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우는 흔히 하늘의 우주쇼에 비유되곤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매년 8월이면 볼 수 있는 페르세우스 유성우입니다. 바로 이번 주인 8월 12일 새벽, 그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유성우는 굉장히 매력적인 주제이긴 하지만 유성우엔 날개도 부리도 없으니 유성우 얘기는 이쯤 하고, 대신 이 블로그에선 눈에 밤하늘을 담고 있는 올빼미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우스(Zeus)의 사진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
제우스(Zeus)의 사진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

이 올빼미가 오늘의 주인공 중 하나인 제우스(Zeus)입니다.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검푸른 눈과, 그 눈에 별처럼 떠올라 있는 흰 반점들이 매력적이죠. 하늘을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눈 때문에, 이 올빼미에겐 하늘의 신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zeustheblindowl)까지 있는 조류계의 유명인 중 하나입니다. 아니면 유명조라고 해야 할까요.


일반적인 서부비명올빼미(Western screech owl)의 눈은 이렇습니다. / budgora on Flickr
일반적인 서부비명올빼미(Western screech owl)의 눈은 이렇습니다. / budgora on Flickr

제우스는 수컷 서부비명올빼미(Western screech owl)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서부비명올빼미는 위 사진과 같은 노란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눈 역시 아름답긴 하지만 밤하늘이 떠오르진 않지요. 제우스가 밤하늘 같은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수정체피막백내장(capsular cataract)이라는 병의 영향입니다.


아름다운 눈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
아름다운 눈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

제우스는 2012년 여름, 남부 캘리포니아 어느 가정의 현관 앞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벽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던 제우스는 다행히도 크게 다치진 않았는데요. 몸은 금방 회복되었지만 진단 결과 그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우스는 시력이 정상 올빼미의 10%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으며, 벽에 부딪친 이유도 그것이었죠. 이에 제우스는 자연상태에서 혼자 살아남긴 무리라고 판단되어, 2012년부터 현재까지 Wildlife Learning Center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테코리타(Tecolita)의 사진입니다. / Lisa Brettschneider on Flickr
테코리타(Tecolita)의 사진입니다. / Lisa Brettschneider on Flickr

다음으로 얘기할 새의 이름은 테코리타(Tecolita)입니다. 제우스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제우스 못지않게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죠. 테코리타는 제우스와 같은 서부비명올빼미로, 양쪽 눈의 시력이 전혀 없는 모양입니다.


보석 같은 눈입니다. / ⓒ Eyes in the Sky
보석 같은 눈입니다. / ⓒ Eyes in the Sky

테코리타도 제우스와 마찬가지로 밤하늘 같은 눈을 가지고 있는데요. 같은 밤하늘이라도 테코리타의 눈은 별보다는 은하를 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테코리타는 Eyes in the Sky(EITS)에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략 7년간 보호를 받았고, 2011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은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군요.


푸쿠(Puku)는 서로 다른 색의 두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 ⓒ Eyes in the Sky
푸쿠(Puku)는 서로 다른 색의 두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 ⓒ Eyes in the Sky

오늘의 마지막 주인공인 푸쿠(Puku)는 테코리타가 있던 EITS에서 2011년부터 보호받고 있는 서부비명올빼미입니다. 푸쿠란 이름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인 추마시(Chumash)어로 서부비명올빼미를 뜻합니다. 직역하면 작은 회색 올빼미란 뜻이죠. 인간 이름을 Human이라 지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참 예쁜 이름입니다.


이 각도에선 별이 떠 있는 것 같네요. / ⓒ Eyes in the Sky
이 각도에선 별이 떠 있는 것 같네요. / ⓒ Eyes in the Sky

푸쿠는 발견 당시 한쪽 눈에만 25%의 시력이 남아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감염으로 인해 시력을 잃었다고 하는데요. 감염 자체가 원인이 된 것인지, 아니면 감염이 제우스와 같은 병을 발병시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소개하는 새가 전부 서부비명올빼미인 것을 보면, 이런 시력 상실이 서부비명올빼미들에겐 꽤 흔한 질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인 서부비명올빼미의 밤 사진입니다. / Bryant Olsen on Flickr
일반적인 서부비명올빼미의 밤 사진입니다. / Bryant Olsen on Flickr
붉은 눈의 제우스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붉은 눈의 제우스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
붉은 눈의 제우스입니다. / ⓒ Wildlife Learning Center

눈이 큰 야행성의 동물인 탓에 부엉이나 올빼미 사진은 적목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건 오늘 얘기한 서부비명올빼미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평소의 눈이 밤하늘 같다면, 적목현상이 일어난 제우스의 눈은 꼭 노을이 진 저녁 하늘 같습니다. 제우스와 푸쿠가 앞으로도 오래오래 건강하길 바라며, 아름다운 눈의 비명올빼미들에 관한 글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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