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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봉날개마나킨

Club-winged manakin, VIP석 149,000원

새들은 구애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수컷 새들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집을 짓고 깃털을 부풀려 구애를 하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독특한 기술을 만들어 낸 자연의 바이올리니스트에 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곤봉날개마나킨의 사진입니다. / Michael Woodruff on Flickr
곤봉날개마나킨의 사진입니다. / Michael Woodruff on Flickr

대부분의 마나킨 수컷들은 암컷에게 구애하기 위해 렉을 만들고 화려한 과시행동을 보입니다. 그중 일부 종의 수컷 마나킨들은 독특하게 변형된 깃털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컷 마나킨은 이러한 변형된 깃털들을 사용해 특이한 소리를 내 암컷에게 구애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제일 특이한 것이 오늘 얘기할 곤봉날개마나킨입니다.


위 영상처럼 곤봉날개마나킨 수컷은 암컷에게 구애할 때 날개를 들어 올립니다. 검은색과 흰색의 날개는 시각적으로뿐만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위 영상에서 마나킨이 날개를 들어 올릴 때 나는 소리는 성대가 아니라 날개를 사용하여 내는 소리입니다.


위 사진의 Ting!!! 부분이 곤봉날개마나킨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 Tickting on Wikimedia commons
위 사진의 Ting!!! 부분이 곤봉날개마나킨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 Tickting on Wikimedia commons

위 영상을 잘 보면 마나킨이 날개를 짧게 한 번, 그리고 상대적으로 길게 한 번 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처럼 각각의 날개 소리를 순서대로 Tick!!!과 Ting!!!이라고 칭하겠습니다. Tick!!!은 단순히 날개를 칠 때 나는 소리입니다. 우리의 이웃 비둘기가 날아오를 때 나는 퍼덕거리는 소리와 같은 원리죠. 중요한 것은 Ting!!!입니다.


수컷 곤봉날개마나킨은 날개를 들어 올린 후 육안으론 관찰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날개를 진동시킵니다. 1초에 100회 이상 진동시키는데, 빠른 것으로 유명한 벌새가 1초에 50회 정도 날개를 퍼덕이니 그 두 배 이상 빠른 속도입니다. 일반적인 새들의 날개뼈가 날기 쉽도록 속이 비어있는 것과 달리 수컷 곤봉날개마나킨의 날개뼈는 바이올린 연주를 위해 속이 꽉 차고 단단하게 진화했습니다.


곤봉날개마나킨의 깃털입니다. 윗줄이 수컷, 아랫줄이 암컷의 날개깃입니다.
곤봉날개마나킨의 깃털입니다. 윗줄이 수컷, 아랫줄이 암컷의 날개깃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날갯짓이 빠른 것만으로 Ting!!!과 같은 소리를 낼 순 없습니다. 곤봉날개마나킨의 수컷이 날개를 사용하여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위 그림과 같이 독특한 생김새의 깃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곤봉날개마나킨의 구부러진 깃털 끝은 바이올린의 활 역할을 합니다. 날개를 진동시킬 때 이 깃털이 현 역할을 하는 다른 깃털을 켜서 소리를 내는 것이죠. 이것은 일반적으로 곤충들, 대표적인 예로 귀뚜라미가 뒷다리와 날개를 비벼 소리를 내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이 바이올린 소리는 깃축을 공명실로 사용하여 증폭되고, 더 오래 유지됩니다. 공명실로 사용되는 깃축은 다른 새에 비해 더욱 부풀어 오른 형태로 진화하였습니다.


위 영상에서 곤봉날개마나킨의 날개 연주를 1/10배속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느린 속도로 재생했는데도 여전히 빠른 날개의 진동을 보니 이 새가 얼마나 속주의 달인인지를 실감하게 되네요. 수컷 곤봉날개마나킨의 멋진 날개 한 번 더 보며 이번 포스트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날개 얘기만 주구장창 하긴 했지만 붉은 머리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 World Land Trust-US on Flickr
날개 얘기만 주구장창 하긴 했지만 붉은 머리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 World Land Trust-US on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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