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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_빠져나가는.jpg

화려함이 두 배

오늘의 포스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쁜 일이 두 가지나 있어 알려 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는 날개와 부리의 구독자가 감사하게도 천 명을 넘었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마침 오늘의 포스트가 이 블로그의 200번째 포스트라는 것인데요. 기념비적인 200번째 포스트의 주제를 뭘로 정할까 고민하며 100번째 포스트를 다시 읽어 보니 주제가 무려 새들의 왕입니다. 과거의 저는 미래의 저에게 아주 큰 부담을 남겨 주었는데, 그렇다고 글을 안 쓸 수는 없으니 어디 한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300번째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을 미래의 저는 지금의 저보다 더 애써 주시길 바랍니다. 200번째 포스트라면 어떤 방향으로든 100번째 포스트의 두 배는 되어야 할 텐데요. 저에게 봉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화려하게 늘어지는 길고 풍성한 깃털입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화려한 깃털이 두 배로 나오는 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cwalker71 on Flickrcwalker71 on Flickr

오늘 소개할 것은 어마어마한 깃털을 가진 새가 둘이나 등장하는 짤입니다. 위의 두 사진 중 왼쪽 사진은 '공작이 나는 모습'을 모아둔 게시물에 자주 등장하고, 오른쪽 사진은 '영혼이 빠져나가고 있는 공작'이라는 제목의 유머짤로 돌곤 하는데요. 오늘의 짤의 원본은 2010년 4월에 미국 뉴저지주의 코핸직 동물원(Cohanzick Zoo)에서 촬영된 사진이며, 원작자는 Flickr 유저 cwalker71인데요. 안타깝게도 현재 원출처에선 사진이 지워져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빠져나간 영혼은 사실 영적인 존재가 아니라 깃털이 흰색일 뿐 살아 있는 공작인데요. 사진은 꽤 살벌하게 나오긴 했지만 원작자에 따르면 두 공작은 서로 진심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었으며, 실수로 서로의 깃털을 밟는 일을 제외하면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합니다.


파란색이 고운 수컷 인도공작입니다. / Jordan Crowe on Flickr

'공작'은 보통 꿩과 공작속에 속하는 인도공작(Indian peafowl)과 자바공작(green peafowl 또는 Java peafowl), 그리고 꿩과 아프리카공작속에 속하는 콩고공작(Congo peafowl)까지 세 종의 공작을 총칭하는데요. 오늘 소개할 공작은 이 중에서도 인도공작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인도아대륙에만 서식하는 새였지만 지금은 전 세계로 퍼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공작이라고 하면 이 인도공작을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무대 뒤의 보송보송한 엉덩이와 짧은 꽁지깃이 보입니다. / JanetandPhil on Flickr

인도공작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길고 화려한 꼬리일 텐데요. 이 때문에 공작은 봉황뿐만 아니라 주작이나 피닉스, 난새와 같은 다양한 전설 속 새의 외형을 묘사할 때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이 화려한 깃털은 뒤로 길게 늘어지기 때문에 편의상 꼬리라고 표현하긴 하지만 사실 꽁지깃이 아닌데요. 공작의 길고 화려한 장식깃은 허리에서 자라나며, 이 깃털을 세웠을 때 뒷모습을 보면 짧은 꽁지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화려한 장식깃은 수컷만 가지고 있으며, 오늘의 짤의 새는 치렁치렁한 깃털로 볼 때 둘 다 수컷임을 알 수 있죠.


당신을 바라보는 인도공작입니다. / Kuribo on Flickr

인도공작 암컷은 수컷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 깃털을 가지고 있고, 장식깃이 없기 때문에 몸길이도 수컷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컷이 암컷에 비해 화려한 것은 아주 흔한 일이긴 합니다만, 공작 수컷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하기 때문에 우리의 판단력을 흐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컷을 잠시 치워 보면 인도공작은 암컷도 아주 크고 화려한 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머리에는 수컷과 마찬가지로 깃털관이 있으며, 목에는 녹색 깃털이 반짝이고 몸길이는 1m에 육박합니다. 인도공작 수컷의 다채로운 깃털이 보석 같은 느낌이라면, 암컷의 광택이 나는 갈색 깃털은 금속 세공품 같은 느낌이 들죠.


길다 못해 거추장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장식깃 때문인지 인도공작은 날지 못하는 새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도공작이 땅에 있는 것이 많이 관찰되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인도공작은 꿩과의 다른 새들처럼 걷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천적을 피해야 할 때, 잠자리가 될 나무로 올라갈 때, 또는 그냥 날고 싶어졌을 때 등 필요한 순간이 찾아온다면 잘 날 수 있죠. 수컷이 긴 장식깃을 달고 나는 것은 꽤나 버거워 보일 때도 있습니다만, 수컷 공작으로 태어난 이상 감수해야 할 숙명이니 어떻게든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워낙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깃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인도공작은 상대적으로 평범한 부분들이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대표적인 부분 중 하나는 울음소리입니다. 화려한 외모를 보고 아름다운 선율을 기대한다면 인도공작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요. 누군가는 이 화려한 새의 울음소리에 기대가 너무나 컸던 모양인지, 인도공작을 천사의 깃털과 악마의 울음소리를 가진 새라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위 영상에서 공작의 깃털을 감상하다 보면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는데요. 악마의 울음소리보단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형의 울음소리에 가깝지 않은가 합니다.


어떤 각도에서 봐도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 Jan Arendtsz on Flickr

인도공작의 발은 울음소리만큼이나 저평가되는 부위 중 하나입니다.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사디의 싯구 중엔 '공작은 아름다운 깃털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만 자신의 못생긴 발을 부끄러워한다'는 구절이 있는데요.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인도공작의 발은 크고 튼튼하여 걷기 좋은 전형적인 꿩과의 발입니다. 특별히 독특하게 생긴 것도 아닌데, 굳이 못생겼다고 표현을 하는 것은 몸만큼 화려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멋진 사진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Cristiano Oliveira on Flickr

오늘은 화려한 깃털을 가진 새 인도공작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화려한 깃털에 관한 얘기로 포스트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늘의 포스트에선 인도공작의 외모에 관해 주로 얘기했는데요. 공작에 관해선 소개할 사진과 특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분명 관련 포스트를 또 작성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시 한 번 구독자 1000명 달성 감사드리며, 300번째 포스트 주제는 뭘로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같은 날찍힌다른사진들도모아 보았습니다.cwalker71 on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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