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오니 문득 귀여운 것이 보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항상 귀여운 것을 보고 싶습니다.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분명 귀여운 것과 삶의 질의 상관관계에 대한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는 귀여운 것을 보고 싶기 때문에, 이번 주 역시 귀여운 것에 관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꽁지깃을 자랑하고 있는 호주부엉이쏙독새입니다. / Ron Knight on Flickr
멋진 꽁지깃을 자랑하고 있는 호주부엉이쏙독새입니다. / Ron Knight on Flickr

오늘 소개할 새의 이름은 호주부엉이쏙독새입니다. 호주가 들어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주에 서식하는 것은 물론이며, 사실은 뉴기니섬 남부에도 일부 서식하는 새이지요. 부엉이쏙독새란 이름은 부엉이와 쏙독새를 닮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데요. 넓은 부리 주위에 긴 털이 자라 있는 것은 쏙독새와 닮았고, 커다랗고 동그란 눈이 있는 것은 부엉이와 닮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으로 분류해보자면 부엉이쏙독새는 사실 쏙독새보다 칼새에 가깝다고 하니 역시 세상은 참 어렵습니다.


이 호주부엉이쏙독새는 아직 카메라를 발견하지 못한 듯합니다. / jacksnipe1990 on Flickr
이 호주부엉이쏙독새는 아직 카메라를 발견하지 못한 듯합니다. / jacksnipe1990 on Flickr

비록 부엉이쏙독새가 계통적으론 칼새와 가깝다곤 합니다만, 그 생태는 오히려 부엉이나 쏙독새와 비슷한 밤새입니다. 몸길이 약 23cm로 호주의 가장 작은 밤새인 호주부엉이쏙독새를 밤에 발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요. 이 새들은 낮에 나무 구멍 안이나 나뭇가지 위에서 쉬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낮에 나무 구멍을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 오히려 이 새들을 찾을 가능성을 키우지 않을까 합니다.


※이 밑으로 나방 사진이 있으니  곤충 사진에 거부감이 있으신 경우 주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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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은 분명 올빼미 같은데, 오른쪽 사진은 뭔지 영 잘 모르겠습니다. / Bernard DUPONT, Department of Environment & Primary Industries(Nick Talbot) on Flickr왼쪽 사진은 분명 올빼미 같은데, 오른쪽 사진은 뭔지 영 잘 모르겠습니다. / Bernard DUPONT, Department of Environment & Primary Industries(Nick Talbot) on Flickr
왼쪽 사진은 분명 올빼미 같은데, 오른쪽 사진은 뭔지 영 잘 모르겠습니다. / Bernard DUPONT, Department of Environment & Primary Industries(Nick Talbot) on Flickr

호주부엉이쏙독새는 moth owl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직역해보면 나방올빼미가 됩니다. 아마도 호주부엉이쏙독새의 주식이 곤충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사실 호주부엉이쏙독새가 가장 즐겨 먹는 곤충은 나방이 아니라 메뚜기, 딱정벌레, 개미류라고 하니 나방도 조금은 안심이겠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날개 무늬가 올빼미와 닮은 나방을 총칭하여 올빼미나방(owl moth)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나방올빼미보다 올빼미나방이 더 올빼미를 닮은 것 같습니다.


뀽뀽 / Brian McCauley, motokichi on Flickr뀽뀽 / Brian McCauley, motokichi on Flickr
뀽뀽 / Brian McCauley, motokichi on Flickr
뀽뀽뀽 / Brian McCauley, motokichi on Flickr뀽뀽뀽 / Brian McCauley, motokichi on Flickr
뀽뀽뀽 / Brian McCauley, motokichi on Flickr

부엉이, 쏙독새, 올빼미 및 나방 등 닮은 동물이 굉장히 많은 호주부엉이쏙독새입니다만, 아직 끝이 아닙니다. 호주부엉이쏙독새의 눈은 다른 밤새에 비해 빛을 덜 반사하여, 카메라 플래시와 같은 빛을 받아도 적목현상이 일어나는 일이 적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에서 동공이 도드라지는 일이 잦은 다른 밤새들과 달리, 호주부엉이쏙독새는 눈이 새까맣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까맣고 커다란 눈은 하늘다람쥐와 굉장히 유사하죠. 물론 조류와 포유류가 계통적으로 관련이 있을 리는 없습니다만, 잠시 현대 과학을 뒤로하고 말해보자면 이 둘은 분명 귀여움의 DNA를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주부엉이쏙독새들은 대개 자신의 짝과 평생을 함께하며, 일 년 내내 부부가 영역을 공유하는 새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둥지를 짓고, 알을 품고, 새끼를 먹이는 것까지 암수가 함께하지요. 호주부엉이쏙독새들은 주로 나무 구멍 안에 둥지를 짓는데, 이 둥지의 바닥재로는 나뭇잎을 사용합니다. 이 나뭇잎으로는 코알라 밥으로 유명한 유칼립투스 잎이 자주 사용되는데, 유칼립투스 잎은 천연 살충제 역할을 하여 호주부엉이쏙독새의 둥지에 벌레가 창궐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새끼가 벌레에게 물리거나 병이라도 옮으면 굉장히 큰일이니까 말이죠. 물론 벌레는 호주부엉이쏙독새의 주식이니 생기는 족족 먹어버리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인간 기준으로 생각해보아도 집 안에 생선이나 채소가 창궐하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할 것입니다.


눈이 맑은 호주부엉이쏙독새입니다. / BioR Australia on Flickr
눈이 맑은 호주부엉이쏙독새입니다. / BioR Australia on Flickr

오늘은 커다란 눈의 귀염둥이 호주부엉이쏙독새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동그란 눈의 귀여움을 추구했으니, 다음 포스트에서는 또 다른 귀여움을 추구하겠지요. 오늘밤 여러분의 꿈에 호주부엉이쏙독새나 하늘다람쥐가 찾아가길 바라며, 오늘의 포스트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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