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접어들며 시작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할로윈 준비이지요. 올해의 10월엔 할로윈뿐만 아니라 13일의 금요일도 있었으니 아주 할로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달이 아니라 할 수 없겠습니다. 저는 할로윈을 몹시 좋아하기 때문에, 올해도 할로윈을 맞아 할로윈과 어울리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동그란 눈과 배로 무서움보다는 귀여움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 Davis Kwan on Flickr
동그란 눈과 배로 무서움보다는 귀여움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 Davis Kwan on Flickr

오늘 소개할 새의 이름은 호랑지빠귀인데요. 할로윈 특집 포스트인 것치고 그렇게 무서워 보이는 새는 아닙니다. 깃털 무늬 때문에 눈이 좀 어리어리하긴 하지만 그뿐이죠. 이름에 호랑이가 들어가긴 하는데, 새라서 이가 없으니 설마 호랑이처럼 사람을 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크기가 호랑이만 할까요. 호랑이의 몸길이가 2m 정도라고 치면 호랑지빠귀의 몸길이는 30cm 정도이니 그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몸길이 2m가 넘는 지빠귀가 하늘 위를 날아다니면서 사람을 물어간다면 그건 그것대로 정말 호러블하긴 하겠죠. 


어딜 보시는 거죠? 그건 제 잔상입니다. / Charles Lam on Flickr
어딜 보시는 거죠? 그건 제 잔상입니다. / Charles Lam on Flickr

호랑지빠귀의 이름에 호랑이가 들어간 것은 호랑지빠귀의 전투력이 호랑이 같기 때문이 아니라, 깃털의 무늬가 호랑이 같기 때문입니다. 호랑지빠귀의 영명인 scaly thrush 역시 초승달 같은 검은 무늬 때문에 붙은 이름이죠. 호랑지빠귀가 이와 같은 무늬의 깃털을 가지게 된 것은 물론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강해지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보다는 역시 천적의 눈에 띄지 않는 위장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호랑지빠귀의 무서운 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랑지빠귀의 진면목은 그 울음소리에서 알 수 있는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이 경우엔 백견이 불여일문이니 한번 들어보도록 합시다. 이 새들의 울음소리가 낯익은 분들도 계실 텐데요.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는 각종 방송에서 음산한 분위기를 증폭시키기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전설의 고향'이 있지요. 사람에 따라서는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가 무섭기보다는 구슬프게 들린다고도 얘기하는데, 우는 새의 마음을 알 순 없으니 결국 듣는 사람의 마음이 곧 우는 새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오늘은 어떻게 사람을 겁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co.dai on Flickr
오늘은 어떻게 사람을 겁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co.dai on Flickr

안 그래도 음산한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는 이 친구들은 유독 저녁이나 새벽에 더 자주 우는데, 이게 굳이 사람을 무섭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마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새의 의도는 어떻든 간에, 어둑할 때 들려오는 이 새의 울음소리 때문에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호랑지빠귀를 귀신새, 혼새 등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였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엔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울곤 하는데, 이쯤 되면 사실 일부러 사람을 무섭게 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아도 그렇게까지 억측은 아닐까 싶습니다.


누에 (CV : 호랑지빠귀)와 그 성우입니다. / 歌川国芳:「木曾街道六十九次之內」「京都」「鵺大尾」-東京都立図書館(1852), Sayanti Sikder on Wikimedia commons누에 (CV : 호랑지빠귀)와 그 성우입니다. / 歌川国芳:「木曾街道六十九次之內」「京都」「鵺大尾」-東京都立図書館(1852), Sayanti Sikder on Wikimedia commons
누에 (CV : 호랑지빠귀)와 그 성우입니다. / 歌川国芳:「木曾街道六十九次之內」「京都」「鵺大尾」-東京都立図書館(1852), Sayanti Sikder on Wikimedia commons

워낙 독보적인 울음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일본에서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는 요괴의 울음소리로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누에(鵺, ぬえ)는 원숭이, 너구리, 호랑이, 뱀 등 여러 동물이 섞여있는 형태의 요괴로, 간단히 말하자면 서양의 키메라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밤이면 '효- 효-' 하고 기분 나쁜 소리로 우는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가 누에의 울음소리 같다고 생각한 것이죠. 실제 누에의 울음소리를 찾아서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와 비교해보면 참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한 것을 다소 안타깝게 생각하며, 나중에라도 누에의 울음소리를 찾게 된다면 본 포스트에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할로윈 코스튬을 고민 중인 호랑지빠귀입니다. / skasamatsu on Flickr
할로윈 코스튬을 고민 중인 호랑지빠귀입니다. / skasamatsu on Flickr

오늘은 대단한 울음소리의 호랑지빠귀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할로윈 파티를 계획 중인 분이 계시다면 날짜가 다소 촉박하더라도 어떻게든 호랑지빠귀 한 마리를 섭외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할로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퀄리티 높은 파티를 주최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저도 이만 할로윈 파티를 준비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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