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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베이더

Skvader, 스웨덴의 토끼

오늘은 4월 1일 이스터 데이, 즉 부활절입니다. 이스터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토끼와 알이 아닐까 하는데요. 알은 새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인데, 토끼는 이 블로그에서 다루기엔 영 적합하지 않은 주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스터를 챙기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최대한 이스터와 어울리는 새를 찾아본 결과 어찌어찌 찾아낸 어느 토면조(兎面鳥)에 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날개와 꼬리뿐만 아니라 등에도 부분 부분 깃털이 자라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날개와 꼬리뿐만 아니라 등에도 부분 부분 깃털이 자라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새는 스크베이더(skvader)입니다. 비록 날개와 부리라는 블로그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부리는 없고 날개뿐인 새입니다만, 그 부분은 이스터의 정신으로 어찌어찌 넘어가도록 합시다. 몸길이가 60~75cm에 이르는 큰 새인 스크베이더의 생김새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새보다는 토끼에 더 가까운데요. 이는 스크베이더가 수컷 숲멧토끼(european hare)와 암컷 큰뇌조(western capercaillie) 사이의 혼종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스크베이더의 전반적인 생김새는 토끼에 가깝지만, 날개와 꼬리는 큰뇌조의 암컷을 닮았지요. 이론상으로는 암컷 숲멧토끼와 수컷 큰뇌조 사이에서도 혼종이 태어날 수 있지만, 생식기의 형태 차이 때문인지 아직까지 자연상에서는 발견된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희귀한 동물인 스크베이더가 출현하는 곳엔 주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 Henrik Sendelbach on Wikimedia commons
희귀한 동물인 스크베이더가 출현하는 곳엔 주의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 Henrik Sendelbach on Wikimedia commons

스크베이더는 스웨덴에 주로 서식하는 새로, 스웨덴어로 '울다'를 뜻하는 'skvattra'와 '큰뇌조'를 뜻하는 'tjäder'가 합쳐져 스크베이더란 종명을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스크베이더의 울음소리는 큰뇌조의 울음소리와 굉장히 유사한데요. 머리의 형태는 토끼와 더 비슷하면서 그 울음소리는 큰뇌조와 더 비슷한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은 스크베이더라는 동물 자체가 워낙 희귀한 탓에, 스크베이더에 관해선 명확히 밝혀진 부분이 더 적다고 보아도 될 정도이죠.


큰뇌조는 숲멧토끼의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낀 것일까요. / Dellex on Wikimedia commons
큰뇌조는 숲멧토끼의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낀 것일까요. / Dellex on Wikimedia commons

스크베이더의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보았으니, 이어서 스크베이더의 출생의 비밀에 관한 내용을 좀 더 탐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큰뇌조는 왜 같은 조류도 아닌 토끼에게서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일까요. 이와 관련된 유력한 가설은 이스터의 유래라고 하는 여신 에오스트레(Ēostre)에게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에오스트레는 봄과 새, 그리고 토끼와 관련된 전승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그중 한 가지는 봄의 여신인 에오스트레가 겨울 동안 얼어 죽은 새를 토끼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새는 날개가 얼어서 날 수 없게 되었지만, 그 대신 빠르게 뛸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준 것이죠.


봄을 알리고 있는 봄의 전령들입니다. / Steve Herring on Flickr
봄을 알리고 있는 봄의 전령들입니다. / Steve Herring on Flickr

또 다른 전승에서 에오스트레는 봄을 알리는 전령인 작은 새를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의 전령이 거친 기후와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자 더 튼튼하고 빠른 토끼로 바꾸어버립니다. 이 이야기들에서 공통점은 봄을 알리는 새가 토끼가 되었다는 것인데요. 이 토끼는 원래 새였기 때문에 알을 낳을 수 있고, 알과 봄은 생명과 부활이라는 비슷한 상징을 갖고 있죠. 에오스트레의 새는 봄을 알리기 때문에 제비였을 확률이 높다고 추정되는데요. 그렇다면 큰뇌조는 원래 제비였던 토끼를 만나서, 그 토끼로부터 조류로서의 매력을 느낀 것일까요. 에오스트레는 게르만의 여신이고 스크베이더는 스웨덴의 조류이니 있을 수 없는 얘기는 아니지요.


빵빵하고 귀여운 암컷 큰뇌조입니다. / Quartl on Wikimedia commons
빵빵하고 귀여운 암컷 큰뇌조입니다. / Quartl on Wikimedia commons

오늘은 이스터를 맞아 스크베이더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만, 스크베이더에 관해 그렇게 잘 알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토면조에 관해 말한 김에, 글 밑에 토끼를 닮은 새에 관한 포스트 링크 몇 개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은 이스터인 동시에 만우절이기도 하지요. 서로 마음 상하는 일 없는 재밌는 농담으로 풍성한 만우절 보내시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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