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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닛

Gannet, 개닛 발사

어느새 2월도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모두들 올림픽 잘 보고 발렌타인 준비 잘 하고 설 준비 잘 하고 계신가요. 원래대로라면 오늘 이 블로그엔 올림픽과 설 특수를 노려 인면조에 관한 포스트나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인 포스트가 올라와야 했을 텐데요. 저의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에 힘입어 어느 물새에 관한 포스트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북 케 오 개닛입니다. / Silver Leapers, Frans Vandewalle, Matt Binns on Flickr왼쪽부터 순서대로 북 케 오 개닛입니다. / Silver Leapers, Frans Vandewalle, Matt Binns on Flickr왼쪽부터 순서대로 북 케 오 개닛입니다. / Silver Leapers, Frans Vandewalle, Matt Binns on Flickr
왼쪽부터 순서대로 북 케 오 개닛입니다. / Silver Leapers, Frans Vandewalle, Matt Binns on Flickr

오늘 소개할 새는 가다랭이잡이과(또는 얼가니새과, Sulidae) 모루스속(Morus)에 속하는 세 종인데요. 우선 그 세 종의 새와 통성명을 해보자면,

  • 북방개닛(Northern gannet)
  • 케이프개닛(Cape gannet)
  • 오스트랄라시안개닛(Australasian gannet)

이렇게 전부 개닛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 종의 개닛은 서로 굉장히 비슷비슷하게 생겼는데요. 이를 그나마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꽁지깃을 보는 것입니다. 북방개닛과 케이프개닛은 각각 새하얀 꽁지와 새까만 꽁지를 가지고 있으며, 오스트랄라시안개닛은 흰 꽁지의 가운데에 검은 줄이 있습니다.


자신의 목 선을 자랑하고 있는 케이프개닛과, 멋진 목 선은 있지만 케이프개닛에 비할 바는 아닌 북방개닛입니다. / Frans Vandewalle, Thomas haeusler on Flickr자신의 목 선을 자랑하고 있는 케이프개닛과, 멋진 목 선은 있지만 케이프개닛에 비할 바는 아닌 북방개닛입니다. / Frans Vandewalle, Thomas haeusler on Flickr
자신의 목 선을 자랑하고 있는 케이프개닛과, 멋진 목 선은 있지만 케이프개닛에 비할 바는 아닌 북방개닛입니다. / Frans Vandewalle, Thomas haeusler on Flickr

물론 꽁지깃 외에도 세 종 간의 차이점은 있습니다. 다른 종에 비해 케이프개닛의 부리 밑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검은 선이 긴 것이나, 날개의 검은 깃의 분포가 다른 것 등인데요. 하지만 이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부분들이니, 혹시라도 개닛을 만나게 된다면 서식지로 구분을 하는 것이 가장 쉽겠습니다. 북방/케이프/오스트랄라시안개닛은 각각 북대서양/아프리카 북부/오스트레일리아 및 뉴질랜드의 해안 절벽에서 번식기를 보내죠.


개닛은 물고기를 잡을 때 굉장히 정말로 몹시 엄청난 다이빙을 하는 새인데요. 물새라면 기본으로 다 하는 다이빙이 엄청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면 정말로 개닛의 다이빙은 엄청나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닛의 특별한 다이빙은 무엇이 특별한 것일까요. 바로 높이와 속도입니다. 개닛은 일반적으로 수면으로부터 10~20m 높이에서 다이빙하는데, 높으면 45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개닛이 물에 닿을 때의 순간 속도는 시속 100km를 넘을 수도 있죠.


↙ / ⓒ Mike Pennington
↙ / ⓒ Mike Pennington

개닛이 대단한 다이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어서 개닛이 어떻게 이런 엄청난 다이빙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볼 텐데요. 우선 개닛은 엄청나게 튼튼한 새입니다. 단단한 두개골과 흉골이 수면에 부딪칠 때의 충격으로부터 내부 장기를 보호해주지요. 하지만 단순히 튼튼한 것만으로 바다에 덤볐다가는 물고기보다도 개닛이 먼저 끝장나고 말 것입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개닛은 물에 닿기 직전 머리와 목을 곧게 펴고, 날개를 몸에 붙인 채 뒤로 펴서 화살 같은 모양이 되는데요. 최대한 물의 저항을 줄여서 충격은 줄이고 속도는 줄지 않게 하는 훌륭한 전략이죠. 또한 피부 밑의 공기주머니들은 에어백처럼 충격을 흡수해 개닛을 더더욱 안전하게 지켜줍니다.


※부리는 분리되지 않습니다. / Tony Armstrong on Flickr
※부리는 분리되지 않습니다. / Tony Armstrong on Flickr

개닛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살아있는 새보다는 조형물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머리의 선명한 검은 선 때문에 부리가 탈착 가능한 파츠로 보이는 것도 한 이유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개닛의 콧구멍 없이 매끈한 부리일 것입니다. 개닛의 콧구멍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부리 안에 존재하는데, 물속에서는 이것까지 닫을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개닛의 귀는 굉장히 작으며 깃털로 덮여있기까지 하여 물이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로, 다이빙 장인답게 굉장히 훌륭한 방수 대책을 세워뒀다고 볼 수 있죠.


오늘은 프로페셔널한 다이빙 전문가 개닛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작성했던 포스트의 주인공인 나이젤이 바로 오스트랄라시안개닛이었는데요. 실은 이 포스트가 작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말, 나이젤이 갑작스레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어찌 전할지 고민하다가 조금 나중으로 미뤄두었던 개닛에 관한 포스트를 오늘 작성했는데요. 나이젤을 기리는 시로부터 나이젤의 콘크리트 개닛은 코니(Connie)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코니와 함께 했던 나이젤의 삶이 행복하였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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