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짤방

굉장히_화가난_새가.jpg

무섭게 위협한다\(`^')/

살다 보면 화가 나는 일이 참 많습니다. 그 원인은 다른 사람일 때도 있고 자기 자신일 때도 있죠. 그리고 그 화를 바로 표출할 수 있을 때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당신을 대신해서 화를 내 줄지도 모르는 어떤 작은 새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상대를 위협하고 있는 동그란 새입니다. 날개를 아주 격렬하게 파닥거리는 것을 보니 어쩌면 날개 끝까지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짤의 문구는 이 새를 매우 화가 난 뱁새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자면, 이 새는 뱁새가 아니라 흰머리오목눈이입니다. 뱁새와 흰머리오목눈이의 차이에 관해선 이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짤의 원본 사진입니다. / 凛(https://rinkoko77.exblog.jp/)

이름이 잘못 알려져서 이렇게 화가 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애초에 화가 난 것은 맞는 것인지 알아보려면 역시 직접 만나서 물어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을 텐데요. 안타깝게도 이 새를 직접 만나러 가는 것은 현실적인 여러 이유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신 온라인으로 이 새의 사연을 수소문해 보았습니다. 이 사진의 최초 출처는 이 블로그이며, 지금으로부터 꼬박 9년 전인 2010년 3월에 찍힌 것이라고 하는데요. 원작자에 따르면 이 사진은 날아가기 직전에 날갯짓을 하는 모습이며, 위 링크에서 날아가기 전에 가만히 가지에 앉아 있는 동그란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화가 났기 때문에 날아갔을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화가 났다는 명확한 증거도 찾을 수 없군요.


머리가 하얀 흰머리오목눈이입니다. / Vitalii Khustochka on Flickr머리의 많은 부분이 하얗지만 흰머리오목눈이에 비하면 하얗지 않습니다. / Darren on Flickr

이 새는 오목눈이(long-tailed tit, Aegithalos caudatus)의 아종인 흰머리오목눈이(A. c. caudatus)입니다. 이 새가 흰머리오목눈이라 불리는 것은 당연히 머리가 하얗기 때문인데요. 흰머리오목눈이는 완전히 새하얀 머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눈 위에 검은 무늬가 있는 다른 아종과 아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목눈이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널리 분포하는 새인데요. 그중에서도 흰머리오목눈이는 유럽 북부, 시베리아, 한국과 일본 북부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사진도 일본의 최북단인 홋카이도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하네요.


다음 깃갈이가 끝나기 전까진 이 친구가 무지개머리오목눈이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 nmahieu on Flickr

사실 흰머리오목눈이가 삶의 모든 순간을 흰 머리로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히 성체가 되기 전 어린 오목눈이에게는 눈을 가로지르는 검은 무늬가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는 청소년기의 흰머리오목눈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흰머리오목눈이라기엔 조금 애매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던 청소년 흰머리오목눈이는, 깃갈이를 한 후에야 완전히 하얀 머리를 갖게 되며 진정한 흰머리오목눈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꽁지깃을 빼면 사실상 솜공이라고 해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 Nicholls of the Yard on Flickr이 솜공이 무슨 사연으로 꽁지깃을 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그 외의 문제는 없어 보였다고 합니다. / Katy Wrathall on Flickr

오목눈이는 아주 작은 새로, 약 14cm의 몸길이 중 꽁지깃의 길이가 거의 반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특히나 흰머리오목눈이는 뽀얗고 동그란 것이 꼭 눈을 뭉쳐 놓은 것처럼 생겼고, 심지어 한국에선 겨울에 드물게 볼 수 있는 새이기 때문에 눈의 요정이라고 표현되기도 하는데요. 이와 같은 이명을 통해 우리는 흰머리오목눈이가 눈과 이슬만을 먹고 살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오목눈이는 곤충류와 거미류를 즐겨 먹는 새로, 진딧물을 좋아하며 식물의 씨앗이나 곡식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젤리빈과 닮았습니다. / Membeth on Wikimedia commons

오늘은 머리가 하얀 작은 친구 흰머리오목눈이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뽀얀 친구들은 오늘 소개한 사진 외에도 유명한 사진이 정말 많은데요. 각 사진을 소개할 때마다 새로운 얘기를 하자면, 아마 전부 소개할 즈음이면 이 친구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오목눈이 짤을 소개할 때를 대비하여 오목눈이에 관해 공부하러 가기 위해, 오늘의 포스트는 여기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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