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서

KĀKĀPŌ

RESCUED FROM THE BRINK OF EXTINCTION

지난 토요일인 3월 23일은 이 블로그가 만들어진 지 3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첫 포스트 주제도 카카포였고, 작년의 2주년 기념 포스트도 카카포가 주제였죠. 날개와 부리는 어찌 보면 카카포 덕분에 시작한 블로그라고도 볼 수 있으니, 2주년과 마찬가지로 3주년 역시 카카포와 관련된 포스트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비넥타이도 맸으니 어디 한번 샅샅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포스트에서는 카카포에 관한 책을 한 권 소개해 보고자 하는데요. 책의 제목은 'KĀKĀPŌ'로, 누가 봐도 카카포에 관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저자인 Alison Ballance는 동물학자이자 작가, 과학 방송인으로 이 책 외에도 동물에 관한 다양한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이 책은 2010년 처음 출판되었으며 2018년 9월에 개정판이 발매되었는데요. 오늘 제가 소개할 것은 2018년의 개정판이며, 블로그 2주년을 맞이하여 입양된 카카포 인형 윙주 씨가 리뷰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서론에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로 유명한 더글러스 애덤스의 카카포에 대한 묘사를 인용하는데요. '강아지만큼 애정이 넘치며, 고양이만큼 장난기가 많다'는 아주 사랑스러운 표현입니다. 이 외에도 이 책의 여기저기에서 카카포에 대한 애정 어린 표현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건 그만큼 카카포들이 사랑스럽기 때문이겠죠. 이 책의 본문은 크게 네 개의 파트로 나뉘는데요. 2010년에 출간된 초판을 읽었다면 앞의 세 파트는 우선 건너뛰고 네 번째 파트부터 읽어도 된다고 합니다만, 전 초판도 읽지 않았을 뿐더러 지금은 리뷰를 하고 있으니 첫 번째 파트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펠릭스 씨 코스프레를 해 보았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파트는 카카포의 생물학적인 특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포의 암수에 관해 얘기할 땐 각각 노라(Nora)와 펠릭스(Felix)라는 카카포의 생애를 같이 보여주는데요. 이 둘은 카카포 입양 실버 등급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카카포 보호의 역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분들입니다. 두 번째 파트는 카카포의 역사에 관한 얘기이며, 최근 60년간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한때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흔한 새 중 하나였던 카카포가 왜 멸종 직전까지 줄었는지, 그리고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다시 늘어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인형 카카포의 발과 카카포의 발입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카카포를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이루어져 왔는지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카카포에겐 최적의 환경일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겐 오지와 다를 바 없는 섬을 말 그대로 발로 뛰는 노력,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술과 장비의 발전, 그리고 여전히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아날로그한 방식들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죠. 마지막 네 번째 파트에서는 카카포에게 기념비적인 해였던 2009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록을 보여주고, 카카포의 미래에 관한 기대와 전망을 얘기합니다. 2019년 올해의 카카포 번식기는 카카포 보호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성공적인 번식기로 여겨지며, 3월 24일 현재 생존한 새끼 카카포는 총 69마리나 되는데요. 앞으로 쓰여질 카카포의 역사에서 올해의 번식기는 어떤 식으로 묘사될지 궁금해집니다.


여기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책의 뒷부분에 실려 있는 부록인데요. 여기에는 카카포 보호 프로그램이 시작된 1950년대 이후에 발견된 모든 카카포의 이름과 간략한 이력이 적혀 있습니다. 오늘 리뷰를 함께해주고 있는 윙주의 입양 서류상 이름인 블러스터-머피(Bluster-Murphy)의 설명을 살펴보면, 2009년생인 블러스터-머피는 생후 2주에 크게 다치고 발가락을 두 개 잃었지만 건강하게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블러스터'는 바람이 강한 날에 부화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며, '머피'는 이 카카포의 목숨을 살린 수술을 집도한 의사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카카포의 생애에 관해 읽어볼 수 있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책에 전부 실을 수 없을 정도로 카카포가 대번성하는 미래를 기대해 보게 됩니다.


인형 카카포와 아가 카카포와 으른 카카포의 옆모습입니다.

이 책은 카카포에 관해 알아보기에 아주 좋은 책인데요. 단점을 굳이 골라 보자면 모든 내용이 영어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누군가에겐 단점이 아니겠지만,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책을 읽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하지만 이 책은 글뿐만 아니라 사진도 아주 알차기 때문에, 당장 모든 내용을 정독하진 못하더라도 다양한 카카포 사진을 컬러로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값어치를 충분히 하지 않을까 합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1950년대 이후에 발견된 모든 카카포에겐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사진에 나온 거의 모든 카카포의 이름을 알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이죠.


겉표지와 속표지는 똑같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카카포로 시작된 블로그의 3주년을 맞아, 카카포에 관한 책을 한 권 소개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4주년 기념글의 주제도 카카포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쯤이면 뉴질랜드에 가서 진짜 카카포를 만나고 오기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년의 일은 내년의 저에게 맡기기로 하며,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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