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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_owl.jpg

야채 포함

16세기의 이탈리아에는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라는 화가가 있었습니다. 과일이나 꽃, 동물 등을 조합하여 사람을 표현하는 독특한 화풍으로 유명한 아르침볼도의 그림에는 몇 번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매력이 있는데요. 그는 7월 11일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머잖아 기일이 다가옵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아르침볼도가 그렸을 것만 같은 어느 새에 관한 포스트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바로 이 이미지입니다. 이런저런 과일과 야채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이쪽을 바라보는 한 마리의 올빼미처럼 보이죠. 이 이미지는 그림이라기엔 너무나 리얼하여 사진같이 보이는데, 그것은 이 이미지가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새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 이미지는 올빼미의 사진 위에 과일과 야채의 사진을 합성하여 만든 것으로, 물론 이런 새가 실존할 리가 없습니다.


오늘의 짤방인 과일올빼미(gwail owl)의 정체는 사실 가면올빼미(barn owl)였습니다. 이 사진은 2012년 2월 DeviantArt의 유저 Crystal-Claw가 처음 업로드한 것으로, 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원본은 지워졌지만 여기서 그 흔적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실은 올빼미 사진 외에도 합성에 사용된 사진을 전부 찾아보려 하였지만, 결국 수박 하나밖에 찾지 못했는데요. 혹시 수박 사진의 원출처 및 이 합성 사진을 만드는 데 사용된 다른 사진을 찾으신다면 언제든지 제보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사진은 암컷, 두 번째 사진은 수컷, 세 번째 사진은 연습 문제입니다. / TANAKA Juuyoh (田中十洋), Ross Elliott, David Ellis on Flickr첫 번째 사진은 암컷, 두 번째 사진은 수컷, 세 번째 사진은 연습 문제입니다. / TANAKA Juuyoh (田中十洋), Ross Elliott, David Ellis on Flickr첫 번째 사진은 암컷, 두 번째 사진은 수컷, 세 번째 사진은 연습 문제입니다. / TANAKA Juuyoh (田中十洋), Ross Elliott, David Ellis on Flickr

가면올빼미에 관한 포스트는 얼마 전에도 작성한 적이 있는데, 거기선 어린 외계빼미들이 성장하여 보송보송한 지구빼미가 되는 것에 관해 주로 얘기했었죠. 그런 뜻에서 오늘은 가면올빼미의 그 외의 특성들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면올빼미는 몸길이 30~40cm 정도의 새로, 이는 올빼미목(Strigiformes) 안에선 중간 정도입니다. 가면올빼미의 암수는 상당히 유사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상대적으로 몸집이 더 크고 눈에 띄는 반점이 있다면 암컷, 반점이 적거나 없으며 깃털 색이 밝아 전체적으로 뽀얗게 보이는 것이 수컷, 선명한 녹색을 띠며 배에 줄무늬가 있는 것은 합성이라고 보면 됩니다.


허옇고 벙실하고 보송보송한 유령입니다. / nick ford on Flickr

뽀얀 깃털과 하트 얼굴이라는 보송보송한 생김새 때문에, 가면올빼미는 울음소리도 보송보송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요. 가면올빼미의 울음소리는 일반적으로 올빼미목 하면 생각나는 '부엉부엉'보다는 날카로운 '키야ㅏ아아ㅏㅏ아아아아악'에 가깝습니다. 이와 같은 울음소리 때문에 가면올빼미에게는 '악마 올빼미(demon owl)'나 '유령 올빼미(ghost owl)'와 같은 흉흉한 이명들이 많이 붙었는데요. 울음소리도 울음소리지만 한밤중에 소리 없이 날아다니는 허옇고 벙실한 것을 본다면 올빼미보다는 유령이 먼저 생각날 것 같기도 합니다.


사냥에 성공한 가면올빼미입니다. / Kentish Plumber on Flickr

오늘의 짤의 올빼미가 과일과 야채로 이루어져 있던 것을 생각해보면, 가면올빼미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새일까요. 다른 올빼미들과 마찬가지로, 가면올빼미는 식단의 90%가 작은 포유류로 구성된 육식 조류입니다. 비행할 때 소리가 나지 않는 보송한 깃털과 비대칭적인 귀, 잘 발달한 안면판(facial disc) 등의 외형적인 특성을 통해서, 가면올빼미가 청각을 주로 사용하는 야행성 육식 조류라는 것은 꽤 쉽게 추측할 수 있죠. 가면올빼미는 비슷한 크기의 다른 올빼미들에 비해 대사율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먹이를 먹어야 하는데요. 이 때문에 가면올빼미 서식지의 농부들은 밭 가까이에 가면올빼미의 둥지를 준비하여 설치류로부터 밭을 보호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가면올빼미는 반으로 잘라 놓은 사과와 얼굴이 닮은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죠. / Phil Fiddes on Flickr

오늘은 과일로 이루어진 줄 알았더니 보송보송함으로 이루어진 올빼미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이번 달 1일이 마침 국제 과일의 날(International Fruit Day)이었다고 하는군요. 비록 오늘의 짤은 합성이었지만, 과일을 닮은 새나 이름에 과일이 들어가는 새들에 관해서도 언젠가 소개해 보기로 마음먹으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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