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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er

픽사가 해냈습니다

개나 고양이, 또는 인간과 같은 포유류를 조명한 영화는 많습니다. 하지만 조류를, 그것도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극장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런데 올해 여름, 정말로 너무 막 심장 아프게 귀여운 조류영화가 하나 개봉하여, 오늘은 그 귀여운 영화를 소개하는 포스트를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귀여운 영화는 디즈니·픽사의 'Piper'입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귀여운 어린 새가 자신의 공포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귀여운 영화이죠.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직접 영화관에 가서 보고 그 귀여움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느끼고 오시길 바라며, 이 포스트에서 스포일러는 최대한 지양하겠음을 알립니다.


볼이 빵빵한 귀여운 파이퍼입니다. / ⓒDisney·Pixar

이 영화의 주인공은 위에서 말했듯이 귀여운 어린 새, 파이퍼(Piper)입니다. 이 영화는 인간 기준으론 대사가 없는 데다가, 지금까지 제작되어온 수많은 성장스토리의 주인공은 남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파이퍼 역시 수컷이라 생각하기 쉬울 텐데요. 파이퍼는 암컷입니다. Piper는 도요과를 뜻하는 sandpiper에서 따온 동시에, 실제로 미국에서 여성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이름이기도 하죠.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는 성조는 파이퍼의 엄마로, 파이퍼와 마찬가지로 암컷입니다.


달리는 세가락도요입니다. / Mdf on Wikimedia commons

그럼 이름과 성별에 이어, 다음으로는 파이퍼의 종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웹상에서 파이퍼가 갈매기 새끼라는 오해가 종종 보이는데요. 파이퍼는 도요과의 새입니다. 하지만 도요과의 어떤 새인지, 정확한 종은 작중에서 명확하게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물론 도요의 언어로는 명시되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인간은 도요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작품 외적으로 말해보자면, 'Piper'의 등장 도요들은 여러 도요들의 모습을 참고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참고한 것은 위 사진의 세가락도요입니다.


귀여운 세가락도요 새끼입니다. / bigwavephoto on Flickr

파이퍼는 귀여운 아기새이니 귀여운 아기 세가락도요의 모습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저 어린 물새 특유의 보송보송하고 헐쭘한 귀여움은 정말이지 너무 귀엽고 귀여워서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긴부리참도요와 흑꼬리도요의 사진입니다. / Vijay Somalinga, Tony Sutton on Flickr긴부리참도요와 흑꼬리도요의 사진입니다. / Vijay Somalinga, Tony Sutton on Flickr

세가락도요는 철새이기 때문에 일 년 내내 관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세가락도요 외에도 위 사진의 긴부리참도요나 흑꼬리도요 등 귀엽고 다양한 도요과의 새들을 참고하여, 이 영화의 제작진은 정말로 귀여운 도요들을 창조해 낼 수 있었습니다.


위 영상을 보고 영화를 보면, 도요의 외모뿐만 아니라 일부 습성도 본따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감독도 이런 도요의 모습을 보고 'Piper'란 영화를 만들고자 마음먹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파이퍼의 깃털 모델이 된 것은 도요새가 아닌, 몬터레이 베이 아쿠아리움의 암컷 레이산알바트로스 마카나(Makana)입니다. 도요들은 굉장히 경계심이 많고 예민한 새들이라 가까이서 깃털을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마카나가 털갈이할 때 빠진 깃털들은 'Piper' 제작진에게 보내져 영화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위 영상에서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8년의 마카나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디자인된 / ⓒDisney·Pixar
파이퍼의 귀여운 모습들을 / ⓒDisney·Pixar
이쯤에서 한 번 더 / ⓒDisney·Pixar
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 ⓒDisney·Pixar


각각 'For the Birds', 'The Angry Birds Movie'의 새들입니다. / ⓒPixar, ⓒRovio·Sony각각 'For the Birds', 'The Angry Birds Movie'의 새들입니다. / ⓒPixar, ⓒRovio·Sony

사실 영화 'Piper'의 또 다른 의의라면 영화에 등장하는 새의 모습이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현실의 새와 유사하다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위 사진의 'For the Birds'는 2000년 픽사에서 제작된 단편영화인데요. 'Piper'와 같은 제작사에서 제작되었음에도 새의 모습은 굉장히 데포르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Piper'와 마찬가지로 올해 개봉한 'The Angry Birds Movie' 는 데포르메되다 못해 조류를 벗어날 지경입니다. 이건 여담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앵그리버드는 원작 게임의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원래 새란 전부 깃털로 구성된 동그라미니까요.


위에서 얘기한 두 영화 외에도 지금까지 제작된 애니메이션에서 조류들은 데포르메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카툰에서 동물에게 어느 정도의 변형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조류들은 대부분 포유류를 기준으로 데포르메되었었고, 행동 양식도 조류보단 포유류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죠. 그런 뜻에서 'Piper'에서 조류답게 데포르메된 데다가 귀엽기까지 한 도요를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굉장히 기쁜 일입니다.


세가락도요와 파이퍼입니다. / John J. Audubon, ⓒDisney·Pixar세가락도요와 파이퍼입니다. / John J. Audubon, ⓒDisney·Pixar

위 사진은 미국의 조류학자면서 화가였던 오듀본(John J. Audubon)이 그린 세가락도요(Calidris alba)와, 오듀본 스타일로 그려진 파이퍼(Hungrius Littlus Birdis.)입니다. 오듀본은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조류학자로, 영화 제작진은 그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오듀본 스타일의 파이퍼를 그린 것이죠. 이런 사전지식이 필요한 얘기는 제쳐 두고도, 오듀본 스타일로 그려진 파이퍼는 굉장히 귀엽습니다.


트레일러가 공개되면서부터 그 귀여움으로 화제가 되었던 파이퍼는, 영화 개봉 후 본격적으로 전 세계인의 심장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다우면서 귀여운 영화가 개봉한 것이 굉장히 기쁩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전 세계인이 새의 귀여움을 더욱더 알아가길 바라며,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Piper' 상영이 끝나고 나오던 장편영화도 굉장히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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