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소개했던 Cornell Lab Bird Cams에서 창꼬리마나킨(Lance-tailed manakin) 버드캠을 시작하였습니다. 창꼬리마나킨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곤봉날개마나킨과 같은 마나킨과의 새인데요. 다른 모든 마나킨이 그렇듯이 이 창꼬리마나킨도 곤봉날개마나킨 못지않게 신기한 습성을 가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소개해보려 합니다. 사실 블로그를 개설할 때부터 마나킨과에 관해선 모든 종의 포스트를 작성하고 싶다는 야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마나킨은 창꼬리마나킨 한 종이 아니라 창꼬리마나킨이 속한 푸른등마나킨속의 마나킨 다섯 종입니다. 그 다섯 종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마나킨들은 속명이나 종명에 대한 정식 번역어가 없는 듯하여 일본어 이름을 참고하여 적당히 임의로 번역하여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 창꼬리마나킨 (Lance-tailed manakin)
  • 긴꼬리마나킨 (Long-tailed manakin)
  • 푸른등마나킨 (Blue-backed manakin)
  • 융가스마나킨 (Yungas manakin)
  • 파랑마나킨 (Blue manakin)


순서대로 창꼬리마나킨과 긴꼬리마나킨의 수컷입니다. / Greg Kanies, Steve Garvie on Flickr순서대로 창꼬리마나킨과 긴꼬리마나킨의 수컷입니다. / Greg Kanies, Steve Garvie on Flickr
순서대로 창꼬리마나킨과 긴꼬리마나킨의 수컷입니다. / Greg Kanies, Steve Garvie on Flickr
이어서 푸른등마나킨과 파랑마나킨 수컷입니다. / Nobert Potensky on Wikimedia commons, Dario Sanches on Flickr이어서 푸른등마나킨과 파랑마나킨 수컷입니다. / Nobert Potensky on Wikimedia commons, Dario Sanches on Flickr
이어서 푸른등마나킨과 파랑마나킨 수컷입니다. / Nobert Potensky on Wikimedia commons, Dario Sanches on Flickr

이 속에 속하는 마나킨들의 공통점은 수컷의 머리에 붉은 깃이 있고 등이 푸르다는 것입니다. 파랑마나킨은 심지어 배까지 파랗네요. 위 사진 중엔 없지만 융가스마나킨 역시 다른 네 종의 마나킨 수컷과 마찬가지로 붉고 푸른 깃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마나킨들의 또 다른, 그리고 가장 특이한 공통점은 팀을 이루어 공동구애를 한다는 것입니다. 푸른등마나킨속의 구애팀은 수컷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수컷들은 무리의 우두머리인 알파와, 알파의 구애를 돕는 베타로 나뉩니다. 알파는 베타에 비해 나이와 구애 경험이 많은 수컷으로, 베타가 아무리 여러 마리 있더라도 구애에 성공했을 때 암컷과 교미를 할 수 있는 것은 알파뿐입니다.


구애를 받을 긴꼬리마나킨의 암컷입니다. / Jorge Montejo on Flickr
구애를 받을 긴꼬리마나킨의 암컷입니다. / Jorge Montejo on Flickr

푸른등마나킨속의 마나킨 암컷은 베타와 함께 구애를 할 때 알파를 더 매력적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이걸로 알파가 구애를 위해 베타와 팀을 짜는 이유는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베타는 왜 교미도 할 수 없으면서 알파의 구애를 돕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마나킨의 구애 과정을 살펴보며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나킨의 구애 과정은 크게 듀엣과 춤으로 나뉩니다. 구애를 하기 위해 제일 먼저 알파는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주위를 정찰하며 암컷을 부릅니다. 암컷이 나타나면 알파는 베타와 듀엣을 부르기 시작하는데요. 그 듀엣을 듣고 암컷이 근처에 다가오면 수컷 구애팀은 본격적으로 자기 어필을 위한 군무를 추기 시작합니다. 듀엣을 부르는 무대와 군무를 추는 무대는 구분하여 각각 다른 가지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위 영상에서 긴꼬리마나킨의 구애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45초부터 두 수컷이 듀엣을 부르는 것을 들어볼 수 있고, 이어서 1분 1초부터 암컷이 찾아와 구애의 춤을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 영상에서 두 수컷의 듀엣은 굉장히 조화로운데요. 듀엣을 부르는 두 수컷의 하모니가 잘 맞을수록 암컷은 알파를 매력적으로 여깁니다. 듀엣을 부르는 두 수컷은 완벽한 하모니를 완성하기 위해 페어를 구성하여 연습을 하는데요. 매 번식기마다 수컷이 짝을 짓는 암컷은 바뀌지만, 이 듀엣 페어는 유지됩니다. 몇 년에 걸쳐 함께 듀엣을 연습하며 알파와 베타의 하모니는 점점 더 잘 맞아가고 훌륭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팀을 구성하여 연습을 하고, 구애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베타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알파에게서 춤과 노래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와 같이 베타가 알파의 견습제자라는 것이 요즘의 정설로, 이렇게 경험을 쌓은 베타는 알파가 어떤 이유로든 사라지고 나면 다른 베타들의 알파가 될 것입니다. 그때는 암컷에게 구애를 하고, 교미도 할 수 있게 되겠지요.


위에서 구애 과정에 관해 설명하며 푸른등마나킨속의 춤을 군무라고 표현했었는데요. 알파와 함께 듀엣을 부르는 것은 베타 한 마리지만, 그 후에 이어지는 구애의 춤에는 더 많은 베타들이 참여하기도 합니다. 위의 파랑마나킨 구애 영상에서 그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군무 영상을 끝으로 이번 포스트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오늘의 글을 쓰게 된 것은 이 영상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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