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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위도우버드/긴꼬리천인조

long-tailed widowbird/long-tailed paradise whydah, 검은 상복

날이 계속 습하고 더우니 몸도 마음도 축축 늘어지는 7월입니다. 어차피 무언가가 축 늘어져야만 한다면 지쳐 늘어진 육신을 보는 것보다는 새의 긴 꽁지깃이 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축 쳐진 것을 보는 것이 더 기분 좋은 일이겠죠. 그런 뜻에서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케찰긴꼬리딱새에 이어 또 다른 긴 꼬리를 가진 새를 소개해 보도록 할 텐데요. 긴 꼬리를 가진 수많은 새들 중에서도 꽤나 헷갈리는 새를 둘 골라 보았으니, 오늘의 글은 두 새를 비교해 보는 내용이 주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꼬리가 긴 긴꼬리위도우버드입니다. / Bernard DUPONT on Flickr꼬리가 긴 긴꼬리천인조입니다. / Sharp Photography, sharpphotography.co.uk

오늘 소개할 두 새는 긴꼬리위도우버드(long-tailed widowbird)와 긴꼬리천인조(long-tailed paradise whydah)입니다. 이름에 '긴꼬리'가 들어가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긴 꽁지깃이 특징적인 새들이죠. 긴꼬리위도우버드의 영명에서 widowbird를 직역하면 과부(寡婦)새가 되는데요. 이는 길고 검은 깃털이 과부의 검은 상복과 닮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의 유래가 된 긴 꽁지깃은 번식기의 수컷에게만 자라나는데요. 또한 긴꼬리위도우버드 암컷은 수컷이 죽는다고 상복을 입지 않습니다.


내 이름은 천인조... 한때는 과부라고 불렸던 사내지....... / Bernard DUPONT on Flickr

웹에서 긴꼬리천인조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에서 오늘의 두 새를 전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검고 긴 꽁지깃을 가진 whydah들에게도 'widow bird'라고 불렸던 과거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유독 위도우버드와 천인조라는 명칭은 혼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이 블로그 내에선 혼동을 피하기 위해 widowbird와 whydah를 각각 위도우버드와 천인조라고 부르도록 하겠는데요. 물론 widowbird를 과부새라고 번역할 수도 있겠지만, 교미를 마친 수컷이 몰살되지 않는 이상 과부새란 이름은 이 새의 특성을 그닥 잘 나타내는 이름은 아니죠. 하지만 현재는 다른 적절한 명칭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일단은 영명을 그대로 읽도록 하겠습니다.


꽁지깃이 좀 버거워 보이는 긴꼬리위도우버드입니다. / Francesco Veronesi on Flickr

긴꼬리위도우버드와 긴꼬리천인조는 이름 외에도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마주쳤을 때 이름이 헷갈려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긴 꼬리 새들은 아프리카에 서식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아주 넓으며 두 새의 서식지는 거의 겹치지 않는데요. 긴꼬리위도우버드는 아프리카 남부에, 긴꼬리천인조는 아프리카 동부에 주로 서식하는 새입니다. 번식기 수컷의 꽁지깃이 검고 길며, 몸에 흰색과 붉은색의 깃털이 있는 것도 두 새의 공통점 중 하나인데요. 긴꼬리위도우버드는 날개에서만 희고 붉은 깃털을 찾아볼 수 있으며, 긴꼬리천인조는 뒷목과 배는 희며 가슴은 붉습니다. 또한 번식기 수컷의 꽁지깃은 긴꼬리위도우버드와 긴꼬리천인조가 각각 50cm와 35cm 정도로, 꽁지깃으로도 두 새를 구분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는 예의를 아는 사람이니, 꽁지깃의 길이를 재기 전엔 항상 정중하게 당사자의 허락을 구하도록 합시다.


꼬리가 길지 않은 긴꼬리천인조 암컷입니다. / © Bird Explorers

긴꼬리딱새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두 긴 꼬리 새들도 긴 꽁지깃을 볼 수 있는 것은 번식기뿐입니다. 비번식기의 새들은 모두 갈색과 검은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암수를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죠. 특히나 긴꼬리천인조는 암수 모두 몸길이가 13cm 정도로 비슷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고는 구분이 불가능하다고 봐도 되겠는데요. 긴꼬리위도우버드는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더 큰 새로, 몸길이가 암수 각각 15cm와 20cm 정도이기 때문에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겠습니다.


번식기와 비번식기의 경계에 서 있는 수컷 긴꼬리위도우버드의 뒷머리에 바람이 스쳐가고 있습니다. / Derek Keats on Flickr

오늘은 검고 긴 꼬리를 가진 새들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번식기의 수컷에게 긴 깃털이 자라나는 두 새를 같이 소개했단 점에서 지난번에 소개한 깃발 쏙독새 포스트가 생각나는데요. 지난 포스트의 쏙독새 수컷들은 날개에 깃발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포스트의 수컷 과부들은 상복을 입고 있었으니 다음엔 또 어떤 공통점을 가진 새들을 묶어서 소개할지 고민해 보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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