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짤은, 그동안 인간들이 알지 못하던 새들의 주택구조에 관해 밝혀낸 것으로 유명해진 움짤입니다. 새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담아낸 것으로 호평을 받은 짤이죠.


이 움짤의 새는 굉장히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영상을 만든 것일까요.


사실 이 움짤의 원본은 Robinsons사의 주스 'Be Natural'을 광고하기 위해 2009년에 만들어진 영상입니다. Rattling Stick의 Andy McLeod가 제작한 이 영상에서 새는 자연을 대표하는데요. 즉 이 광고의 줄거리는 자연이 주스를 고른다면 이 주스를 고를 것이라는, 주스의 이름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내용입니다. 최대한의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CG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훈련받은 여섯 마리의 배우들이 연기하였죠. 영상을 자세히 보면 장면마다 새들의 깃털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입금이 안 됐는지 털결이 조금 거칩니다. / Juan Emilio on Flickr
입금이 안 됐는지 털결이 조금 거칩니다. / Juan Emilio on Flickr

움짤의 정체를 알았으니, 지금부턴 이 영상의 요소들을 하나하나 분석해볼 텐데요. 먼저 이 광고에 등장한 배우에 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귀여운 녹색 배우의 정체는 카나리아입니다. 일반적으로 카나리아는 노랗거나 붉은 깃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애완카나리아(Serinus canaria domestica)와 달리 야생의 카나리아(Serinus canaria)는 저런 녹색과 회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이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은 외출했던 카나리아가 집에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되는데요. 입구의 새 전용 신발이 깜찍합니다. 이 새는 신발을 신지 않은 걸 보니 가볍게 날아갔다 오는 외출이었나 보군요. 저 신발들은 레인부츠라고 하니, 날이 맑아서 신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집 안에 걸려있는 흑백 사진으로 볼 때 카나리아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카나리아가 장난감을 정리할 때 집의 전체적인 내부를 볼 수 있습니다. 깃털이 진해진 것이 아마 여기서 두 번째 배우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벽에 걸린 가족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정리를 마친 새가 이동하는 부분에선 위쪽의 사슴벌레 박제가 눈에 띕니다. 숫사슴 못지않게 멋진 뿔을 가지고 있죠. 의자의 모양은 둥지에서 본따지 않았나 싶습니다. 의자가 많은 것을 보니 여럿이 사는 집일지도 모르겠네요.


세 번째 배우가 텔레비전을 켜자 비둘기 씨(Columba livia domestica)가 진행하는 새 뉴스가 나옵니다. 고양이도 고양이지만 깃털고르기가 탈모를 유발한다는 뉴스가 무섭군요.


그래서 채널을 돌려봅니다. 음악채널인 모양이군요. 왼쪽의 캔들 벽난로가 귀엽습니다.


텔레비전의 새는 굴뚝새(Troglodytes troglodytes)로 생각됩니다. 꼬리를 세우고 머리를 양쪽으로 흔들며 노래를 하지요. 굴뚝새들이 부르는 노래는 The Bobbetts의 'Baby You Belong to Me'로, 이 링크에서 음원의 미리듣기 및 구매가 가능합니다. 영상에 수록된 부분은 미리듣기의 약 17초쯤부터군요.


그리고 아마도 네 번째 배우가 노래를 따라부르며 부엌으로 가는데요. 아까 잠깐 보였던 카나리아의 가족사진을 좀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양념통 너머로 여전히 열창하고 있는 굴뚝새가 보이는군요. 냉장고 앞에 붙은 메모의 내용이 신경 쓰입니다.


다섯 번째 배우가 냉장고 문을 열며 드디어 이 영상이 광고하려 하는 음료가 나옵니다. 그 옆엔 애벌레 소시지가 보이는데요. 카나리아들의 주식은 씨앗이니 아무래도 저 소시지는 기호식품인 것 같군요.


이 다음 장면이,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시계의 모델이 된 것은 아마도 인간(Homo sapiens)으로, 복식과 소리를 보니 그중에서도 아종인 Homo sapiens sapiens 같네요.


시계를 보는 동안 어느새 카나리아는 상차림을 마쳤습니다. 아직 네 시밖에 안 됐는데 굉장히 이른 저녁을 먹네요. 옷걸이에 걸려있는 모자가 굉장히 깜찍합니다. 이 장면에 나오는 것이 여섯 번째의 마지막 배우인 것 같네요.


벽에 붙어있는 차트는 이 두 개로, 아무래도 이 카나리아는 생태학에 관심이 많은 모양입니다.


카나리아가 읽고 있는 잡지의 제목은 'Tweet'인 것 같네요. 


잔이 여러 개가 준비된 것을 보니 아무래도 손님이 더 올 예정인가 봅니다. 잡지를 읽는 카나리아 뒤로 여전히 열창하고 있는 굴뚝새가 보이고, 주스를 소개하며 광고는 끝납니다.


오늘은 귀여운 새가 나오는 귀여운 광고를 분석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위 광고의 주스는 저도 마셔본 적이 없으며, 이 글은 주스 광고 목적의 글이 아니었음을 밝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나리아의 귀여움을 광고하는 목적은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배우의 정면 캡처 남기며, 오늘의 글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Be na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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