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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나

Jacana, 그녀의 하렘

오늘 소개해드릴 새는 자카나과에 속하는 여덟 종의 자카나입니다. 그 여덟 종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레서자카나 (Lesser jacana)
  • 아프리카자카나 (African jacana)
  • 마다가스카르자카나 (Madagascar jacana)
  • 볏자카나 (Comb-crested jacana)
  • 물꿩 또는 꿩꼬리자카나 (Pheasant-tailed jacana)
  • 구리날개자카나 (Bronze-winged jacana)
  • 노던자카나 (Northern jacana)
  • 아랫볏자카나 (Wattled jacana)


볏자카나의 사진입니다. / Brian Ralphs on Flickr

자카나과에 속하는 여덟 종의 새는 모두 위 사진의 볏자카나처럼 매우 긴 발가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커다란 발 덕분에 자카나들은 물 위에 떠 있는 연잎이나 수련잎 등의 식물 위를 걸을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 탓에 자카나들은 Jesus bird, lily trotter, lotusbird와 같은 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서자카나의 사진입니다. / Benjamin Hollis on Flickr

이 자카나들의 가장 특이한 점은, 가장 작은 자카나인 레서자카나를 제외하면 전부 일처다부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암컷 자카나들은 수컷보다 크고, 몇몇 종은 수컷보다 선명한 깃털을 가지고 있기까지 합니다. 이 늠름한 암컷들은 여러 마리의 수컷들이 있는 자신만의 하렘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각각 오른쪽과 아래에 있는 것이 암컷 아프리카자카나입니다. 암수의 크기 차이가 확연히 보입니다. / Bernard DUPONT on Flickr위 사진에서 각각 오른쪽과 아래에 있는 것이 암컷 아프리카자카나입니다. 암수의 크기 차이가 확연히 보입니다. / Bernard DUPONT on Flickr

자카나들에게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것은 전부 수컷의 역할입니다. 자카나의 서식지인 호수는 식자원이 풍부하여, 암컷 자카나가 알을 낳기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는 무시 가능할 정도입니다. 생식과정에서 암컷의 투자가 적기 때문에 암컷은 알을 낳은 후에도 다른 수컷과 교미할 수 있고, 자카나들은 일처다부의 하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카나의 하렘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하면 이런 느낌일까요. / Geoff Whalan on Flickr

하렘의 수컷들은 리시버(receiver)와 논리시버(non-receiver)로 나뉩니다. 리시버는 말 그대로 암컷에게서 알을 받는 정실수컷을 의미합니다. 알을 낳기 전의 암컷 자카나는 리시버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교미 역시 이 리시버 수컷과 가장 많이 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리시버는 자신의 자식일 확률이 높은 알을 암컷에게서 받을 수 있습니다.


교미를 막 마친 꿩꼬리자카나(물꿩)입니다. 왼쪽의 더 화려하고 꼬리가 긴 것이 암컷입니다. / Andrew on Flickr

물론 암컷 자카나는 리시버와 가장 많은 교미를 하지만, 그렇다고 측실수컷인 논리시버들과 교미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논리시버와의 교미는 수정을 위해서보다는 논리시버들이 암컷의 하렘에 머물게 하기 위해 이루어집니다.


하렘의 수컷들은 굉장히 다양한 상황에 암컷을 부릅니다. 그중 한 상황은 천적이나 다른 암컷이 자신의 영역에 들어왔을 때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수컷의 부름을 들은 암컷이 와서 불청객을 내쫓는데요. 하렘의 주인인 암컷이 자신에게 소홀했을 경우 수컷은 다른 암컷의 하렘으로 따라 떠나버리는 경우도 간혹 있는 모양입니다.


물 위의 둥지에서 알을 품는 수컷 자카나입니다. / Greg Kanies on Flickr

또 다른 상황으로는 암컷이 자신이 아닌 다른 수컷 가까이 있거나 자신과 너무 멀리 있을 때, 또는 교미가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리시버의 경우엔 암컷이 자신과의 교미에 소홀하면 알을 전부 깨버리기도 합니다. 하렘에서 수컷을 잃는 것보다는 리시버가 알을 깨버리는 것이 더 손해이기 때문에 암컷은 리시버의 보챔을 잘 받아줍니다.


이 수컷도 알을 받는 데에 성공했군요. / Matt Francey on Flickr

암컷이 큰 하렘을 가지고 있을수록 수컷들은 암컷을 더 많이 부릅니다. 이때의 부름은 암컷으로부터 성적인 관심을 끌어 교미를 하기 위한 유혹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암컷은 수컷의 모든 부름에 응답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이, 암컷에게 알을 받아 키우는 수컷은 암컷을 부르는 빈도가 굉장히 낮아집니다. 하렘의 승은상궁이 된 것이지요. 투기가 심한 수컷들을 여러 마리 거느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자카나의 날개엔 돌기가 있습니다. 천적을 쫓거나 영역 다툼을 할 때 사용되겠죠. / Benjamin Keen on Wikimedia Commons

이렇게 일처다부의 새들이라면 다른 새들과 달리 번식에서 탈락하는 수컷들이 없을까요. 다른 새들이 수컷만 번식 경쟁을 한다면 이 자카나들은 암수가 모두 경쟁해야 합니다. 자카나는 암수 모두 덩치가 클수록 좋은 영역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자카나 암컷들은 영역과 수컷들을 두고 다른 암컷들과 경쟁합니다. 이 과정에서 번식에 탈락하는 암컷과 자신의 영역을 갖게 되는 암컷이 생깁니다. 그리고 수컷들은 좋은 암컷의 하렘 자리를 두고 경쟁합니다. 그 과정에서 번식에 탈락하는 수컷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렘 자리를 차지했더라도 암컷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자신의 자손은 남기지 못하게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자카나 수컷이 새끼를 돌볼 때 보이는 신기한 습성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카나들은 새끼일 때 밝은 흰색과 노란색의 솜털을 가지고 있어 천적의 눈에 띄기 쉽습니다. 그래서 자카나 수컷은 위협을 감지했을 때 자신의 새끼들을 날개 속에 숨기고, 때로는 그렇게 새끼들을 품고 이동하기도 합니다.


위의 영상에서 여덟다리자카나의 형성 과정을 볼 수 있었다면, 이 영상에선 해체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자카나의 이 습성에 관해 찾아보던 중 새끼들이 성장할수록 수컷의 날개 밑에 들어갈 수 있는 새끼의 수는 적어진다는 당연한 얘기를 봤었던 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아빠, 나도! / Ian White on Flickr

여섯다리자카나가 여덟다리자카나가 되기 위해 두 다리가 허둥지둥하는 사진을 마지막으로 이번 포스트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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