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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조

Superb lyrebird, ♩♪♬♩♪♬♩♪♬♩♪♬♩♪♬♩♪♬

오늘 소개해드릴 새는 호주에 서식하는 새입니다. 호주엔 카카포나 화식조를 비롯하여 정말 아름답고 이상한 새가 많은데요. 오늘의 새는 이상하다기보단 신기한 새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아름답기도 하고요.


금조 수컷의 사진입니다. / Fir0002/Flagstaffotos
금조 수컷의 사진입니다. / Fir0002/Flagstaffotos

위 사진이 오늘 얘기할 새인 금조의 사진입니다. 굉장히 화려한 꼬리를 가지고 있는 금조는 몸길이가 약 1m에 이르는, 명금류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는 새입니다. 이 멋진 새는 성체의 생김새 탓에 유럽 사람들에게 발견된 후로 닭목 꿩류로 분류되었다가, 발견된 지 약 50년 만에 참새목으로 재분류되었다고 하네요. 


왼쪽부터 수컷 금조의 박제, 수컷 금조의 그림, 그리고 리라입니다.왼쪽부터 수컷 금조의 박제, 수컷 금조의 그림, 그리고 리라입니다.왼쪽부터 수컷 금조의 박제, 수컷 금조의 그림, 그리고 리라입니다.
왼쪽부터 수컷 금조의 박제, 수컷 금조의 그림, 그리고 리라입니다.

금조의 영어명칭은 superb lyrebird입니다. 이것은 금조의 꼬리가 고대 그리스의 현악기인 리라(lyre)와 닮았기 때문인데요. 그 때문인지 금조가 발견되었던 19세기 당시의 박제사들과 화가들은 금조의 꼬리가 리라처럼 위를 향해 곧게 뻗어있는 것처럼 표현하였습니다.


구애하는 금조 수컷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Kim Waring on Flickr구애하는 금조 수컷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Kim Waring on Flickr
구애하는 금조 수컷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Kim Waring on Flickr

하지만 사실 금조의 꼬리는 위를 향해있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금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박제사가 박제를 만들고, 화가들은 그 박제를 보고 그림을 그린 탓에 금조들의 꼬리가 위를 향한 것으로 알려졌던 것이죠. 금조의 꼬리도 대부분의 새처럼 중력에 순응하며 뒤를 향해 뻗어있습니다. 그리고 구애를 할 땐 위 사진처럼 꼬리를 앞으로 오게 하여 머리와 등을 덮습니다.


금조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꼬리에 관해 살펴보았으니, 이제 더 신기한 부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명금 중 울대 근육이 가장 복잡하다고 알려진 금조는 암수 모두 다른 소리를 흉내 내는 능력이 뛰어난 새입니다. 다른 새의 울음소리는 물론, 새 떼의 지저귐이나 다른 동물의 소리, 심지어 전기톱 소리나 차 엔진 소리와 같은 인공적인 소리까지 거의 모든 소리를 완벽하게 따라 할 수 있는데요. 위 영상에서 금조의 다양한 소리를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금조는 주변의 모든 것에서부터 소리를 배웁니다. 그것은 지역 환경일 수도, 다른 금조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금조는 플루티스트의 연주를 듣고 플루트 소리를 따라 하기 시작했고, 다른 금조들이 그 소리를 배워 그 지역 금조들 사이에선 플루트 소리가 유행하기도 했었다는군요. 이렇게 다른 소리를 배우기 전에도 금조는 이미 종 고유의 노래 요소를 7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소리까지 배우게 되면 금조의 노래 레퍼토리는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죠. 수컷 금조는 이렇게 다양한 노래를 번식기뿐만 아니라 1년 내내 부른다고 하는군요.


구애를 하는 수컷 금조는 첫 번째 영상처럼 노래만 부르기도 하고, 이 영상처럼 노래와 함께 춤을 추기도 합니다. 수컷 금조는 흙을 쌓아서 무대를 만들고 그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앞서 말했듯이 금조의 노래엔 굉장히 다양한 레퍼토리가 있는데, 이 각각의 노래에 맞춰 추는 춤이 전부 다르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 금조는 어떻게 이런 다양한 소리를 따라 할 수 있게 된 걸까요. 호주 원주민(Aborigine)의 전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꿈의 시대(Tjukurpa)라 불리던 아주 먼 옛날, 모든 새와 동물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였고, 서로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다툼이 없고 평화로운 시대였죠. 이 시대에 목소리가 가장 아름답고, 다른 동물의 소리를 가장 잘 흉내 내는 동물은 개구리였습니다. 어느 날 개구리는 다른 동물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동물들을 이간질하여 서로 다투도록 하였습니다. 그는 그것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Peter Radunzel on Flickr
Peter Radunzel on Flickr

모든 동물들이 서로 싸울 때 유일하게 그 싸움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금조였습니다. 금조는 다른 동물들의 싸움을 말렸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고, 개구리는 동물들의 싸움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그 싸움은 점점 소란스러워져, 그들은 결국 잠들어있던 '영(the Spirit)'을 깨우고 말았습니다. 동물들이 싸우는 것을 본 '영'은 몹시 화가 났고, 동물들은 벌을 받아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싸움을 붙인 장본인인 개구리는 아름다웠던 목소리를 잃고, 개굴거리고 꺽꺽거리는 소리밖에 낼 수 없게 되었죠.


William Ricketts의 조각입니다. / Brian yap (葉) on Flickr
William Ricketts의 조각입니다. / Brian yap (葉) on Flickr

하지만 모두의 싸움을 말렸던 금조만은 벌을 받지 않아 여전히 모든 동물의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호주 원주민들은 이것이 금조가 모든 소리를 따라 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했고, 금조는 중재자(peacemaker)로서 호주 원주민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죠.


꼬리로 시작해서 옛날이야기까지 많은 것을 알차게 살펴본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선 신기하다기보단 이상한 새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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