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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

Lili, 타이타늄 크레인

올해도 이렇게 1월 1일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7년과는 이제 슬슬 좀 익숙해졌나 싶었는데 어느새 2018년이 와버려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주변 사람들에게 예를 차리기 위해 연하장을 고르다 보면 두루미 그림이 많이 보이는데요. 두루미는 예로부터 천 년을 넘게 사는 고결하고 신령스러운 새로 여겨져, 새해에 두루미를 보면 운이 좋다는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은 여러분에게 강한 행운이 찾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한 두루미를 한 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리를 잃고 다소 위축된 자세를 보이는 리리입니다.
부리를 잃고 다소 위축된 자세를 보이는 리리입니다.

오늘 소개할 두루미는 2016년 당시 만 6세이던 리리(立立)이며, 이 포스트는 리리가 아직 두루미계의 최강자가 되기 전의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중국 광저우의 한 동물원에 살고 있던 두루미 리리는 어느 날 친구와 다소 큰 갈등을 겪었고, 그 갈등은 결국 두 두루미 사이의 싸움을 유발하였습니다. 아직 최강의 두루미가 아니었던 리리는 안타깝게도 패배하고 말았죠.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리리의 소중한 부리가 부러지고 말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리가 없으면 먹이 섭취에 애로 사항이 생기고, 그 결과 죽음에 이를 수 있죠.


플라스틱 부리의 착용감을 확인해보고 있는 리리입니다.
플라스틱 부리의 착용감을 확인해보고 있는 리리입니다.

리리는 야생의 두루미가 아니었던 덕에 인간이 먹여주는 먹이로 어찌어찌 연명은 할 수 있었습니다만, 매일매일 두세 시간의 긴 식사시간을 갖는 것은 인간에게도 두루미에게도 너무나 지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리가 그냥 죽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사육사들은 3D 프린팅이라는 현대 기술을 사용하여 리리에게 새로운 부리를 만들어주기로 결심했죠. 한때는 리리의 부리였던 부러진 부리와, 동물원의 다른 두루미 친구들의 부리를 참고하여 리리의 새로운 부리가 디자인되었습니다. 리리가 착용했을 때의 핏과 착용감, 기능을 확인해보기 위한 초기의 시안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죠.


힘겨운 수술을 이겨내면 찾아올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는 리리입니다.
힘겨운 수술을 이겨내면 찾아올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는 리리입니다.

비록 현실의 두루미가 천 년을 넘게 살지는 못합니다만, 80년 이상 살 수도 있을 정도로 오래 사는 새는 맞습니다. 리리는 앞으로도 50년은 더 부리를 사용해야 할 텐데, 플라스틱 부리는 강산이 5번 바뀔 긴 세월을 버텨내기엔 너무나 나약하겠죠. 그래서 선택된 재료가 바로 티타늄인데요. 단단하고 가벼운 티타늄은 평생을 달고 다닐 부리의 재료로 굉장히 훌륭할 것입니다. 또한 물속의 먹이를 먹기 위해 부리를 물에 오래 담그고 있는 두루미에게는 녹이 슬지 않는 것 역시 단단함만큼 중요하죠.


파워풀한 티타늄 부리로 뇸뇸미를 뇸뇸하고 있는 리리입니다. 다리의 재규어 무늬 밴드가 눈에 띕니다.
파워풀한 티타늄 부리로 뇸뇸미를 뇸뇸하고 있는 리리입니다. 다리의 재규어 무늬 밴드가 눈에 띕니다.

30분의 수술을 걸쳐 리리는 새로운 부리를 얻었습니다. 수술 후 리리는 양동이 안의 물고기를 새 부리로 잡는 모습을 피로하며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었죠. 쓰라린 패배의 고통으로 몸도 마음도 괴로웠던 리리는 이제 강력한 티타늄부리두루미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건 리리에게는 정말 다행인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리리가 다른 두루미들에게 자비를 보이길 바라고 있는데요. 안 그러면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두루미가 더 생기게 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새 부리를 얻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새 부리를 얻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새 부리를 얻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오늘은 당신에게 최강의 운을 물어다 줄지도 모르는 티타늄 부리의 강한 두루미 리리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세상엔 리리 말고도 부리나 다리 이식 수술을 받은 새들이 몇몇 더 있는데, 이 친구들에 관해서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titanium이 요즘 교과서엔 타이타늄이라고 나오는 모양입니다만 20세기 태생인지라 익숙한 티타늄으로 표기하는 점에 대해 늦은 양해를 구하며 오늘의 포스트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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