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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구지

Lesser res, 성지의 새

지난주의 포스트에서는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희귀한 새 툴루버에 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주도 그 흐름을 이어, 오늘의 포스트에선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어느 희귀한 새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새의 종류가 무엇일까요???이 새의 종류가 무엇일까요???이 새의 종류가 무엇일까요???
이 새의 종류가 무엇일까요???

위에 보이는 것이 오늘 소개할 희귀한 새의 사진입니다. 얼핏 보기엔 갈색의 흔한 어린새입니다만, 이 새의 존재가 사진으로 확인된 것은 한국의 조류계를 발칵 뒤집어버릴 정도의 대발견이었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21세기 최고의 발견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새의 정체를 알아보기에 앞서, 이 사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진의 출처는 2007년 5월에 올라온 한 질문 글인데요. 이 역사적인 글은 여기에서 직접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처음 게시된 순간부터 큰 화제가 되었으며, 새에 관한 관심을 증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기에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성지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새의 이름은 화질구지로, 일부 지역에서 화질구리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름의 유사성 때문에 화질구지는 직박구리와 유사한 새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질구리와 직박구리는 우연히 비슷한 이름이 붙었을 뿐, 전혀 다른 새입니다.


그리고 위의 답변으로 알 수 있듯이, 화질구지는 대충 멸종 위기쯤(Approximately endangered, AP)의 희귀한 새입니다. 주로 산기슭이나 숲에 서식하는 이 새들은, 인가 가까이에도 서식하는 딱새와는 달리 도시에선 보기 힘든 새이죠. 어쨌든 너무 귀여운 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청소년기의 화질구지입니다. / 이번 포스트도 이 사진을 제공해주신 어머니께 바칩니다.
청소년기의 화질구지입니다. / 이번 포스트도 이 사진을 제공해주신 어머니께 바칩니다.

어릴 때는 갈색을 띠는 화질구지는 성장하며 다양한 색을 띠게 됩니다. 완전히 성체가 된 화질구지의 꼬리는 주황색이며, 암수 모두 날개에 흰 깃털이 자라나는데요. 이러한 특성들은 놀라울 정도로 딱새와 일치합니다.

화질구지는 딱새와 외모 및 생태가 굉장히 유사한 탓에 서로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 두 새는 서식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딱새는 개체수가 많고 사람과도 제법 가까운 새지만, 화질구지는 대충 멸종 위기쯤인 새이며 도시에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도시에서 배가 주황색인 새를 보았다면 그 새는 높은 확률로 딱새일 것입니다. 


좌측이 화질구지 성체 수컷, 우측이 딱새 성체 수컷입니다. / urasimaru on Flickr, Alpsdake on Wikimedia commons좌측이 화질구지 성체 수컷, 우측이 딱새 성체 수컷입니다. / urasimaru on Flickr, Alpsdake on Wikimedia commons
좌측이 화질구지 성체 수컷, 우측이 딱새 성체 수컷입니다. / urasimaru on Flickr, Alpsdake on Wikimedia commons

움직이는 화질구지와 딱새를 구분하는 것은 전문가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앉아있는 두 새를 구분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죠.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화질구지는 테두리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깃털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성체의 깃털뿐만 아니라 어린 새의 솜털에서도 나타나는데요. 과학자들은 이러한 특성이 의태의 목적으로, 포식자로부터의 생존에 적합하게 진화한 결과라고 추측합니다. 놀랍게도 이런 깃털을 가지고 있는 새는 화질구지뿐이 아닌데요. 이 독특한 특성으로 화질구지 못지않게 유명한 새인 후드윙크에 관한 포스트도 조만간 작성해보려 합니다.


암컷 딱구지입니다. / Gary Leavens on Flickr
암컷 딱구지입니다. / Gary Leavens on Flickr

깃털의 일부 구조를 제외하면 굉장히 유사한 화질구지와 딱새 사이에선 종종 혼혈이 태어나기도 합니다. 이 종간잡종은 두 새의 이름을 합쳐 딱구지와 같은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딱구지의 깃털들은 화질구지와 딱새의 중간 정도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화질구지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신 이 딱구지들의 분포는 화질구지보다 딱새에 더 가깝기 때문에, 도시에서 화질구지와 같이 흐릿한 깃털의 주황색 새를 목격하였다면 그것은 딱구지일 확률이 높습니다.


화질구지 아종 성화질구지의 수컷입니다. / ken on Flickr
화질구지 아종 성화질구지의 수컷입니다. / ken on Flickr

화질구지에겐 성화질구지(St. lesser res, 聖畵質--)라는 이름의 아종이 존재합니다. 화질구지 자체가 워낙 드문 새인 탓에 이 아종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일반적인 화질구지의 깃털이 흐릿해 보이는데 그친다면, 이 성화질구지의 깃털은 흐릿해 보일 뿐만 아니라, 주변의 빛을 산란시켜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죠.


화질구지네요. / ⓒ dicotylowl
화질구지네요. / ⓒ dicotylowl

실은 저도 얼마 전 화질구지 성체를 목격하였습니다. 그런 뜻에서 직접 찍은 화질구지 사진 첨부하며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트로는 딱새에 관한 글이라도 써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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