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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부리오리

Knob-billed duck, 쿠키 앤 크림 앤 쿠키 앤 크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더위도 어느새 사그라드는 낌새를 보이는 8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여름이 가고 있는 이 시점에, 모두들 아이스크림은 충분히 드셨는지 모르겠는데요. 물론 아이스크림은 계절에 상관없이 맛있는 것이지만, 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 아이스크림은 참 각별합니다. 아이스크림의 종류 중에는 하얀 아이스크림에 검은 쿠키가 콕콕 박혀 있는 것이 있는데요. 쿠키 앤 크림, 또는 쿠앤크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는 이 단어는 검은색과 흰색의 조합을 칭하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의 포스트에선 쿠키 앤 크림같은 새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볏과 부리가 있는 볏부리오리입니다. / Manojiritty on Wikimedia commons

오늘 소개할 새는 볏부리오리입니다. 몸길이는 56~76cm 정도로 오리 중에서 제일 큰 편이며, 수컷이 암컷에 비해 큰 새이기도 하죠. 이 새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역시 이름에도 들어가 있는 커다란 검은 볏일 텐데요. 부리 위에 달려 있기 때문에 부리처럼 딱딱할 것 같지만, 실제론 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이 볏은 수컷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으며, 번식기에는 조금 더 커진다고 하네요. 쿠키 앤 크림으로 포스트를 시작해서 그런지, 볏부리오리의 검은 볏이 초콜릿 쿠키와 닮은 것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쿠키 함량엔 개인차가 있습니다. / © sebastianlescano

볏부리오리의 머리와 목은 흰 깃털 사이에 검은 점이 콕콕 박혀 있는 것이 쿠키 앤 크림과 아주 유사한데요. 유감스럽게도 색깔뿐만 아니라 맛도 쿠키 앤 크림인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볏부리오리는 무리 생활을 하는 새이니, 혹시 독자분 중에 볏부리오리가 계시다면 가장 가까이 있는 볏부리오리의 목을 핥아 보고 어떤 맛이 났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자신의 목을 핥아 봐도 되겠지만 그건 아무리 목이 유연하더라도 굉장히 힘든 일이니까 말이죠. 볏부리오리의 검은 깃털로 덮인 등과, 흰 깃털로 덮인 배 역시 흑백 조합이란 점에서 머리와 목 못지않게 쿠키 앤 크림이란 표현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메리카쿠앤크볏오리의 암컷입니다. / BS Thurner Hof on Wikimedia commons아메리카쿠앤크볏오리의 수컷입니다. / BS Thurner Hof on Wikimedia commons

사실 이와 같은 쿠앤크 오리는볏부리오리만이 아닙니다. 아메리카볏오리(American comb duck, 또는 comb duck)라는, 볏부리오리와 아주 닮은 오리가 있기 때문이죠. 사실 이 두 종의 오리는 한때 같은 종으로 여겨졌으며, 요즘은 다른 종으로 분류되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 두 종을 구분할 수 있는 첫 번째 차이점은 옆구리 색입니다. 아메리카볏오리의 옆구리는 볏부리오리의 옆구리에 비해서 짙은 색을 띠는데요.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자면 볏부리오리 암수의 옆구리는 각각 밝은 회색과 얼룩덜룩한 흰색을 띱니다. 그리고 아메리카볏오리 암수의 옆구리는 각각 검은색과 회색을 띠죠.


앞의 친구는 옆구리를 보여줄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 아쉬운 대로 이집트기러기(Egyptian goose)의 옆구리라도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 Peter Steward on Flickr

옆구리를 보여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오리들과 친밀하지 않다면, 옆구리 대신 서식지를 물어보는 방법이 있는데요. 볏부리오리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남부 지역이나 남아시아 등에 서식하는 새입니다. 그리고 아메리카볏오리는 아메리카가 들어가는 이름으로 보아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할 것을 예상할 수 있죠. 그렇다면 이 새들은 북미 또는 남미, 어쩌면 북미와 남미에 서식할 텐데요. 정답은 남미입니다. 그 외에도 볏부리오리가 아메리카볏오리보다 조금 더 크다는 등의 차이점이 있는데요. 이건 다른 대륙에 사는 두 새를 같은 장소에 모아 놓고 비교하지 않으면 알기 힘들기 때문에, 항공 마일리지와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시다면 그닥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날개의 녹색 광택까지 보이지 않는 이 사진이면 완벽한 쿠키 앤 크림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 Di on Flickr

오늘은 쿠키 앤 크림 같은 깃털을 가진 새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계속 쿠키 앤 크림 얘기를 하다 보니 먹고 싶어졌기 때문에, 저는 조만간 쿠키 앤 크림 아이스크림을 확보하기 위한 길고 험난한 여정에 나서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도 이 포스트를 읽은 후 쿠키 앤 크림이 먹고 싶어지셨을지 궁금해하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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