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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시머리깃어치

Plush-crested jay, ´ㅇvㅇ`

세상엔 정말 별별 기념일이 다 있으며, 심지어 매해의 첫 월요일을 축하하는 날도 있습니다. 월요일은 주말이 지나 모든 일이 시작되는 날이며, 특히나 한 해의 첫 월요일은 그해의 첫 일주일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새해에 대한 희망, 열정, 에너지, 흥분에 가득 차서 보내면 되는 날인가 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월요일에 대한 관점을 바꿔 보려 해도, 월요일이 찾아오는 것은 달갑지 않은 경우가 많을 텐데요. 그런 뜻에서 오늘은 월요일에 대한 양가감정과 비슷한 새에 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민이 많아 보이는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 Stephen Baines on Flickr

오늘 소개할 새는 플러시머리깃어치입니다. 몸길이 32~36cm의 꽤 큰 새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어치(eurasian jay)와 비슷한 크기이죠. 남아메리카 중부에 서식하는 이 새는 다른 어치류의 새들처럼 잡식성이며 곤충이나 과일, 견과류 등을 좋아하는데요. 플러시머리깃어치는 이러한 먹이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삼림 지대에 주로 서식합니다만, 간혹 농경지나 과수원 근처에서 인간들의 작물을 털어가는 모습도 목격되곤 합니다.


북실한 머리깃과 황금빛 눈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 Tim Sackton on Flickr바나나향은 첨가되어 있지 않습니다.  / Gustavo Fernando Durán on Flickr

플러시머리깃어치는 아주 복슬복슬하여 한번 만져보고 싶은 머리깃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 머리깃이 보송보송한 직물인 플러시(plush)와 비슷하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플러시머리깃어치의 샛노란 눈은 복슬복슬한 머리깃 못지않게 인상적인데요. 학명인 Cyanocorax chrysops에서 chrysops는 희랍어로 금을 뜻하는 χρυσός(chrysos)와 눈을 뜻하는 ὄψ(ops)가 합쳐져 황금빛 눈을 의미합니다. 플러시머리깃어치의 배와 꼬리는 샛노란 눈과 잘 어울리는 옅은 노란색을 띠는데요. 특히 꼬리는 끝부분만 하얀 것이 바나나우유에 콕 담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이름에 관해 얘기하느라 다른 부분을 먼저 얘기하긴 했습니다만, 제일 눈에 띄는 플러시머리깃어치의 특징은 새파랗고 처진 눈썹이 아닐까 합니다. 이 눈썹 때문에 플러시머리깃어치는 모든 사진에서 몹시 시무룩해 보이죠. 플러시머리깃어치에게는 눈 위, 눈 아래, 뺨, 목 뒤에 파란 무늬가 있는데요. 이 중 머리에 있는 세 개의 무늬는 어린 새에게선 볼 수 없으며, 완전히 성조가 된 후엔 암수 모두에게 나타납니다. 위 영상의 초반에선 아직 깃털도 다 나지 않은 애기를 볼 수 있으며, 1분 7초 부분에서 성조와 거의 유사하지만 눈가에 파란 무늬가 없는 어린 새를 볼 수 있습니다.


ㆆvㆆ / ⓒ Victor Lucasㅇ`v´ㅇ / Noel Reynolds on Flickr

일반적으로 새의 이름엔 그 새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특이한 눈썹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름에 눈썹이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지는데요. 이는 아마도 이상한 눈썹을 가진 어치들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중 몇을 간단히 소개해 보자면 흰목덜미어치(white-naped jay)는 뒷덜미와 배가 새하얀 것을 빼면 플러시머리깃어치와 굉장히 유사하여 헷갈리지 않게 주의해야 하며, 스텔러어치(Steller's jay)는 눈썹적으로 플러시머리깃어치와 대척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눈썹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새들의 눈썹은 단지 눈 위의 깃털 무늬일 뿐이며 감정 표현을 하는 데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음으론 이 새가 시무룩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그렇다면 이 시무룩해 보이는 새는 정말로 생긴 것처럼 시무룩한 새일까요. 첫 인상과는 반대로, 플러시머리깃어치는 에너지 넘치고 시끄러운 새입니다. 위의 영상에서 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짧은 '깟깟'과 기계음 같은 '삐윸쀽쁔'은 둘 다 플러시머리깃어치의 울음소리인데요. 심지어 플러시머리깃어치는 다른 새나 동물의 소리를 따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영상보다도 훨씬 더 다양하게 시끄럽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플러시머리깃어치는 아주 사회적인 새이기도 하며, 번식기를 제외하면 무리를 이뤄서 다닙니다. 이 무리는 많게는 12마리의 새로 구성되는데요. 서식지와 성향이 비슷한 어치 친구인 보라어치(purplish jay)와 함께 무리를 이루는 것도 자주 관찰된다고 합니다. 위 영상의 시작 장면에서 센터를 차지하고 있는 새가 보라어치이며, 30초 부분부터는 플러시머리깃어치와 보라어치가 함께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기운이 나지 않는 월요일엔 플러시머리깃어치의 정면 사진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Marcio Ramalho on Flickr

오늘은 몹시 시무룩해 보이지만 시무룩하지만은 않은 새 플러시머리깃어치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새해의 설렘도 슬슬 가실 무렵 처음 맞는 월요일은 그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만, 그래도 어차피 맞아야만 한다면 굳이 시무룩하게 맞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주도 어찌어찌 잘 살아남아 즐겁고 행복한 일주일 보내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ㅇ)>  (´ㅇ)> / ⓒ Nicolas Olej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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