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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엽조

Red-billed quelea, 1,500,000,000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 덕에 지난주 트위터 팔로워 1,000명을 달성하였습니다. 네 자리 수 팔로워를 갖는다는 귀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의 팔로워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00명이기 때문에, 이 글을 올리는 시점엔 팔로워가 999명이 되어 굉장히 민망해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어 조금 더 간을 보다가 자축을 할까도 하였는데요. 저는 현재를 즐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千은 1,000뿐만 아니라 많다는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에, 오늘은 어느 많은 새에 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번식기의 동그란 홍엽조입니다. / Lip Kee Yap on Flickr
비번식기의 동그란 홍엽조입니다. / Lip Kee Yap on Flickr

오늘 소개할 새는 홍엽조입니다. 몸길이가 12cm 정도로 작고 동그란 이 새의 영명은 red-billed quelea로, 붉은 부리가 아주 매력적인 친구지요.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남쪽에 널리 분포하는 이 친구들은 앞에서 소개했듯이 정말 많은 새인데요. 홍엽조는 지구상에 가장 개체수가 많은 새로, 그 수는 무려 15억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번식기의 홍엽조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붉은눈비둘기(red-eyed dove)의 모습이 보입니다. / Paul Barnad on Flickr
번식기의 홍엽조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붉은눈비둘기(red-eyed dove)의 모습이 보입니다. / Paul Barnad on Flickr

홍엽조의 암수는 평소엔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번식기가 되면 암수 모두 굉장히 극적으로 변하는데요. 수컷은 얼굴 깃털이 검게 변하며 몸엔 분홍색이나 노란색 등의 화려한 깃털이 자라납니다. 이 깃털 무늬는 개체마다 서로 다르다고 하는데요. 이와 같이 다양한 깃털 무늬는 번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홍엽조들이 서로를 쉽게 구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수컷의 번식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선명하고 붉은 부리라고 하네요. 반면 번식기의 암컷은 부리와 눈테가 노란색으로 변하여 완전히 다른 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홍엽조 이웃사촌의 모습이 보입니다. / Bernard DUPONT on Flickr
홍엽조 이웃사촌의 모습이 보입니다. / Bernard DUPONT on Flickr

홍엽조는 우기가 시작되고 한두 달 후부터 둥지를 짓는데, 둥지 자리로는 가시가 있는 나무 종류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비록 한 마리의 홍엽조는 아주 작은 새이지만, 수천 마리 이상이 함께 무리를 지어다니기 때문에 번식지의 크기는 어마어마한데요. 그 폭은 수 km에까지도 이를 수 있으며, 개체수가 많은 만큼 둥지의 개수도 많기 때문에 한 나무에 6,000개의 둥지가 지어진 것이 관찰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나무에 홍엽조가 데글데글 열려 있습니다. / Wildlife Travel on Flickr
나무에 홍엽조가 데글데글 열려 있습니다. / Wildlife Travel on Flickr

짝을 지을 준비도 마쳤고 둥지도 지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홍엽조가 이렇게 많은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홍엽조의 암컷은 알을 한 번에 이삼십 개씩 낳을 수 있기라도 한 것일까요. 홍엽조는 한 번에 1~5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그 대신 어린 홍엽조의 성장은 굉장히 빠릅니다. 홍엽조는 열흘이면 부화하여 2주 후 둥지에서 나오고, 부화한 지 1년 만에 성적으로 성숙해지는데요. 이와 같이 성장이 빠른 대신 홍엽조의 수명은 다소 짧은 편으로, 야생에서의 기대 수명은 2~3년 정도라고 합니다.


스테레오그램 같지만 홍엽조입니다. / Martin Diepeveen on Flickr
스테레오그램 같지만 홍엽조입니다. / Martin Diepeveen on Flickr

홍엽조는 풀씨와 곡물을 즐겨 먹는 새인데요. 한 마리의 홍엽조가 하루에 먹는 음식은 18g 정도입니다. 그리고 홍엽조는 15억 마리이죠. 단순히 곱해보아도 홍엽조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은 2,700만kg, 즉 27,000톤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홍엽조들이 사람이 키우는 작물을 알아보고 피할 리가 없기 때문에, 홍엽조들은 아프리카에서 해조로 간주되는데요. 인간들은 홍엽조의 개체수 조절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여럿이 몰려다니고 작물을 쓸어 간다는 공통점 때문에 홍엽조는 아프리카의 깃털 달린 메뚜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재미있는 것이, 홍엽조들은 가장 널리 퍼져있는 메뚜기과 곤충인 풀무치(migratory locust)를 먹는 새입니다. 어쩌면 홍엽조들은 메뚜기들을 완전히 먹어치워서 메뚜기라는 이름을 계승하려는 생각은 아닐까요.


홍엽조와 홍엽조와 홍엽조와 (중략) 홍엽조와 홍엽조입니다. / Alastair Rae on Flickr
홍엽조와 홍엽조와 홍엽조와 (중략) 홍엽조와 홍엽조입니다. / Alastair Rae on Flickr

오늘은 정말로 많은 새인 홍엽조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트위터 팔로워 천 명 달성에 다시 한 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앞으로도 열심히 웃기는 새들에 관한 이상한 얘기들을 유포하며 팔로워 15억 명을 목표로 매진할 것을 다짐하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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