 유래는 무엇일까요. 여기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유럽인들이 칠면조를 호로새의 일종으로 착각했었다는 것입니다. 호로새는 터키 상인들에 의해 수입되어 turkey coq이라 불렸었는데요. 이 때문에 호로새의 일종으로 여겨진 칠면조에도 turkey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죠. 두 번째 설은 칠면조가 중동의 상인들에 의해 수입되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중동 지역은 대부분 오스만 제국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유럽인들은 중동 상인들을 터키 상인이라 불렀고, 이 호칭으로부터 새의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것이지요. 재밌는 것이, 정작 터키에서는 칠면조를 인도에서 왔다는 의미의 hindi라고 부릅니다.


가금화된 칠면조는 야생 칠면조보다 크고, 색도 다양합니다. / Drew Avery on Flickr
가금화된 칠면조는 야생 칠면조보다 크고, 색도 다양합니다. / Drew Avery on Flickr

칠면조는 미국, 그리고 추수감사절과 관련 깊은 새입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을 터키 데이라고도 부르며, 매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칠면조 사면식'이라는 행사를 개최할 정도니까요. 그 때문인지 미국의 국조를 정하던 1800년대, 칠면조가 흰머리수리와 국조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칠면조는 일부다처제이고 흰머리수리는 일부일처제의 새이기 때문에 청교도적 논리에 의해 흰머리수리가 국조로 선정되었다는 얘기도 있죠. 이 과정에서 벤자민 프랭클린이 칠면조를 열렬히 지지했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비록 전부 루머지만 말이죠.


당신을 유혹하는 멋진 뒤태입니다. / Teddy Llovet on Flickr
당신을 유혹하는 멋진 뒤태입니다. / Teddy Llovet on Flickr

우선 미국의 국조가 정해진 것은 1782년, 벤자민 프랭클린이 사망한 것은 1790년으로, 국조 경쟁이 1800년대에 일어났다는 전제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1700년대에도 벤자민 프랭클린은 칠면조를 정식으로 지지한 적이 없는데요. 1784년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프랭클린은 Society of the Cincinnati의 상징이 흰머리수리보다는 칠면조를 닮았다며, 흰머리수리는 다른 새의 먹이를 뺏는 등 부도덕한 새이기 때문에 칠면조를 국조로 선정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아마도 이 개인적인 불평이 와전되어 후대에 프랭클린이 칠면조를 지지했다는 루머가 생긴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유명인이 되려면 미리부터 가족과의 개인적인 대화에도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멕시코에서 출토된 귀여운 칠면조 휘슬(200 B.C. - A.D. 500)과 칠면조입니다. 어떤 게 진짜 칠면조인지 모르겠군요.멕시코에서 출토된 귀여운 칠면조 휘슬(200 B.C. - A.D. 500)과 칠면조입니다. 어떤 게 진짜 칠면조인지 모르겠군요.
멕시코에서 출토된 귀여운 칠면조 휘슬(200 B.C. - A.D. 500)과 칠면조입니다. 어떤 게 진짜 칠면조인지 모르겠군요.

비록 사실은 아니었지만 이런 루머가 만들어질 정도로 칠면조는 미국인들과 가까운 새입니다. 그런데 칠면조 역시 흰머리수리와 마찬가지로, 미국 이전부터 북미와 남미 원주민들에게 중요한 새였습니다. 나바호 족에게 칠면조는 신성한 새로, 그들은 다양한 의식에 칠면조의 깃털을 사용하였습니다. 아즈텍 족의 사람들 역시 자신들의 신인 테스카틀리포카가 칠면조의 모습을 취할 수 있다고 여겼으며, 테스카틀리포카의 사제들은 흰 칠면조 깃털로 만들어진 머리 장식을 썼다고 합니다. 칠면조의 모습을 한 테스카틀리포카는 사람들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죄를 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명절이면 모두들 칠면조를 먹는 것일까요.


암컷 칠면조와, 아직 머리가 벗어지기 전인 어린 칠면조들입니다. / Kevin Cole on Flickr
암컷 칠면조와, 아직 머리가 벗어지기 전인 어린 칠면조들입니다. / Kevin Cole on Flickr

추수감사절로 얘기를 시작해서인지 오늘은 칠면조의 생태보다는 칠면조와 관련된 이야기 위주로 포스트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워낙 할 얘기가 많은 새이다 보니, 칠면조의 생태에 관한 부분은 나중에 다른 포스트를 작성하며 다시 얘기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신 오늘은 포스트를 끝내기 전에, 쉽고 재미있는 손 칠면조(hand turkey) 그리기를 짧게 소개해보려 합니다.


사실은 모자뿐만 아니라 앞치마도 급조했습니다.
사실은 모자뿐만 아니라 앞치마도 급조했습니다.

여기부턴 화가라면 베레모를 써야 한다는 편견 때문에 10분 만에 급조한 빨간 모자를 쓴 귀여운 조수와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이 포스트를 보며 손 칠면조를 그리시려는 여러분께서는 굳이 베레모를 쓰실 필요는 없으니 안심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스크롤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카카포의 녹색 깃털은 은신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귀엽습니다.
카카포의 녹색 깃털은 은신에 용이할 뿐만 아니라 귀엽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손 칠면조를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손 칠면조를 그리기 위해선 당연히 손이 필요한데요. 손을 준비하셨다면 종이 위에 손을 올리고 윤곽을 따라 그립니다. 자기 손을 쓰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남의 손을 빌리는 것도 괜찮습니다. 손 칠면조를 그리는 손의 손가락은 다섯 개가 보편적입니다만 다소 많거나 적어도 문제는 없으니 각자의 취향에 맞는 손을 준비해보도록 합시다. 물론 앞발이나 날개도 괜찮습니다.


카카포치고는 굉장히 잘 그렸습니다. 칭찬해줍시다.카카포치고는 굉장히 잘 그렸습니다. 칭찬해줍시다.
카카포치고는 굉장히 잘 그렸습니다. 칭찬해줍시다.

손의 윤곽을 따라그린 후엔 잠시 뿌듯하게 감상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손이 칠면조가 되기 위한 약간의 디테일을 추가해줄 건데요. 얼굴에 길게 늘어진 볏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제법 칠면조같이 보입니다. 원하신다면 더 많은 디테일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귀여운 조수의 귀여운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귀여운 조수의 귀여운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춰 색을 칠해주면 손 칠면조가 완성됩니다. 이 손 칠면조 그리기가 즐거우셨던 분들은 손에 물감을 묻혀 손도장을 찍은 후 윤곽선과 디테일을 덧그리는 방식으로도 손 칠면조를 만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럼 이상으로,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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